총조립과 엔진조립 KAI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담당
비츠로테크·한화디펜스·한국화이바 등 분야별 분담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저궤도 실용 위성 발사용으로 개발된 한국형발사체 '누리호'가 세 번째 발사를 앞두고 있다. 3차 발사부터는 민간기업의 참여 비중을 높이고, 실용급 위성을 탑재한 첫 실전발사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총조립과 엔진조립을 담당하며 주도적인 역할을 맡고, 비츠로테크. 삼양화학공업, 한화, 한화디펜스, HD현대중공업, 현대로템, 한양이엔지 등 크고 작은 300여개의 기업들이 힘을 보탰다.
2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항공우주연구원에 따르면 전남 고흥군에 위치한 나로우주센터에서 3차 발사를 앞두고 있는 누리호가 발사대에 기립·고정을 마치고 발사 전 마무리 작업을 하고 있다. 오후에는 전원·추진제(연료·산화제) 등을 충전하기 위한 엄빌리칼(연료 공급용 케이블) 연결과 기밀점검 등 발사 준비 작업을 시작했다.
이번 3차 발사에선 시험 발사가 아니라 상용 위성을 궤도에 발사하는 실제 임무를 수행한다. 카이스트(KAIST)가 개발한 200억 원짜리 차세대 소형 위성 2호와 공공·민간 큐브 위성 7기를 550km 궤도에 안착시키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번 3차 발사에서는 민간기업들이 단순히 누리호 제작에 참여만 하는 게 아니라 제작을 주도하는 역할까지 맡게 됐다. 정부와 항우연은 민간이 우주개발을 주도하는 시대에 대비하려고 누리호 제작과 고도화 작업을 맡을 '체계종합기업'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선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번 3차 발사를 포함해 오는 2027년까지 4 차례의 누리호 발사를 총괄하게 된다. 세부적으로는 발사체에 관련 제작에 대한 전체적인 주관 업무를 맡으며, 발사체 시험 평가를 위한 주관, 발사 운영에 대한 참여를 하고 있다.
한화에어로는 누리호의 심장인 엔진을 조립·납품하는 역할도 수행 중이다. 누리호에 들어가는 75톤급 엔진은 우리나라가 독자 기술로 개발, 비행시험을 통해 성능 검증까지 마친 최초의 우주발사체 엔진이다. 영하 180도에 달하는 극저온의 액체 산소와 연소 시 발생하는 3300도의 초고온을 모두 견딜 수 있도록 제작됐다. 한화에어로는 누리호 1단에 75톤급 액체엔진 4기, 2단에 75톤급 1기, 3단에 7톤급 1기까지 총 6개의 엔진 조립과 더불어, 엔진 부품인 터보펌프,밸브류 제작과 함께 엔진 전체의 조립까지 담당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누리호 '체계총조립'과 '엔진 클러스터링' 임무를 수행한다. 누리호는 총 3단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를 하나로 합치는 역할이다. 엔진 클러스터링은 누리호에 장착되는 총 6기의 엔진 중 4기를 일체화하는 작업이다. 클러스터링 작업이 매우 중요한데, 아주 세밀한 출력 차이로 인해 발사의 성공과 실패가 좌우되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은 발사대를 구축했으며, 설비구축은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한양이엔지가 담당했다. 이외에도 연소기와 가스발생기는 비츠로테크가, 파이로점화기(시동기)는 한화와 네오스펙, 삼양화학공업 등이 참여해 만들었다. GPS수신기는 넵코어스, 탱크와 동체 등 구조물은 에스엔케이항공, 이노컴, 두원중공업, 한국화이바, 하이즈복합재산업, 풍산, 라이노 등이 참가했다.
임감록 KAI 발사체체계팀 팀장은 "3차 발사를 위해 국내 300여 개 참여업체가 납품한 수많은 구성품을 오차 없이 처음부터 끝까지 정밀하게 조립했다"면서 "총 조립 작업을 하면서 돌다리도 두들겨보고 건너자는 마음으로 세밀한 공정관리와 빈틈없는 품질관리를 수행했습니다. 우리들의 땀과 노력이 깃들어있고 온 국민의 기대를 담고있는 누리호의 세번째 발사도 성공할 것임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형 발사체 신뢰도 제고를 위한 고도화 사업(총 6873억 원)의 사업자로 선정된 한화에어로는 항우연으로부터 기술 이전을 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또 올해부터 2032년까지 10년간 총 2조132억4000만 원을 투입해 누리호보다 성능이 뛰어난 차세대 발사체를 개발, 오는 2030년대 달 착륙선 발사를 추진할 계획이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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