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최태원 등 122개사 주요 기업인 경제사절단 동행
이규호·김동관·정기선 등도 그룹 대표해 참석…차기 총수 행보 본격화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24일부터 시작되는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 일정에 국내 주요 그룹 총수들이 경제사절단으로 동행한다. 눈길을 끄는 대목은 차기 총수로 지목된 오너 3·4세 젊은 기업인들이 경제사절단에 다수 포함된 것으로, 이들은 이번 방미 무대를 통해 대외적 존재감을 키울 것으로 보인다.
재계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따르면 총 122개 기업으로 구성된 경제사절단이 이날 오후부터 본격적인 방미 일정에 돌입한다. 전경련과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등 6개 경제단체와 대기업 19곳, 중소·중견기업 85곳, 공기업 4곳 등이 경제사절단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5대 그룹 총수가 모두 참석해 주요 경제계 행사에 참석하고,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과 반도체법 등 주요 경제 현안에 대한 해법 찾기에 나설 예정이다.
특히 그동안 국가 차원의 경제사절단에 참여한 경험이 없는 오너 3·4세 젊은 기업인들도 이번 경제사절단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사실상 국제 경제 외교 데뷔전인 셈이다.
대표적인 기업인은 코오롱 오너가 4세인 이규호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사장이다. 이웅열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이규호 사장은 1984년생으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에 차장으로 입사한 뒤 지난해 사장까지 초고속 승진을 이어가며 그룹 내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해 이규호 사장은 사장 승진과 함께 신설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대표이사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수입차 유통 판매 사업을 기반으로 다양한 신사업 영역에 진출, 회사를 종합 모빌리티 서비스 기업으로 도약시켜야 하는 중책을 맡고 있다.
재계에서는 사장 승진 당시 코오롱그룹의 경영 승계가 가시화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코오롱그룹은 이웅열 명예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회장 자리를 비워놓고 있다. 이규호 사장이 이번 경제사절단에 포함됐다는 소식이 전해진 이후에는 '코오롱그룹의 얼굴'로 차기 총수 행보에 본격 뛰어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오롱그룹의 미국 내 사업 규모는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이번 미국 방문은 그룹 후계자로서 처음으로 국제 경제 행사에 데뷔한다는 점, 주요 그룹 총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외적 존재감을 키운다는 점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이규호 사장과 함께 방미 일정에서 활약이 기대되는 오너 3·4세 기업인으로는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꼽힌다. 이규호 사장과 다른 점은 비교적 국제 무대 경험이 많은 편이다. 재계 관계자는 "김동관 부회장과 정기선 사장의 경우 이미 경영 전면에 나서며 회사 주요 과제를 해결하는 데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며 "이번 방미 일정에서도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1983년생 한화가 3세인 김동관 부회장은 현재 김승연 회장을 대신해 한화그룹 주요 사업을 이끌고 있다. 그룹을 대표해 경제사절단에 참가하는 건 이번이 처음으로,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 사장과 함께 미국 정·재계 관계자들을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현지 태양광 프로젝트를 챙길 예정이다. 한화는 3조2000억 원을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를 만들겠다는 승부수를 띄운 상태로, 주요 내용은 올해 안에 기존 조지아주 달튼 공장의 연간 태양광 생산 능력을 1.7GW에서 5.1GW로 늘리고, 내년 말까지 인근 카터스빌에 잉곳·웨이퍼·셀·모듈을 각각 연간 3.3GW씩 통합 생산하는 '솔라 허브'를 조성하는 것이다.
김동관 부회장의 관심 현안은 IRA다. 미국 태양광 모듈 시장 1위인 한화솔루션은 대표적인 IRA 수혜 기업이다. 김동관 부회장은 태양광과 함께 우주·방위 산업 분야에서 IRA 수혜를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정기선 사장의 경제사절단 동행은 지난 1월 아랍에미리트(UAE)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다. 현지 사업 파트너들과 만나 소형모듈원자로(SMR)를 포함한 친환경 에너지, 스마트 조선소 등 주요 투자 영역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 1982년생인 정기선 사장은 최근 새 비전으로 '오션 트랜스포메이션'(바다의 근본적 대전환)을 제시, 신성장 동력 부문의 굵직한 투자를 주도하는 등 차기 총수로서 입지를 다지고 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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