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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적 수익 찾기 나선 정유사들, 화학 기업으로 변신 중

  • 경제 | 2023-03-24 11:42

국내 정유 4사,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적극적
석유 기반 에너지→친환경 에너지 변화


정유업계는 기존 정유사를 넘어 화학사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으로 주 사업인 정유업 외에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더팩트 DB
정유업계는 기존 정유사를 넘어 화학사로 변화하고 있다. 이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으로 주 사업인 정유업 외에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 중이다. /더팩트 DB

[더팩트|박지성 기자] 국내 정유사들이 화학사로 거듭나기 위해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등 신사업 추진에 팔을 걷어붙였다. 정유업계는 지난해 냉탕과 온탕을 드나들며 그 어느 때보다 다사다난한 한 해를 보냈다. 시장 불확실성이 언제 또 다시 이어질지 모르는 상황에 정유업계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전략으로 주 사업인 정유업 외에 다양한 사업 확대를 펼쳐 나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정유 4사(에쓰오일·SK이노베이션·GS칼텍스·현대오일뱅크)는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을 위해 석유화학 사업 및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특히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 추진을 본격화했다. 샤힌 프로젝트는 사상 최대 규모의 외국인 투자 프로젝트로 지난 2018년 5조 원을 들여 완공한 1단계 석유화학 프로젝트의 후속 사업이다. 울산 에쓰오일 공장 일대에 9조2580억 원을 투자해 에틸렌을 비롯한 화학제품 생산 설비를 구축해 연간 최대 320만 t(톤)의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전망으로 공장은 오는 2026년 6월 완공될 예정이다.

에쓰오일은 샤힌 프로젝트를 통해 고부가가치 케미칼 제품으로의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함으로써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주요 시설은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에틸렌을 생산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스팀 크래커(연간 에틸렌 생산량 기준 180만 t), 원유에서 직접 석유화학 원료(LPG, 나프타)로 전환하는 신기술이 적용된 TC2C 시설, 플라스틱을 비롯한 합성수지 원료로 쓰이는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폴리머 시설과 저장탱크 등 관련 설비들로 구성된다.

샤힌 프로젝트가 마무리되면 에쓰오일의 석유화학 비중은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2배 이상 향상된다. 또 샤힌 프로젝트는 폐열을 회수·재활용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 사업보다 배터리 사업을 주력으로 펼쳐나가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신사업 부문에 10조 원 투자를 예고한 가운데 배터리 사업에 7조 원 가량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세계적인 배터리 수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전략으로 글로벌 배터리 회사로 거듭나기 위한 단계를 밟아가고 있다.

정유 사업에도 친환경 사업으로 변화를 주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정유부문 자회사 SK에너지는 도심형 연료전지 융복합 사업을 통해 주유소, 국·공유지 등 도심지 유휴 부지를 활용해 연료전지와 전기차 충전기를 설치하고, 연료전지에서 생산된 전력을 전기차 충전기와 인근 배전망에 공급하는 사업을 펼친다.

그러나 SK이노베이션은 10조 원 중 7조 원을 배터리 사업에 투자한다는 것은 앞으로 정유 사업 비중은 점차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10월 중질유 기반 석유화학설비인 HPC를 준공하고 친환경 화학소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HPC프로젝트는 현대케미칼이 3조 원 이상을 투자한 초대형 석유화학 신사업이다. 대산공장 내 66만m2 부지에 건설된 이 공장은 연간 에틸렌 85만 t, 프로필렌 50만 t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현대오일뱅크는 HPC공장에서 연간 약 115만 t, 약 3조8000억 원 규모의 석유화학제품 수출증가 효과를 예상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수소 분야에서도 적극적인 모습이다. 2025년까지 블루수소 연산 10만 t 생산계획을 세웠으며, 오는 2030년까지 연간 100만 t에 달하는 물량을 생산해 화이트 바이오 생태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이 외에도 블루수소, 친환경 화학∙소재 등 신사업 이익 비중을 70%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11월 준공된 전남 여수에 위치한 올레핀 생산시설(MFC)울 통해 종합에너지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방침이다. MFC 시설은 총 사업비만 2조7000억 원으로 창사 이래 최대 투자 금액이다.

GS칼텍스는 MFC시설을 통해 연간 에틸렌 75만 t과 폴리에틸렌 50만 t, 프로필렌 41만 t, 혼합C4유분 24만 t, 열분해가솔린 41만 t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이처럼 정유업계들이 탈 정유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정유업계는 매년 시장 변동이 심하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 창출을 위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이와 더불어 탄소중립 달성이 필수가 되면서 기존 정유 중심의 사업 구조를 다각화하며 친환경 경영에 집중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유업계 한 관계자는 "유가 변동에 따라서 수익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수익 안정화 차원에서 석유화학 사업으로 확대해 나가는 중"이라며 "석유 기반 에너지에서 친환경 에너지로 변화하는 시기로 친환경 사업이 부각되면서 정유업계들은 이에 발맞춰 사업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capta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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