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체별로 200억~600억 원 추가 부담
원자잿값 상승·불황으로 판매 부진 전망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철강업계가 갈수록 커지는 산업전기료 인상에 따른 원가상승 부담에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28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지난해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kWh)당 최대 16.6원 인상한 데 이어 올해 1월 또 다시 13.1원을 추가로 올렸다.
이번 인상으로 현대제철은 지난해 4분기에만 약 600억 원의 전기요금을 추가로 내게 될 것으로 추산된다. 전기로 업체인 동국제강과 세아베스틸도 전기요금이 약 200억 원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전기료 인상은 올해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전이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하면서, 적자 폭을 줄여야 할 필요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영업손실만 무려 32조603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2021년 한전의 영업적자 규모(5조8465억 원)와 비교하면 5.5배 넘게 늘어난 수치다.
수백억 원에 이르는 전기료 부담과 더불어 철광석 등 원자잿값 인상도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국제 철광석 가격은 지난해 11월 톤당 82.42달러로 연간 최저점을 기록한 이후 올해 초 톤당 120달러 선에서 거래되다 최근엔 130달러를 돌파했다. 구리(전기동) 가격은 런던금속거래소(LME) 기준으로 지난해 7월 톤당 7000달러 선이었지만 지난 24일 기준 8807달러로 1000달러 가량 올랐다. 중국의 리오프닝에 대한 기대감이 반영된 결과다.
철강업계는 단기적 공급 압박과 맞물려 올해 2분기까지는 원자잿값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 중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전기료와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 철강재 원가 상승으로 이어지는데, 전반적인 경기는 불황"이라며 "제품 가격을 올리기 어려워 원가 부담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철강업계는 전기 사용을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4대 업종 탄소중립 개발사업' 중 철강 분야 '전기로 효율 향상을 위한 에너지 순환 하이퍼 공정 기술 개발' 과제에 참여 중이다.
과제를 통해 '하이퍼 전기로'를 개발하면 기존 전기로보다 조업 속도를 높여, 소비 전력을 절감하고 탄소 배출량을 줄일 수 있다. 이미 동국제강은 인천공장에 '에코아크 전기로'를 도입해 일반 전기로 대비 전력 사용을 30% 줄였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에너지 가격은 외부 변수가 많이 작용하는 분야기에 장기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전력 사용을 절감하는 기술을 개발해 에너지 비용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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