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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 GPT에 '정치권의 금융 개입' 물어보니

  • 경제 | 2023-02-21 00:00

"다양한 요소 고려야하 하는 복잡한 문제"
"대부분의 국가, 일정 수준 정부 개입 있지만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


정부가 금융 부문에 개입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챗 GPT는
정부가 금융 부문에 개입하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 챗 GPT는 "복잡하고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라고 답했다. /챗 GPT 화면 캡처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최근 정부와 정치권에서 금융권에 대한 개입이 증가하면서 금융권 안팎에서는 '관치 금융'이라는 볼멘소리가 나오고 있다. 연초부터 글로벌을 강타하고 있는 대화형 인공지능 AI 서비스 '챗GPT'는 이를 두고 논쟁의 여지가 있다며 열린 답을 내놓았다.

21일 <더팩트> 취재진이 챗 GPT에 정부의 금융 개입이 옳은 지 묻자 "이 질문은 복잡하고 논쟁의 여지가 있는 문제"라며 "사람들마다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다"고 답했다.

챗 GPT는 "전반적으로 정부가 금융 부문에 개입하는 것이 옳은지에 대한 질문은 다양한 요소를 고려해야 하는 복잡한 문제"라며 "실제로 대부분의 국가는 금융 부문에 일정 수준의 정부 개입이 있지만 특정 정책과 규정은 국가와 경제적 상황에 따라 크게 다를 수 있다"고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내 은행업의 독과점 실태를 지적하며 금융당국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내 은행업의 독과점 실태를 지적하며 금융당국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대통령실

다만 챗 GPT는 정부 개입에 대한 일반적인 찬반 주장에 대해 설명했다.

챗 GPT는 정부 개입에 대해 찬성하는 의견에 대해 △경제 안정 △소비자보호 △금융 포용 촉진 등을 꼽았다.

챗 GPT는 "정부는 경기 침체나 금융 공황과 같은 경제 위기를 예방하거나 완화하기 위해 금융 부문에 개입할 수 있다"며 "은행 규제, 금융 기관에 유동성 제공, 문제가 있는 기업이나 산업 구제와 같은 조치가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권을 강하게 질타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15일 제13차 비상경제민생회의에서 국내 은행업의 독과점 실태를 지적하며 금융당국에 대책 마련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우리 은행 산업에 과점의 폐해가 크다"면서 금융소비자의 고금리 부담 완화를 위한 예대마진(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이) 축소와 취약차주 보호를 강조했다. 지난 13일 주재한 수석비서관회의에서는 "은행은 공공재적 성격이 있다. 은행의 '돈 잔치'로 인해 국민의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금융위는 관련 대책을 마련하라"고도 언급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이달 중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개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키는 등 과점체제를 타파하기 위한 본격적인 방안에 착수하기로 했다.

또한 챗 GPT는 "정부는 금융 부문에 개입해 사기 또는 약탈 행위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할 수도 있다"며 "금융 상품에 대한 표준 설정, 공개 요구 사항 시행 또는 금리와 수수료 규제가 포함될 수 있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소비자 보호 등을 이유로 예대마진을 축소하라고 은행권에 압박을 가한 것이 이에 해당한다.

아울러 챗 GPT는 금융 포용 촉진을 위해 정부가 금융 개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챗 GPT는 "서비스가 부족하거나 소외된 인구의 금융 서비스에 대한 접근을 촉진하기 위해 개입할 수도 있다"며 "감당할 수 있는 신용 제공, 금융 교육 촉진 또는 지역사회 개발 금융 기관 지원과 같은 이니셔티브가 포함될 수 있다"고 전했다.

챗 GPT는 도덕적 해이·민간 투자 구축·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정부의 금융 부문 개입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더팩트 DB
챗 GPT는 도덕적 해이·민간 투자 구축·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정부의 금융 부문 개입에 반대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더팩트 DB

반면 챗 GPT는 정부 개입에 반대하는 주장에 대해서도 나열했다.

챗 GPT는 △도덕적 해이 △민간 투자 구축 △비효율성 등을 이유로 내세웠다.

먼저 도덕적 해이와 관련해서 챗 GPT는 "일부에서는 금융 부문에 대한 정부 개입이 금융 기관이 실패할 경우 정부가 구제해 줄 것이라고 믿기 때문에 금융 기관이 과도한 위험을 감수하는 도덕적 해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며 "이는 납세자에게 비용이 많이 들 수 있는 위험한 행동과 정부 구조의 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한 민간 투자 구축과 관련 "투자자들이 정부가 엄격하게 규제하거나 보조금을 지급하는 산업에 투자할 가능성이 낮기 때문에 정부 개입이 금융 부문에 대한 민간 투자를 몰아낼 수 있다"며 "이는 새로운 금융 상품이나 서비스의 개발을 제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권을 비판하는 발언을 쏟아낸 이후 은행주는 급락했다. 은행주는 올해 들어 배당 등 주주환원 확대, 지난해 최대 실적 경신 등에 따라 15% 안팎의 상승세를 보였으나 해당 발언한 바로 다음 날 4대 금융지주의 주가가 모두 하락세로 전환하기도 했다.

챗 GPT는 정부의 금융 부문 개입이 비효율성을 불러올 수 있다고도 했다. 챗 GPT는 "정부 공무원이 시장에서 민간 행위자와 동일한 인센티브나 전문성을 갖지 못할 수 있다"며 "이는 최적이 아닌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이는 관 출신 금융지주 회장을 '낙하산 인사'라고 반대하는 노동조합 등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우리금융지주와 NH농협금융지주의 회장 선출 과정을 두고 업계 안팎에서는 '낙하산 관치금융' 논란이 거세졌다. 이석준 NH농협금융 회장은 전 국무조정실장 출신이며,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 내정자 역시 금융위원장을 지낸 관료 출신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정치권에서 요구하는 '은행의 공공성'에 대해서는 충분히 공감하고 있다"면서도 "다만 '주주'가 주인인 민간 금융사에 대한 과도한 개입은 '관치 논란'을 키울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금융사들의 신사업 제한 등 악순환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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