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리스크에 노조리스크까지…한국타이어 둘러싼 잡음 계속
경제는 먹고사는 일과 관련된 분야입니다. 한 나라의 경제가 발전하면 국민의 삶의 질이 높아지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이지요. [TF비즈토크]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경제 분야를 취재하는 기자들이 모여 한 주간 흥미로운 취재 뒷이야기들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만든 코너입니다. 우리 경제 이면에서 벌어지고 있는 다양한 사건들을 들여다보기 위해 현장을 누비고 있는 <더팩트> 성강현·최승진·장병문·서재근·황원영·이성락·김태환·윤정원·문수연·이중삼·정소양·최문정·최지혜·이선영 기자가 나섰습니다. 지난 한 주 동안 미처 기사에 담지 못한 경제계 취재 뒷이야기를 지금 시작합니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정리=정소양 기자] 나흘간 이어진 설 명절 연휴가 끝났습니다. 한파까지 겹치면서 명절 후유증은 더욱 큰 것 같은데요. 지난주 경제계는 다사다난 했습니다. 우선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한국타이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최근 회사 안팎으로 가장 시끄러운 기업이 한국타이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조현범 회장의 개인 비리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면서 회사 경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이 가장 큰 이슈였습니다. 우리금융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숏리스트를 확정해 최종후보군 4인을 확정했는데요. 이 가운데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꼽힌 것을 두고 '관치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제약·바이오업계에서는 오스템임플란트가 사모펀드(PEF) 운용사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와 MBK파트너스에 매각됐다는 소식이 전해져서 화제였습니다. 먼저, 한국타이어에 관한 이야기를 먼저 들어보겠습니다.
◆조현범 비리 의혹에 경영권 분쟁 가능성까지…한국타이어 악화일로
-조현범 회장의 개인 비리 의혹을 포함한 검찰 수사, 노조와의 갈등 등 한국타이어를 둘러싼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면서요?
-맞습니다. 국내 기업 가운데 최근 회사 안팎으로 가장 시끄러운 기업이 한국타이어 아니냐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데요. 먼저 오너 리스크가 부각되고 있습니다. 현재 한국타이어는 계열사를 부당 지원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는데요. 공정거래위원회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약 3년 동안 조현범 회장 등 오너 일가가 지배하는 한국프리시전웍스(MKT)의 타이어 몰드를 한국타이어가 더 비싸게 사주는 방식으로 부당 지원했다고 보고 이를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검찰은 부당 지원을 통한 이익이 조현범 회장 등 일가에 흘러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는데요. MKT는 한국타이어가 50.1%, 조현범 회장이 29.9%,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이 20.0%의 지분을 갖고 있죠. MKT는 2016~2017년 조현범 회장에게 65억 원, 조현식 고문에게 43억 원 등 총 108억 원의 배당금을 지급했습니다.
-조현범 회장의 개인 비리에 대한 수사도 이뤄지고 있잖아요?
-검찰은 최근 한국타이어 본사와 조현범 회장 자택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회삿돈을 개인 외제차 구입, 자택 수리 등 사적으로 사용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인데요. 사실이라면 횡령·배임 등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습니다.
검찰은 압수수색으로 조현범 회장의 개인 비리 관련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오너 리스크가 주주가치와 직결된다는 점에서 향후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한국타이어는 경영상 상당한 부담과 압박에 시달릴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이미 한국타이어는 계열사 부당 지원 혐의와 관련해 공정위로부터 80억 원의 과징금 철퇴를 맞았는데요. 재계에서는 수사 속도와 방향을 고려했을 때 검찰이 조현범 회장을 겨냥했고, 오너 리스크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타이어를 둘러싼 노조 리스크도 만만치 않은데.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한국타이어 측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한국타이어지회(지회) 측의 갈등이 장기전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지회는 한국타이어 제1노조로 조합원 수가 2000여 명인데 갈등 양상 속 게릴라성 파업으로 피해가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데요. 한국타이어가 해법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제2노조인 한국노총 한국타이어 노조와 기본급 5% 인상을 골자로 한 임금 인상안에 합의했는데 그보다 더 높은 기본급 인상률을 요구하고 있는 지회와 합의에 다다르기에는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데요. 업계 관계자는 "노조 이슈에 대응하는 한국타이어 직원은 굉장히 머리가 아플 것"이라고 말했죠.
-회사가 흔들리는 상황에서 경영권 분쟁이 재차 벌어질 가능성은 없나요?
-앞서 조현범 회장은 형인 조현식 고문과 누나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 등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는데요. 현재는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의 지분이 조현범 회장에게 넘어갔고, 조희경 이사장이 "아버지의 결정이 건강한 정신 상태에서 자발적 의사에 따라 이뤄진 것인지 판단해야 한다"며 2020년 6월 청구한 성년후견 개시 심판이 기각되면서 사실상 경영권 분쟁은 종료된 것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분쟁이 말끔히 마무리됐다고 말할 순 없는데요. 조희경 이사장 측이 항고해 2심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2심 결과에 따라 분쟁의 불씨가 다시 살아날 수 있는 것이죠. 조희경 이사장 측 관계자는 "1심에서는 코로나19 상황 탓에 조양래 명예회장이 병원 진단을 받지 않은 상태에서 법원의 판결이 내려졌다"면서 "지금은 법원이 병원에 진단 가능 여부에 대한 질의서를 보냈고, 회신을 기다리고 있는 중"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마디로 '마침표 아닌 쉼표'라는 의미죠. 법원의 판단에 따라 요동칠 개연성이 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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