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GI, 메리츠자산운용 인수…400억~500억 원 관측
[더팩트|윤정원 기자]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대표 한상원)와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의 법정공방이 곧 마침표를 찍을 전망이다. 주식매매계약(SPA) 이행 관련 항소심에서 법원이 사실상 한앤컴퍼니의 손을 들어주면서 한앤코가 인수합병(M&A)을 추진한지 약 2년 만에 남양유업 인수를 눈앞에 두게 됐다.
◆ 한앤코-남양유업 사건 종결…2월 9일 선고 예정
지난 12일 서울고등법원 민사16부는 한앤컴퍼니와 홍 회장 측의 주식양도 계약이행 본안소송 항소심 2차 변론기일에서 홍 회장 측이 제기한 증인신청 등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날부로 사건을 종결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회사의 경영권에 관한 분쟁에 가까워 사건을 신속히 종결해야한다"며 "피고가 추가로 신청한 증거가 1심에서 이뤄진 조사에 이어 꼭 추가해 고려할 만한 사항인지 판단해보면 원고 측이 이의를 제기했던 추가 증거의 합당성은 없다고 보는 게 훨씬 더 설득력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판부는 "변론을 열어서 심리가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재개할 것"이라며 "추가적인 주장이나 증거 신청이 필요하다면 재판부가 사건의 판결을 쓰기 전에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늦어도 오는 27일까지는 제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부가 이날 사건 종결을 선언한 만큼, 홍 회장 측이 선고일(2월 9일)까지 판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내용을 제출하지 못한다면 항소심도 1심과 마찬가지로 한앤컴퍼니의 승소로 끝날 가능성이 커졌다. 남양유업은 지난해 11월 한앤컴퍼니가 제기한 500억 원 규모의 손해배상청구소송까지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한앤컴퍼니 입장에서도 피해가 적잖다. 정확한 금액을 추산할 수는 없지만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2021년 8월) △의결권행사 금지 가처분 소송(2021년 9월) △남양유업-대유위니아 협약이행 금지 가처분 소송(2022년 1월) △주식양도 계약이행 소송 1심(2022년 9월) 등을 거치면서 들어간 시간과 소요비용 등이 상당하다.
만약 홍 회장이 대법원까지 공방을 끌고 간다면 한앤컴퍼니의 피로도는 한층 높아질 수 있다. 물론 항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을 가능성과 받아지더라도 신속한 항고심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홍 회장이 시장에서 '항고의 아이콘'으로 일컬어지는 만큼, 2심이 끝은 아닐것으로 보인다. 홍 회장 측은 한앤컴퍼니가 제 풀에 지치기만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안다. 다만 추가 손해배상과 개인 횡령, 배임 등에 따른 소송 비용 등을 감안하면 홍 회장의 버티기가 잘못된 선택임에는 틀림 없다"고 평가했다.
◆ 존 리 떠난 메리츠자산운용, 강성부 펀드에 팔렸다
'강성부 펀드' 일컬어지지는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 KCGI가 운용자산 규모가 3조 원에 이르는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승인을 받는 대로 잔금을 납부, 인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14일 IB(투자은행) 업계에 따르면 KCGI 컨소시엄은 지난 6일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자산운용 보통주 100%에 해당하는 264만6000주를 인수하는 주식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구체적인 매각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에서 점치는 규모는 400억~500억 원 수준이다.
지난해 6월 메리츠자산운용은 당시 대표였던 존 리가 차명 투자 의혹으로 금융감독원의 조사를 받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선 바 있다. 존 리 전 대표는 불법성이 없다고 반박했지만 논란이 계속되자 사의를 표명했다.
존 리 전 대표의 불명예 퇴진은 메리츠금융그룹 차원에서 매각을 추진하는 도화선이 됐다. 다수의 방송과 유튜브 등에 출연, 개인투자자들에게 가치투자를 강조해 온 인물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존 리 전 대표의 신뢰도뿐만 아니라 메리츠자산운용의 이미지에도 큰 타격이 갔기 때문이다.
증시 부진 여파로 메리츠운용의 실적이 나빠진 것 역시 매각 결정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된다. 메리츠자산운용의 올해 누적 기준 영업수익은 105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반 토막이 났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에만 총 28억 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3분기 말 누적 영업손실은 32억 원, 순손실은 25억 원으로 집계됐다.
◆ KFC 새 주인 찾았다…오케스트라 PE 어떤 곳?
버거킹과 맘스터치 등 버거 프랜차이즈가 인수합병(M&A) 시장에 대거 매물로 나와 있는 가운데 KFC가 가장 먼저 새주인을 찾았다. 그간 KFC의 주인은 여러 번 바뀐 바 있다. 1984년 옛 두산음료가 미국 본사와 합작해 종로에 1호점을 낸 이후 사업을 이끌어 오다 2014년 유럽계 PEF 운용사인 CVC캐피탈에 약 1000억 원에 매각했다. CVC캐피탈은 2017년 절반 가격인 500억 원에 KFC를 KG그룹에 넘겼다.
IB 업계에 따르면 KG그룹과 PEF 운용사 오케스트라프라이빗에쿼티(오케스트라PE), 글로벌 외식브랜드 운용사 얌브랜즈(YUM!Brands)는 버거 브랜드 KFC코리아 매각을 위한 주식매매계약(SPA)를 지난 11일 체결했다. 거래 규모는 약 7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현재 KFC코리아의 최대주주는 KG그룹 관계사 케이지써닝라이프와 스마트인슈다.
이번 인수를 위해 오케스트라PE는 KFC의 모기업인 얌브랜즈를 핵심 투자자(LP)로 영입했다. 미국에 본사를 둔 세계 최대 외식업체 얌브랜즈는 KFC를 비롯해 피자헛, 타코벨 등 글로벌 유명 패스트 푸드점을 운영하고 있다. 얌브랜즈는 오케스트라PE가 조성하는 프로젝트펀드 출자 지분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오케스트라PE와 파트너십을 맺은 얌브랜즈는 KFC의 프랜차이즈(가맹점) 체제를 허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동안 KFC는 한국에서 본사 직영 중심 운영 방식을 고수해왔으나 직영점+가맹점 체제로의 전환을 본격화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한 셈이다. 현재 국내 햄버거 시장에서 가장 많은 매장수를 가진 업체는 맘스터치로 1352개 수준이다. 이어 △롯데리아 1330개 △버거킹 440개 △맥도날드 409개 △KFC 190개 등의 순이다.
가맹점 체제로 전환하게 된 배경에는 F&B 기업 바이아웃(경영권 거래) 투자와 크로스보더 딜 모두 경험이 있는 오케스트라PE의 투자 이력이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오케스트라PE는 지난 2021년 토종 피자 프랜차이즈 반올림피자샵을 운영하는 반올림식품을 600억 원에 인수했다. 이밖에도 마제스티골프, 비전홀딩스, 피닉스다트, 스택 등에 투자한 경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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