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CES 2023서 화제성 상위권 차지
SK텔레콤·롯데정보통신 신사업 '눈길'
소니 약진에 중국 '베끼기'도 여전
[더팩트|라스베이거스=최문정 기자]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가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전성기를 제대로 되찾았다. 특히, 삼성과 LG, SK 등 국내 기업에서 꾸린 부스는 다양한 신기술과 제품을 보려는 관람객들의 긴 줄이 이어지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CES 2023'은 지난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일대에서 막을 올렸다. 주요 전시관인 라스베이거스 컨센션센터(LVCC)에는 개막 첫날부터 행사 마지막 날까지 관람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전시장은 짧게는 30분, 길게는 1시간 이상씩 기다려야 간신히 입장이 가능할 정도로 관람객들의 관심이 끊이지 않았다. 양사는 CES 2023의 주최 기관인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가 다양한 소셜미디어(SNS)를 기반으로 추산해 발표하는 '가장 많이 언급된 기업' 순위에서 줄곧 상위권을 차지했다.
삼성전자는 기존 행사에서 신제품 체험 콘텐츠 중심으로 전시장을 구성했던 것에서 벗어나 올해는 '초연결'과 '지속가능성' 등 회사의 비전을 사람들에게 공유하는 방식으로 변화를 꾀했다. 전시장 입구에 마련된 거대한 미디어 파사드는 '맞춤형 경험으로 여는 초연결 시대'라는 화두를 던지며 관람객들의 관심을 사로잡았다.
전시장은 단순히 제품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자체 스마트 홈 허브인 '스마트싱스'를 활용해 삼성전자의 제품뿐만 아니라 다른 브랜드 기기들도 연결돼 일상의 편리함을 더하는 경험 위주로 구성됐다.
특히 제품 사용 중 전기사용량 등을 측정해 최적화된 방식을 제안하는 '스마트싱스 에너지'와 저시력 시청자를 위한 기술인 '릴루미드 모드' 등 지속가능성 등을 고려한 다양한 볼거리들이 관람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외에도 삼성전자 부스에는 하만과 공동 개발한 운전자를 위한 안전 운전 지원 솔루션 '레디 케어' 시연 콘텐츠도 마련됐다.
'레디 케어'는 차량이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인지해 최상의 운전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새롭게 개발된 '인지 부주의 감지' 기술 등 다양한 시스템이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종합적으로 감지, 상황별 맞춤 기능을 제공한다.
현장에서 만난 한 관람객은 "CES 2023 참여를 위해 캘리포니아에서 왔다"며 "특히 삼성전자의 전시장이 인상적이었다"며 "'스마트싱스 에너지'를 활용해 제품 생산·판매 이후의 자원 절약 방안이 의미 있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올레드)를 중심으로 전시장을 꾸렸다. 전시장 입구에는 260장의 올레드 사이니지를 이어붙여 제작한 '올레드 지평선'이 이목을 끌었다. LG전자는 올레드 지평선을 통해 지난 10년간의 올레드 기술을 알리면서,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을 있는 그대로 전달한다는 취지다. 현장에 있던 관람객들 사이에서는 "아름답다", "압도적이다" 등의 감탄이 연신 흘러나왔다.
올레드 지평선을 지나면 이번 CES 2023에서 공개한 TV 신제품인 'LG 시그니처 올레드 M' 제품이 등장한다. 이 제품은 세계 최초로 4K 해상도와 120Hz 주사율 규격의 영상 전송을 지원하는 무선 솔루션을 탑재한 '제로 커넥트 박스'를 통해 따로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다양한 미디어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이 외에도 △투명 올레드 TV 시제품 △게이밍 전용 모니터 '올레드 플렉스' △이동형 스크린 '스탠바이미' 등의 TV 관련 제품을 전시했다. 또한 냉장고 등 가전제품 구매 이후에도 이용자 맞춤형 경험을 제공하는 'LG 씽큐 UP' 가전도 눈길을 끌었다.
이번 CES에서 첫 공개 전시관을 마련한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등의 전시관도 관람객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았다.
CES를 통해 신사업 눈도장을 톡톡히 찍은 기업들도 눈에 띄었다.
총 8개의 SK그룹사와 함께 CES 2023에 참여한 SK텔레콤은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도심항공교통(UAM) 체험 기기를 마련했다. 실제 크기의 UAM 기체에 들어가서 가상현실(VR) 기기를 착용하고, 부산역 인근에서 동백섬까지 약 3분간 비행을 한다는 콘셉트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을 비롯한 그룹 최고경영진도 행사 기간 전시관을 찾아 UAM 체험 기기를 직접 체험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SK텔레콤은 이를 통해 △전기수직이착륙기(eVTOL) 기반의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저전력 인공지능(AI) 반도체 '사피온' 등의 기술력을 자연스럽게 전달한다는 목표다. 아울러 부산을 배경으로 한 체험 콘텐츠를 기반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 틈새 홍보전을 펼친 것 역시 인상적이었다.
롯데그룹의 IT 관련 자회사인 롯데정보통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CES에 전시장을 마련하고, 메타버스 등의 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지난 2021년 인수한 자회사 칼리버스와의 협업을 통해 초고화질 VR 콘텐츠와 리얼타임 랜더링 등의 기능을 강조했다.
특히 최대 30명까지 동시 접속이 가능한 VR기반 메타버스 체험이 인기를 끌었다. 관람객들은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가 하면, 메타버스 세상에서의 쇼핑과 게임 등을 즐겼다.
국내 기업 외에도 그간 CES에서 한국과 중국의 존재감에 다소 밀렸던 일본의 소니는 자율주행 전기차 '아필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아필라는 소니와 혼다의 전기차 관련 합작사인 소니혼다모빌리티의 첫 콘셉트카다.
소니 전시장은 아필라를 직접 보기 위해 찾아든 관람객들로 연신 북적였다. 현장에 있던 관람객들은 미니멀한 디자인과 전면의 '미디어 바' 등의 기능에 긍정적인 평가를 했다.
중국의 전자업체인 TCL과 하이센스는 각각 삼성전자와 SK그룹 옆에 전시장을 꾸렸다. 다만, 올해 행사에서 일부 중국 기업의 경우 전시관 콘셉트와 각종 기기의 배치를 비롯해 TV와 신형 폴더블폰을 비롯한 모바일 제품 등의 기능과 디자인이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기업과 너무 비슷하게 구성돼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실제 TCL의 TV 제품을 둘러보던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우리 것을) 그대로 가져갔다"며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올해 CES는 173개국 3100여 개 회사와 4700개 이상의 미디어가 참여,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대 규모로 진행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 SK 등 500개 이상의 기업이 참여했고, 구글과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미국 빅테크 기업도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관람객들에게 자사 기술력을 뽐냈다.
munn09@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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