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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 쌓이는 저가수주에 내년 전망도 '흐림'

  • 경제 | 2022-11-21 00:00

지난 2020년 수주한 저선가 물량 잔존…원가 상승으로 수익성 저하
2023년 하반기 이후에나 점진적 개선


삼성중공업이 우호적인 시장 환경임에도 내년까지는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진행한 저선가 수주 물량이 남아있고, 원가 상승, 기병상손실이 나타나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팩트 DB
삼성중공업이 우호적인 시장 환경임에도 내년까지는 흑자 전환이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과거 진행한 저선가 수주 물량이 남아있고, 원가 상승, 기병상손실이 나타나 수익성이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더팩트 DB

[더팩트 | 김태환 기자] 조선업계가 전반으로 우호적인 시장 환경이 조성되는 분위기와 달리 삼성중공업의 실적 전망은 내년까지 밝지 않은 모양새다. 2020년부터 지난해 초까지 수주한 저선가 물량이 상당량 남은데다 강재가, 인건비 등 원가 상승과 비경상손실이 발생해 수익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저가수주 물량이 모두 소진되는 내년 하반기 이후가 돼서야 수익성이 개선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1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누적 영업적자는 1조3120억 원, 올해 1~3분기 누적 영업적자는 5186억 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적자가 지속되는 것은 선가 상승 이전인 2020년 4분기, 2021년 1분기의 신규 수주 증가가 원인으로 꼽힌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선박의 가격 지표인 신조선가지수는 지난 2020년 12월 125.60포인트로 올해 10월(161.96포인트)보다 22.4% 가까이 낮았다.

비경상손실의 규모도 컸다. 지난 2019년 이후 드릴십계약 해지로 건조대금을 미수령한 사건을 비롯해 대손상각·재고평가 손실 규모가 지속적으로 커졌다. 지난 2021년에는 재고자산평가손실 2268억 원 인식했으며, 중국 현지법인 철수로 퇴직위로금(630억 원)이 반영됐다. 올해 3분기 임금협상 타결로 인한 임금인상 소급분(700억 원)도 평가손실에 반영된다.

이렇다보니 지출의 시기나 금액이 불확실한 부채인 공사손실충당부채의 규모도 나날이 커지고 있다. 삼성중공업의 공사손실충당부채는 지난 2021년 9490억 원이었지만 2022년 6월 말 기준 1조198억 원을 기록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1조1409억 원)과 2018년(1조4088억 원), 2021년 1조2757억 원 규모의 대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대규모 자금조달을 통해 삼성중공업의 순차입금은 감소 2020년 말 3조3000억 원대에서 지난해 말 1조 원, 올해 6월말 기준 9000억 원대로 감소했다. 하지만 순손실이 누적되면서 부채비율은 오히려 늘었다. 2021년 말 196.3%였던 삼성중공업의 부채비율은 2022년 6월말 226.5%까지 치솟았다.

부채비율은 부채총액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비율로, 기업의 재무 건전성을 확인하는 지표로 활용된다. 일반적으로 부채비율은 200% 이상이면 높은 것으로 판단한다.

삼성중공업의 영업손실 규모 그래프. /금융감독원 제공
삼성중공업의 영업손실 규모 그래프. /금융감독원 제공

강재가, 인건비, 외주비, 기자재가 등 제반원가 상승도 수익성에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조선에 주로 쓰는 국내산 후판 유통가격은 톤당 117만 원 수준으로, 이는 지난해(톤당 60만 원)보다 2배 가까이 높아진 가격이다. 최근 포스코 포항제철소 침수, 현대제철 시위 움직임 등의 변수가 확대되면 공급 축소로 인한 가격 상승도 우려된다.

러시아선주 발주물량에 대한 리스크도 변수로 남아 있다. 2022년 9월말 기준 삼성중공업은 러시아선주 관련 잔고를 20척, 총 51억 달러(약 6조8390억 원) 가지고 있다. 전쟁 이슈로 선주사의 대금 미지급 등에 따른 계약 취소가 나타날 경우 수주잔고가 축소될 우려가 남아있다.

삼성중공업의 수익성 개선은 2023년 하반기 이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고부가가치 선박인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위주로 수주하고 있다"면서 "수주잔고 구성상, 2023년 하반기 이후로는 저선가 물량들이 상당부분 소진되며 점진적인 수익성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아직 인플레이션 위험이 남아 있고, 글로벌 경기 침체로 인한 선박수요 위축 가능성 등 리스크가 상존하고 있어, 향후 높은 수준의 선가 유지와 원가 통제가 진행되는지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kimthi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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