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대기업 하나둘 인사 발표
핵심은 불확실성 대응·미래 도약
주목도 삼성전자 가장 높아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연말 인사 시즌이 다가오면서 주요 기업별 인사 방향과 규모, 세대교체 여부 등에 재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에 빠르게 대응하고, 미래 전략 사업의 경쟁력을 확보하는 차원의 변화를 시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이재용 회장 취임으로 새 시대를 예고한 삼성에서 어떠한 움직임이 나타날지 주목되는 상황이다. '기술 중심', '인재 중심'이라는 삼성의 기본 경영 철학이 고스란히 녹아 있는 인사와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구축하기 위한 개편 작업이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4일 재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을 시작으로 주요 대기업들이 하나둘 정기 인사를 발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CJ그룹과 신세계그룹이 정기 인사를 단행했고, 지난 2일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사장단 인사를 마무리했다. 당초 재계는 내년에도 경기 침체와 글로벌 불확실성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적극 추진하고 있는 신사업 분야의 성과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점에서 기업들이 큰 변화를 통한 '쇄신'보단 '안정'에 무게추를 둘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동시에 미래 생존 여부가 결정되는 중요한 시기라는 판단 아래, 실적에 따라 신상필벌 원칙을 철저히 적용하는 등 다양한 쇄신 사례도 나오는 중이다.
재계 관계자는 "공통 키워드는 대외 환경 대응력 강화와 미래 도약으로 보인다"며 "기업별, 사업별로 처한 상황이 다른 만큼 인사 방향과 규모는 제각각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연말 인사와 관련해 가장 주목받는 기업은 재계 1위 삼성이다. 이재용 회장 취임 후 첫 인사라는 상징성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통상 12월 첫째 주나 둘째 주에 정기 인사를 발표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이재용 회장 취임으로 시기가 다소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사 폭에 대해선 알려지지 않았지만, 이재용 회장이 '뉴삼성'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어떠한 방식으로든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해 3분기 어닝쇼크(실적 충격) 수준의 실적을 기록, 내부적으로 위기감이 커진 것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방향을 따지면 '안정'보단 '쇄신' 쪽으로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인사에서 김기남·고동진·김현석 대표이사 3명을 경영 일선에서 퇴진시키고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쇄신 인사를 단행했다. 또 전년보다 두 배 이상 많은 부사장을 발탁하고, 30·40대 젊은 임원을 대폭 늘렸다. 이에 당초 올해는 안정을 꾀하는 인사에 방점이 찍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그럼에도 한편으로 올해 역시 변화가 클 것이라는 예상이 지속해서 나오는 건 이재용 회장의 '뉴삼성' 비전 선포, 대대적 조직개편과 맞물린다면 인사 폭이 불가피하게 커질 수 있어서다. 그룹 컨트롤 타워 부활 여부에 따라서도 인사 규모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새 시대를 알리는 차원에서 '뉴삼성'호를 함께 이끌어갈 차세대 지도부들을 전진 배치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재계는 이재용 회장의 '기술·인재 중심' 경영 철학이 인사에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취임 직후 "지금은 더 과감하고 도전적으로 나서야 할 때"라며 "성별과 국적을 불문하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인재를 모셔오고, 양성해야 한다. 미래 기술에 우리의 생존이 달려있고, 최고의 기술은 훌륭한 인재들이 만들어 낸다"는 메시지를 냈다. 창의적인 조직문화를 만들기 위한 고민도 인사·조직개편에 담길 것으로 보인다. 이재용 회장은 "인재들이 마음껏 뛰놀 수 있는 창의적인 조직문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밖에 SK그룹은 최근 몇 년간 큰 폭의 변화를 가져가지 않은 데다, 최근 최태원 회장이 파이낸셜 스토리를 기반으로 한 성과 창출을 강조하고 있어, 그 결과물에 따른 '변화'를 인사 방향으로 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SK그룹은 12월 초 인사를 발표하고 있으며, 올해도 비슷한 시기에 인사를 단행할 전망이다.
새 총수 체제에서 세대교체에 집중해온 현대차그룹(12월 중순)과 LG그룹(11월 말)의 경우 안정 속 혁신을 추구하면서 신사업 분야 '젊은 피의 약진'이 두드러질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그룹(11월 말~12월 초)도 마찬가지로 안정 기조에서 부진한 사업과 일부 신사업 영역의 변화·혁신을 주도할 핵심 인재 등용에 초점을 맞출 것으로 예상된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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