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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슈퍼개미' 김대용 주의보…양지사 차익 실현 언제쯤?

  • 경제 | 2022-10-28 00:00

양지사, 이달 21일 6만7200원 기록…단순 차익 463억 달해

'품절주'로 불리는 다이어리 제조업체 양지사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부산 슈퍼개미' 김대용 씨는 막대한 차익을 실현할 전망이다. /더팩트 DB
'품절주'로 불리는 다이어리 제조업체 양지사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하는 가운데 '부산 슈퍼개미' 김대용 씨는 막대한 차익을 실현할 전망이다. /더팩트 DB

[더팩트|윤정원 기자] '품절주'로 일컬어지는 양지사의 주가가 폭등한 가운데 '부산 동래구 슈퍼개미'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슈퍼개미가 얼마큼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으며, 언제쯤 차익 실현에 나설지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 양지사 주가, 연초 대비 622% '껑충'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양지사는 27일 전 거래일(5만4300원) 대비 1.47%(800원) 오른 5만51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올해 주식시장 개장일인 1월 3일 종가(9300원)와 비교하면 492%나 뛰었다. 양지사의 오름세는 지난 8월 9일부터 본격화했다. 당시 1만800원을 호가하던 양지사는 이달 21일에는 6만7200원까지도 치솟기도 했다. 연초 대비 622%나 폭등한 셈이다.

양지사는 지난 5년간 국내 증권사가 리포트를 단 한 건도 내지 않은 다이어리 제조업체다. 그럼에도 주가가 폭등할 수 있었던 것은 양지사가 유통 가능 물량이 총 주식 수 가운데 5% 정도만 있는 품절주이기 때문이다.

품절주는 최대주주 등의 지분율이 높거나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가 현저히 적은 종목을 뜻한다. 특별한 주가 부양 재료가 없어도 유통 물량이 적다는 이유만으로 가격 변동 폭이 크다. 특정 세력의 시세 조종이나 주가 조작에 휘말릴 위험이 크지만 '단타족'들은 선호하는 종목이기도 하다.

품절주 부작용의 대표적 예시는 코데즈컴바인이다. 지난 2016년 코데즈컴바인의 유통 물량은 전체 상장 주식의 0.6%에 불과했다. 당시 코데즈컴바인은 4년 연속 적자에 자본잠식 상태의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며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다. 하지만 주가가 9거래일간 551% 급등하며 장중 코스닥 시가총액 2위로 올라서기까지 했다. 하지만 현재(27일 기준) 코데즈컴바인의 시총 순위는 1046위에 그친다.

김대용 씨는 양지사 지분 5.25%를 보유하고 있다. /양지사 제공
김대용 씨는 양지사 지분 5.25%를 보유하고 있다. /양지사 제공

◆ 김대용, 양지사 지분 5.25% 보유…평단 1만1978원

양지사는 창업주인 이배구 명예회장이 지분 40.49%를 보유하고 있고, 이 회장의 자제(이진 21.07%‧이현 13.97%) 등 최대 주주 합계 지분률이 75.53%에 달한다. 자사주 14.04%를 감안하면 유통할 수 있는 주식 수는 10.43%에 불과하다. 여기에 슈퍼개미가 지분 5%가 넘는 투자에 나서면서 양지사는 '명실상부' 품절주가 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김대용 씨는 지난 7월 18일부터 21일까지 83만9188주를 취득, 양지사의 지분 5.25%를 보유하게 됐다. 날짜별 매수량 및 취득 단가는 △18일 23만8451주‧9440원 △19일 21만3657주‧1만2250원 △20일 17만1629주‧1만2000원 △21일 21만5451주‧1만4500원 등이다.

김 씨의 양지사 총 매수액은 100억5186만3190원으로, 평균 단가는 1만1978원이다. 지난 21일 가격(6만7200원)과 견줘 단순 계산하면 1주당 5만5222원의 차익이 남는다는 이야기다. 보유 주식으로 따지면 463억4163만9736원에 달한다.

◆ 양지사, 신진에스엠 이어 '먹튀' 희생양 되나

김 씨는 최초 지분 공시 당시 보유목적에 대해 △무상증자 및 주식 거래 활성화 위한 기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함 △자진 상장폐지 등을 명시하며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하지만 그가 과거 다른 종목의 지분 공시를 통해서도 무상증자를 요구한 뒤 급등한 주식을 바로 매각했던 '먹튀' 전적이 있어 여론의 비판이 커졌다.

지난 7월 13일 김 씨와 특별관계자 나윤경 씨는 8일부터 11일 사이에 신진에스엠 보유 주식 108만5248주(지분율 12.09%)를 전량 매도했다고 신고했다. 같은 달 7일 △회사의 경영권 확보 및 행사 △무상증자 및 주식 거래 활성화 위한 기타 주주 가치 제고를 위함 등을 언급하며 지분 신고를 한지 불과 일주일 만이다. 공시 직후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김 씨는 약 11억 원의 차익을 실현했다.

비판 여론이 들끓자 그는 하루 만에 정정공시를 통해 양지사 보유 목적을 '단순투자'로 선회했다. 무상증자 요구도 철회했다. 김 씨는 "향후 본인은 양지사 주주로서 금년도 12월 31일까지 매도하지 않을 것이다. 무상증자 결정 시 권리락 이후에는 매도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다만 김 씨가 법적 효력이 없는 약속을 지킬지는 미지수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는 "시장에 연말까지 보유하겠다는 메시지를 주고 중간에 판다면 도의적으로는 비판을 받을 수 있겠지만 법적 처벌은 별개의 문제"라고 설명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유통 물량이 적은 품절주는 기업의 펀더멘털과는 무관하게 주가 변동폭이 더 크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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