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PF ABCP 기피 현상에 차환금리 크게 올라"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연쇄적인 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며 증권·건설주 주가가 흘러내리고 있다. 세계적인 금리인상 기조 단행 속에 강원도 레고랜드개발사업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사태까지 터지면서 투심이 빠르게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40분 다올투자증권은 전일 대비 2.66%(85원) 내린 3110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키움증권은 2.49%(1800원) 하락한 70400원, 유진투자증권은 3.39% 내린 2280원을 나타냈다. 메리츠증권(-1.85%), DB금융투자(-1.32%), 유안타증권(1.44%%)등도 일제히 약세를 보였다.
증권주들은 전날에도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다올투자증권(9.10%), 키움증권(8.26%) 유진투자증권(7.27%) 한국금융지주(6.36%) 등의 주가가 크게 내렸다. 전날 증권업 지수(1444.10)는 전일 대비 3.43% 하락을 기록하기도 했다.
부동산PF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설주도 하락세다. 태영건설은 같은 시간 전날보다 5.00%% 하락한 3990원에 거래됐다. 동부건설은 6.07%(460원) 하락한 7120원에, 동원개발은 3.87%(135원) 내린 3355원을 가리켰다. HDC현대산업개발과 GS건설 등 대형 건설주도 각각 2.40%, 5.23% 내렸다. 태영건설, 동부건설은 이날 장중 52주 신저가를 썼다.
이들 건설주 역시 전날과 19일에도 큰 폭 하락을 보였다. 특히 중소형주 건설사 위주로 2~6% 안팎의 하락률을 보여 전날 태영건설(-6.67%), 동부건설(-4.65%), 동원개발(-2.79%)등의 주가가 미끄러졌다. 주요 건설주 7개 종목은 지난달 말부터 한 달가량(9월 19일~10월 19일) 평균 14.68%의 하락률을 보이면서 약세를 지속하고 있다.
증권·부동산 업종 주가의 최근 급락은 강원도 레고랜드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부도 사태가 촉매제가 됐다.
현재 시장은 레고랜드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채무 불이행 사태로 불안 심리가 커진 상황이다. 강원중도개발공사(GJC)는 2020년 레고랜드 건설자금 조달을 위해 특수목적회사(SPC) 아이원제일차를 설립하고 2050억 원 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CP)를 발행했다. 그러나 아이원제일차가 이달 4일 부도처리됐고 지방자치단체가 보증한 기업어음(CP)을 둘러싼 충격이 가해지자 회사채 등 자금 흐름이 냉각됐다. 아울러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단행까지 겹쳐 자금 경색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레고랜드 사태 발생 전 2주간(9월 12~23일) 발행됐던 회사채는 1조1536억 원이었지만 이달(3~14일)들어서는 8190억 원으로 줄어들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10월 4~15일) 2조9353억 원과 비교해 큰 폭의 감소다.
증권주의 경우 증시 거래 부진으로 실적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부동산 PF 유동화증권 차환(만기도래한 지급보증증권 상환자금 마련을 목적으로 한 새 채권발행) 위험이 겹치며 하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건설업종은 대출 자체가 어려워 자금 조달이 막혔고, 시행사 보증 등 부동산 사업 진행 전반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역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부동산 매수 심리 위축이 거래절벽으로 이어진 업황 중 만난 겹악재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특정 증권사와 건설사를 위주로 근거 없는 루머가 시장에 유포되면서 주가 하락에 부채질하고 있다. 최근 다올투자증권은 정보지(지라시)를 통해 자금난 및 매각 풍문이 돌자 주가가 급락했고 이를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다올투자증권은 20일과 19일 각각 9.10%, 3.56%씩 하락했다.
업계는 레고랜드 사태로 시장 자금 경색이 확대가 증권과 부동산업황에 부정적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당분간 주가 하락에 대한 영향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이화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28일 강원도 레고랜드 ABCP 보증채무 미상환 사태로 단기채 시장 차환 리스크가 확대되고, 회사채 발행 시장 전반에 자금경색이 심화되고 있다"며 "특히 프로젝트파이낸싱(PF) ABCP 기피 현상으로 차환 금리가 크게 오르면서 시장 불안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강원도 레고랜드ABCP 미지급 사태가 우량기업 CP조달까지 타격을 주면서 단기자금시장 경색 우려가 커졌다"며 "특히 PF-ABCP 매입 확약을 실행하면서 매입 규모가 큰 중소형 증권사의 유동성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소방수 역할을 자처하며 채안펀드 가동을 결정했지만 실효성이 크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날 금융당국은 채안펀드로 조성된 1조6000억 원 규모의 재원으로 회사채와 CP매입을 우선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윤원태 SK증권 연구원은 "채안펀드 등장으로 투자심리는 개선될 것으로 보이나 근본적 유동성 개선은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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