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기능식품 기업 인수도 검토 중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농심은 라면시장에서 독보적인 1위 기업으로 탄탄한 입지를 갖추고 있지만, 라면 사업 의존도가 높다는 지적도 동시에 받고 있다. 최근 라면의 원자재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면서 농심의 수익성이 줄어들어 사업다각화가 절실한 상황이다. 라면 쏠림 현상을 줄이기 위한 농심의 움직임이 본격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사모펀드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PE)와 회계법인 EY한영이 진행한 천호엔케어 매각 예비입찰에서 적격예비인수후보로 포함됐다.
매각 대상은 카무르프라이빗에쿼티가 보유한 천호엔케어 지분 76.8%다. 천호엔케어 지분 예상 매각가는 600억~700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천호엔케어는 홍삼, 흑염소즙, 흑마늘즙, 배즙 등 건강기능식품을 생산·판매하는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은 427억 원, 영업이익 14억 원, 당기순이익 17억 원을 기록했다. 천호엔케어는 1984년 천호물산으로 설립됐다. 1990년 천호식품, 2018년 천호엔케어로 사명을 바꿨다. 천호식품은 2016년 창업주인 김영식 전 회장의 촛불시위 비하 발언과 2017년 가짜 홍삼 파동 등으로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농심 관계자는 "건강기능식품 기업 인수를 검토하고 있는 단계"라고 말을 아끼면서 "건강기능식품, 비건(채식주의) 등으로 사업구조를 다양화 하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농심은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문을 두드려왔다. 농심은 지난 2015년 '검은콩 펩타이드'로 건강기능식품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해당 제품은 당시 소비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지 못하면서 시장에 자리 잡지 못했다.
지난 2020년 3월 라이필 더마 콜라겐을 출시하며 건강기능식품 시장에 재도전 했다. 이후 2년 동안 콜라겐 제품을 기반으로 비오틴과 프로바이오틱스, 프로틴 등 다양한 성분을 포함한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농심은 올해 500억 원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농심은 미래 먹거리로 비건 시장에 관심을 갖고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1월 비건 식품 브랜드 '베지가든'을 출시하며 조리냉동식품, 즉석 편의식 등 제품을 선보였다. 현재 베지가든 판매 품목은 40여 개다. 농심은 베지가든의 주요 판매채널인 대형마트에서 소비자 경험 확대를 위한 마케팅에 집중하고 있다.
또 농심이 지난 5월 서울 송파구 잠실에 오픈한 '포리스트 키친'은 비건 전문 레스토랑이다. 이 식당은 대체육 사업의 테스트베드 역할을 한다.
한편, 농심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한 7562억 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43억 원으로 75% 급감했다. 국내∙외 주요제품 물량성장과 가격인상분이 반영되면서 외형은 성장했지만, 원부재료 비용 상승 부담으로 수익성에는 아쉬움을 남겼다.
농심에 따르면 라면 제품은 전체 매출의 78.9%를 차지한다. 스낵과 음료는 각각 14.2%, 5.4%다. 매출의 80%가량이 라면 제품에서 발생하서 라면에 들어가는 원재료 가격이 급등할 경우 회사 전체 수익성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결국 농심은 오는 15일부터 신라면을 10.9% 올리고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지난해 8월 이후 1년여 만의 가격 인상이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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