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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업제한 풀린 이재용·사면된 신동빈…'삼성·롯데 경영 시계' 빨라진다

  • 경제 | 2022-08-12 14:00

"국가 경제 위해 열심히 뛰겠다" 이재용·신동빈 경영 보폭 확대 예상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동률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8·15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복권돼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할 수 있게 됐다. /이동률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 기업인들이 윤석열 정부 첫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자로 결정되면서 대형 인수합병(M&A) 추진을 포함한 삼성과 롯데의 경영 시계가 더욱더 빠르게 돌아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12일 경제 위기 극복과 사회 통합을 위해 기업인 4명을 사면·복권한다고 발표했다. 대상은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강덕수 전 STX그룹 회장 등이다.

이재용 부회장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수감생활을 하던 중 지난해 광복절 때 가석방됐다. 이후 이재용 부회장의 형기는 지난달 만료됐지만, 5년 동안의 취업제한 규정 등을 적용받아 정상적인 경영 활동을 하기 어려웠다. 이번 복권으로 이재용 부회장은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됐다.

"경제 위기 극복에 기여해달라"는 복권 취지에 맞게 공격적인 경영 행보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재용 부회장도 입장문을 통해 "앞으로 더욱 열심히 뛰어서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며 "지속적인 투자와 청년 일자리 창출로 경제에 힘을 보태고, 국민 여러분의 기대와 정부의 배려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먼저 추가적인 투자 및 고용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다만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450조 원, 8만 명에 달하는 투자·고용 계획을 제시한 상황이라 당장은 이러한 계획의 실행력을 높이는 차원의 행보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용 부회장은 반도체, 바이오, 신성장 IT 부문을 집중 점검할 전망이다.

취업제한이라는 족쇄가 풀리면서 글로벌 네트워크 복원을 위해 조만간 해외 출장에 나설 가능성도 크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의혹 사건 등으로 계속 법원에 출석해야 하지만, 반도체 업황 둔화, 미국 주도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 칩(Chip)4 등 눈앞에 놓인 난제를 고려한다면 빠르게 활동 보폭을 넓힐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재계 판단이다.

나아가 M&A 행보에도 속도가 붙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최근 M&A 관련 신사업 태스크포스(TF) 수장으로 정성택 부사장을 영입하는 등 대형 M&A 가능성을 키우고 있다. 삼성의 M&A는 2016년 하만 인수가 마지막이다.

이날 특별사면·복권이 결정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사업·인수합병 관련 경영 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이날 특별사면·복권이 결정된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신사업·인수합병 관련 경영 보폭을 넓힐 것으로 예상된다. /더팩트 DB

이날 신동빈 회장에 대한 특별사면·복권이 함께 이뤄지면서 롯데그룹의 경영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마찬가지로 M&A 등 투자 활동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신동빈 회장의 경우 업무상 배임으로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이재용 부회장과 달리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이 아니라 회사 경영에 큰 영향이 없었으나, 글로벌 파트너들과의 사업을 구상할 때 신동빈 회장의 신변이 논의되는 등 투자 활동에 제약이 있었다.

투자 영역은 바이오, 모빌리티 등 신사업과 화학, 식품, 인프라 등 기존 핵심 사업으로, 광범위한 편이다. 앞서 롯데그룹은 5년 동안 총 37조 원을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롯데그룹은 이날 특별사면·복권 발표 직후 입장문을 통해 "사면을 결정해 준 정부와 국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신동빈 회장과 임직원들은 글로벌 복합 위기 극복에 힘을 보탤 것"이라며 "롯데는 국내 산업 생태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그룹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또 바이오, 수소에너지, 전지소재 등 혁신 사업을 육성해 국가 경쟁력 제고에도 적극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재계는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향후 경영 성과에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국내 대표 경제단체인 대한상공회의소는 "이번에 사면된 기업인들이 경제 위기를 타개하고 국가의 미래 번영을 이어가기 위해 기업인으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해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국익에 기여하는 차원에서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의 2030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관련 움직임 확대는 확실시되고 있다.

그동안 이재용 부회장은 다른 그룹 총수와 달리 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한 지원 활동에 나서지 못했다. 대신 삼성 경영진이 출장 때마다 각국 주요 인사들을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 지지를 요청해왔다. 선친인 고(故) 이건희 회장은 지난 2009년 특별사면을 받은 뒤 세계 곳곳을 누비며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힘을 보탠 바 있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6월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개최된 세계소비재포럼(CGF) 글로벌 서밋에 참석, 글로벌 기업인들을 대상으로 부산의 역량을 소개하는 등 그룹 총수 중에서 가장 적극적인 유치 지원 활동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14일에는 부산에서 사장단 회의를 열고, 롯데 CEO들에게 향후 부산엑스포 유치 활동에 적극 나설 것을 주문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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