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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 치킨' 사러 대형마트 가는 소비자들, 프랜차이즈 긴장

  • 경제 | 2022-08-10 09:50

프랜차이즈 "선호하던 치킨 브랜드로 돌아올 것"

지난 5일 홈플러스 인천간석점에서 '당당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지난 5일 홈플러스 인천간석점에서 '당당치킨'을 구매하기 위해 소비자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홈플러스 제공

[더팩트ㅣ이선영 기자] 최근 고물가 현상이 지속되면서 홈플러스, 롯데마트 이마트 등 대형마트 3사가 일제히 '가성비' 치킨을 내놓으며 소비자 공략에 나섰다. 이에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으로 인해 '가성비'에 집중하는 일시적인 현상이며 물가가 안정된다면 언제든 고객들이 선호하던 원래의 치킨 브랜드로 돌아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10일 홈플러스에 따르면 지난 6월 30일부터 판매하고 있는 '당당치킨'의 누적 판매량이 이번 달 7일 기준 30만 마리를 넘어섰다. 홈플러스는 본래 계획했던 1~2개월 목표 판매량을 단 1주일 만에 달성하는 등 고객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당당치킨(후라이드)은 1마리 6990원, 2마리 9900원 등이다.

홈플러스는 고물가 시대를 겨냥해 '가성비'에 집중한 제품으로 '당당치킨'을 출시했다. 홈플러스는 저렴한 가격에 치킨을 판매할 수 있는 이유에 대해 대량 구매를 통해 매입가격을 낮췄고 매장에서 직접 조리하는 등 마진을 줄여서라도 고객들께 저렴하게 제공하고자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앞으로도 알뜰 소비 추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고객이 다양한 상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도록 해 장바구니 물가 안정에 적극 동참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4월 부임한 이제훈 홈플러스 대표이사가 KFC코리아 대표 출신인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이 사장은 피자헛코리아에서 CFO 겸 CDO(최고개발책임자), COO(최고운영책임자)를 맡기도 했다.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에 대한 이해도 가 뛰어난 이 사장이 취임 2년 차를 맞아 본격적인 성과 만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당치킨'을 구매했다는 이들의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SNS에 소비자들은 "저번에 홈플러스에서 사 먹은 치킨 맛있었는데 그게 당당치킨이었다" "이제 인기 많아서 못 사먹겠다" "기대 이상으로 맛있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반면 "맛이 조금 아쉽다"는 반응도 있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 역시 일제히 '가성비' 치킨을 내놓으며 소비자 공략에 나서고 있다. 롯데마트는 11일부터 1주일간 '뉴 한통 가아아득 치킨(한통치킨)' 1.5마리(기존가 1만5800원)를 행사 카드로 결제시 44% 할인된 8800원에 한정 판매한다. 앞서 롯데마트는 2010년 '통큰치킨'을 1주일간 5000원에 판매해 인기를 얻었다. 이마트도 지난 7월 초부터 9000원대 가성비 치킨인 '5분 치킨'을 출시했다.

실제로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당치킨'을 구매했다는 이들의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쳐
실제로 현재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당당치킨'을 구매했다는 이들의 인증샷이 올라오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쳐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은 '가성비'에 집중한 대형마트에서 합리적인 가격으로 치킨을 내놓고 있는 것이라고 봤다. 가맹점주 K 씨는 "9900원에 치킨 두 마리는 현실적"이라며 "브랜드 치킨의 경우 공급가가 올라가서 치킨 가격을 올리면 고생하고 욕먹는 것은 가맹점주이기 때문에 프랜차이즈 본사와 정부가 치킨 판매 가격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치킨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업체들은 고물가 부담에 따라 소비자들이 일시적으로 저렴한 가격의 치킨을 찾고 있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9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7월 소비자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9% 상승했다. 올해 연간 물가 상승률이 외환위기 이후 첫 5%대를 기록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 치킨업체 관계자는 "프랜차이즈 치킨의 수십 년의 노하우가 축적돼 나온 제품은 닭의 크기나 닭을 튀길 때 사용하는 기름, 튀김가루 묻혀지는 공정 등을 고려하면 마트 치킨과 맛과 품질 면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며 "마트에 가서 치킨만 사 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생필품을 이것저것 사게 되는데 (마트 방문을 위한) 미끼 상품이라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원부자재 원가 상승으로 불가피하게 진행되고 있는 치킨업계 가격 상승에 대해 고객들이 대안을 찾는 현상으로, 치킨업계 관계자로서 이같은 움직임이 충분히 이해된다"며 "소비자들이 경제 상황으로 인해 다시 가성비에 집중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으나, 이는 일시적인 것으로 시장 압박이 완화되면 언제든 고객들이 선호하던 원래의 치킨 브랜드로 돌아올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거에도 경제 상황이 곤란해질 때마다 비슷한 일이 벌어졌지만 모두 단기적인 현상에 그쳤으며 고객들은 곧 개별 점포에서 치킨을 조리해 제공하는 프랜차이즈 치킨으로 다시 돌아오곤 했다"며 "원가 상승 압박을 최대한 관리하고 운영 합리화를 더욱 모색해 브랜드 치킨 가격도 합리적인 선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seonyeong@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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