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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만에 배당' 데상트코리아, 영업익 두 배 '일본 본사로'

  • 경제 | 2022-07-28 00:00

해마다 기부금 줄이고 사회공헌도 '소극적'…아쉬운 상생 행보

데상트코리아는 불매운동 여파에도 1년 만에 실적 개선에 성공하자 2020년에는 진행하지 않은 현금배당도 재개했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난해 현금배당 규모는 243억 원에 달한다. 사진은 데상트 명동점 모습. /더팩트 DB
데상트코리아는 불매운동 여파에도 1년 만에 실적 개선에 성공하자 2020년에는 진행하지 않은 현금배당도 재개했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난해 현금배당 규모는 243억 원에 달한다. 사진은 데상트 명동점 모습. /더팩트 DB

[더팩트│최수진 기자] 2019년 시작된 '노(NO)재팬' 운동이 사실상 막을 내리면서 일본 패션 기업 데상트의 수익성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에 한국법인 데상트코리아가 지난 2년간 중단한 현금배당을 재개했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분은 일본 데상트 본사가 100%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액은 모두 일본으로 유입된다. 외국계 기업은 한국 고객을 상대로 영업을 전개하면서, 현금 배당을 통해 수익을 해외 본사로 보내 국내 패션 생태계 선순환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데상트, 현금배당 재개…지난해 '243억 원' 일본 본사로

27일 업계에 따르면 데상트코리아가 지난해 현금배당을 재개했다. 흑자전환에 따른 결정으로, 데상트코리아가 공시한 '2021년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은 5437억 원, 영업이익 115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9.0% 개선됐고, 영업이익은 흑자전환했다.

데상트코리아는 2020년 당시 매출 4986억 원, 영업적자 33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 여파로 패션산업 전반이 침체됐을 뿐 아니라 일본 브랜드 불매운동의 핵심 기업으로 알려진 데 따른 영향이다.

2019년 7월 일본 정부가 우리나라 대법원의 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대(對)한국 수출 규제를 결정하자 국내 소비자들의 반일 감정이 격화돼 데상트, 아식스, 유니클로 등을 중심으로 불매운동이 진행됐다.

데상트코리아는 불매운동 여파에도 1년 만에 실적 개선에 성공하자 2020년에는 진행하지 않은 현금배당도 재개했다. 현금배당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을 주주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주주환원 정책의 일환이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난해 현금배당 규모는 243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을 크게 웃도는 수치다.

데상트코리아의 현금배당은 일본 데상트 본사가 가져가게 된다. 데상트코리아의 지분은 일본 데상트 본사가 100%를 보유하고 있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데상트코리아는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데상트코리아의 배당성향은 169%로, 2018년(46%)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졌다. /이덕인 기자
데상트코리아는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데상트코리아의 배당성향은 169%로, 2018년(46%)과 비교하면 크게 높아졌다. /이덕인 기자

◆ 과한 배당성향…데상트, 실적 개선에도 '국내 상생'에는 인색

데상트코리아는 배당성향(당기순이익 중 현금으로 지급된 배당금 총액 비율)도 높아지고 있다. 지난해 데상트코리아의 배당성향은 169%로 집계됐다. 당기순이익(144억 원)보다 많은 금액을 현금배당하면서 배당성향 역시 100%를 넘어섰다.

데상트코리아는 최근 2년(2019~2020년)간 현금배당을 집행하지 않았고, 2018년에 250억 원의 현금배당을 진행했는데, 당시 배당성향은 46%다. 2018년 당기순이익(538억 원)의 절반 정도인 셈이다.

그러나 2년 만에 재개한 배당성향은 169%로 치솟았다. 실제 데상트코리아의 배당성향은 △2016년 25% △2017년 30% △2018년 46% 등으로 해마다 증가했다. 2019년과 2020년을 제외하고 지난 5년간 현금배당을 통해 본사로 지급한 금액은 784억 원이다.

반면, 국내 생태계 상생과 사회공헌 목적의 기부금 규모는 줄었다. 지난해 데상트코리아의 기부금은 약 7억 원이다. 심지어 매년 기부금을 줄이고 있다. 데상트코리아의 최근 5년 기부금은 △2020년 8억 원 △2019년 12억 원 △2018년 16억 원 △2017년 21억 원 △2016년 35억 원 등이다. 최근 5년간 기부한 금액은 99억 원으로, 같은 기간 현금배당한 금액의 12.6% 수준에 그친다.

지난 3월 울진과 삼척 지역 산불로 인한 피해 복구를 위해 다수의 기업이 구호물품 또는 성금을 기부하고 있지만 데상트는 별다른 메시지를 내지 않았다. 또다른 일본 불매운동 기업으로 언급되는 유니클로에서도 당시 이재민을 돕기 위해 희망브리지 전국재해구호협회에 1억 원을 기부했지만 데상트코리아는 이와 관련해 기부 또는 지원 등의 공식 입장을 발표하지 않았다.

향후 데상트코리아의 실적은 더욱 개선될 것으로 보이지만 사회공헌 등 국내에서 집행하는 재투자 규모를 늘릴지는 미지수다. 실제 데상트 일본 본사는 지난 6월 발표한 '정기주주총회 발표자료'에서 한국 사업에 대해 "코로나19 영향과 일본 제품에 대한 불매운동 등의 여파가 줄어들고 회복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같은 날 발간한 '2021년도 재무보고서'에서도 "한국은 2019년부터 시작된 일본 상품 불매운동의 영향에도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라며 "우리는 균형이 잘 잡힌 구조로 개선되고 있으며, 올해는 더 회복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2014년부터 2016년까지 매출과 이익이 성장한 기간과 비교하면 모멘텀은 안정됐지만 적절한 시장규모로 복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더팩트> 취재진은 데상트코리아 측에 현금배당 재개 이유 등을 수차례 문의했지만 답을 들을 수 없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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