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만에 1인당 연간 이자 부담 114만 원↑
[더팩트ㅣ정소양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하면서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차주)'들의 고심도 깊어졌다. 은행 대출 금리도 추가로 올라 가계 빚 부담도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13일 한국은행 금통위는 이날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정례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75%에서 2.25%로 0.5%포인트 올렸다. 사상 첫 '빅스텝' 금리 인상이다.
한은이 빅스텝을 단행함에 따라 가계 빚 부담도 증가할 전망이다.
한은은 기준금리가 0.25%포인트 오르면 전체 연간 가계의 이자 부담이 3조3000억 원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바탕으로 단순 계산해보면 빅스텝 단행으로 인한 이자 부담은 6조6000억 원이다. 차주 1인당 평균 이자 부담 증가액은 32만8000원이다.
이는 한은이 올해 3월 말 기준 가계대출 규모(1752조7000억 원)와 비은행을 포함한 전금융권 변동금리 비중(74.2%)을 기준으로 금융기관의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가계의 연간 이자부담 증가 규모를 시산한 결과다. 차주수는 대략 2000만 명으로 계산됐다.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던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오른 기준금리 인상폭(1.75%포인트)을 반영하면 가계의 이자 부담 증가액은 22조8000억 원에 이른다. 차주 1인당 약 1년 만에 연간 이자 부담이 114만 원이 늘어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만 한은 측은 "이러한 금액은 1.75%포인트가 일시에 오를 경우 늘어나는 연간 이자부담 규모이며, 지금까지 실제로 얼마나 늘었는지는 차주마다 인상되는 대출금리 적용시점이 다르기 때문에 정확히 알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가운데 업계 안팎에서는 전체 가계부채 보유 차주 중 채무상환능력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차주의 비중이 늘고 있어 거시경제 건전성 문제에 대한 우려가 나온다.
한은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하위 30%) 또는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차주 수는 올해 1분기말 전체 차주의 6.3%로, 전년 말 대비 0.3%포인트 증가했다. 취약차주가 보유한 대출이 전체 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5.0%로 전년 말과 동일한 수준이었다.
한은은 대출금리 상승 등으로 취약차주 등의 연체가 늘어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실제로 과거 금리 상승기인 2016년 4분기~2019년 1분기 사례를 보면 정상차주 연체율은 거의 변동이 없었지만, 취약차주 연체율은 1.9%포인트 상승했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데다 자산시장과의 연계성도 높아 자산 가격 변동 등의 여건 변화 시 가계부채의 부실 위험이 커질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완화적 금융 여건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대내외 여건까지 악화할 경우 취약차주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그동안 대출을 크게 늘린 청년층과 자영업자 취약 차주를 중심으로 신용 위험이 커질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시장에서는 한은이 앞으로도 금리인상 기조를 이어나가 올해 말 기준금리는 3%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온다. 앞으로 한은 금통위는 △8월 25일 △10월 11일 △11월 24일 등 3차례 남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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