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는 불법 투자 의혹·직원은 횡령, 메리츠자산운용 신뢰도 흔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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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정리=황원영 기자]
◆ "모빌리티 팔린다고?"…소통서 또 제외된 카카오 크루들
-IT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카카오가 핵심 계열사인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고요.
-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지난달부터 국내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인수하기 위해 카카오와 협상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요. 카카오는 지분을 최대한 보유하면서 플랫폼도 활용할 수 있는 방식으로 매각을 추진할 것이란 전망이 나옵니다. 매각 추진은 기정사실이 된 것이죠.
-매각설이 사실화하면서 카카오 크루들의 반발이 만만치 않았다고 들었는데요.
-맞습니다. 카카오모빌리티 크루들은 갑작스러운 소식에 충격을 감추지 못했는데요. 특히, 카카오모빌리티 크루들은 카카오 노동조합인 '크루유니언'에 대거 가입하면서 노조 가입률이 50%를 돌파했습니다. 카카오에서 노조 가입률이 50%를 돌파한 계열사는 카카오모빌리티가 처음입니다. 혹여 매각이 성사될 때를 대비해 고용 승계 등 협상에 유리한 조건을 만들기 위해서죠.
당초 카카오는 40% 정도를 협상 대상으로 올렸으나, 크루들의 반응을 고려해 매각 지분율을 최대한 낮추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렇다면 크루들이 가장 우려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정보 공유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입니다. 언론은 물론, 업계 내에서도 매각 관련 다양한 예상들이 나오고 있지만, 임원진들은 관련 이슈에 "모른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데요. 이 같은 불확실성이 크루들의 공분을 더 산 것 같습니다.
카카오 공식 입장은 지난달 15일 공시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는 게 전부였습니다.
논란이 커지자 카카오는 지난 7일 "카카오의 주주가치 증대와 카카오모빌리티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분 10%대 매각을 통한 2대주주로의 전환 등을 검토중이나, 현재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재공시했습니다.
-남궁훈 카카오 대표가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관련한 발언을 했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관련 발언이라는 말이 무색할 정도입니다. 남 대표는 지난달 22일 '디지털 플랫폼 업계 간담회'에서 "(카카오모빌리티 매각 관련)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침묵을 유지했습니다. 류긍선 카카오모빌리티 대표도 사내 공지, 간담회를 통해 매각 검토 사실을 인정했을 뿐, 언급 자체를 꺼리고 있습니다.
이에 크루유니언은 지난달 낸 성명문에서 "정확한 매각 이유를 밝히지 않고, 지금까지 매각 논의 과정과 매각 추진 의사를 전하지 않은 채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하는 건 무책임하고 형식적"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인수 후보가 사모펀드라는 점도 크루들의 불안을 조성할 만한 요인이죠?
-맞습니다. 회사 성장세를 키우기보다 단기 수익에만 매달리는 과정에서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염려 때문이죠. 핵심 인재가 대거 이탈할지도 모른다는 걱정도 커지고 있습니다.
크루유니언 역시 "사모펀드로의 매각은 통상 사업의 정리 수순으로 이어지는 만큼 30만 노동자의 고용 불안 문제도 야기될 것으로 보인다. 단체교섭을 요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그렇군요. 대주주인 카카오가 모빌리티 크루들의 반응을 살피고 소통을 하는 게 중요해 보이는데요. 카카오모빌리티의 행보를 지켜봐야겠습니다.
◆ 불법 투자에 횡령까지…바람 잘 날 없는 메리츠자산운용
-금융권 소식도 볼까요. 메리츠자산운용에서는 또 잡음이 일어났습니다. 앞서 불법 투자 의혹을 받은 존 리 대표가 사임하면서 큰 이슈가 됐죠.
-네,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달 28일 존 리 대표의 사표를 수리했습니다. 존 리 대표의 사임 이유에 대해서는 '일신상의 사유'라고 밝혔는데요. 사실상 차명 투자에 대한 금융당국의 조사가 시작되는 등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불명예 퇴진이었습니다. 존 리 전 대표는 지난 2016년 지인이 설립한 부동산 관련 온라인투자연계금융(P2P) 업체인 P사에 부인 명의로 지분을 투자한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2014년 취임 이후 8년째 메리츠자산운용을 이끌어온 존 리 전 대표의 당초 임기는 2023년 3월까지였다죠. 아직 9개월가량 임기가 남아있는데, 차명 투자 의혹을 겨냥한 검사가 계속되면서 심리적 압박이 상당한 모양이네요.
-'존봉준(존 리와 전봉준의 합성어)'이라 불리며 '동학 개미 운동'의 선봉장으로 이름을 날린 그의 말로는 꽤 충격이었죠. 투자자들의 실망도 이만저만이 아니었고요. 여기에 직원의 횡령까지 불거지다니 가히 놀라운 상황입니다.
-이번 횡령 사건은 어떻게 알려지게 됐나요? 횡령 규모도 궁금합니다.
-메리츠자산운용은 최근 자체 감사에서 직원 A씨가 고객 자금을 무단으로 입·출금한 정황을 포착했습니다. A씨는 오전에 회사계좌에서 개인 계좌로 출금하고 오후에 다시 회사계좌로 입금하는 방식으로 지난 3월18일부터 6월14일 사이 총 엿새간 7억2000만 원을 횡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메리츠자산운용 측은 지난달 29일 A씨를 즉시 면직한 데 이어 이달 6일 검찰에 해당 사실을 고발했고, 금융감독원에 횡령 발생 사실을 알렸습니다.
-실질적 피해가 큰가요?
-직원이 6일 동안 돈을 무단 인출한 것은 맞으나 당일 내 인출 금액을 메꿔놓았기 때문에 회사 피해는 없었다는 게 메리츠자산운용 측의 설명입니다.
-돈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걸 보면 해당 직원이 투자는 성공했나 보네요? 개인 계좌를 살펴봐야 할 것 같은데요. 수익이 그대로 있을 듯한데요.
-메리츠자산운용의 자체 조사가 끝난 이후 금융당국의 종합검사가 이뤄질 텐데, 그 과정에서 수익 환수 등이 이뤄지지 않을까 싶네요.
-우리은행, KB저축은행, 새마을금고, 지역농협, 신한은행 등 직원이 회삿돈을 빼돌린 사례가 올해만 해도 벌써 여러 차례군요. 회사 차원에서 내부통제를 더욱더 강화해 금융사고를 예방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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