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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빌리티 매각에 구글 기싸움…남궁훈 카카오 대표 리더십 '시험대'

  • 경제 | 2022-07-08 16:35

취임 100일 지났는데 과제 산적…주가도 '흔들'

카카오를 둘러싼 이슈가 끊이질 않으면서 남궁훈 카카오 대표(사진)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를 둘러싼 이슈가 끊이질 않으면서 남궁훈 카카오 대표(사진)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카카오 제공

[더팩트|한예주 기자] 남궁훈 카카오 대표의 리더십이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카카오모빌리티 매각부터 인앱결제를 막은 구글과의 전면전 등 이슈가 끊이질 않고 있어서다. 신뢰 회복과 체질 개선 작업에 힘을 써야 하는 '위기의 카카오'에 구원투수로 등판한 남궁 대표가 산적한 과제를 해결해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7일) 남궁 대표는 취임 100일을 맞았다.

메타버스 등 신사업을 개척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 확대를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일 적임자로 낙점된 남궁 대표지만, 취임 초기부터 큰 부담을 떠안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앞서 기존 카카오 대표 내정자였던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가 주식 대량 매도 논란으로 물러났기 때문이다. 공동대표로 연임할 예정이던 여민수 대표도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카카오의 실추된 신뢰도 및 기업가치를 회복해야 한다는 남궁 대표의 부담도 어느 때보다 컸다. 새로운 근무 가이드라인을 두고 소통 문제가 불거지기도 했다.

최근엔 카카오모빌리티 매각설이 불거지며 조직 내부 분위기가 또다시 어수선하다.

카카오는 최근 카카오모빌리티 지분을 국내 최대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에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설이 논란이 되자 카카오는 지난 15일 공시를 통해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나 확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카카오그룹 주요 계열사는 총 13곳으로, 지분 매각이 검토된 곳은 카카카오모빌리티가 처음이다. 카카오 안팎에선 매각 사례가 다른 계열사로 퍼질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남궁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며 카카오모빌리티 내 분위기는 더욱 극으로 치닫는 중이다. 남궁 대표는 최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 관련 "이야기가 잘못 나가면 안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매각설 자체를 부인하지 않은 발언이 된 것이다.

카카오 노동조합은 사옥 앞 피켓 시위, 기자회견, 단체교섭 등을 통해 카모의 사모펀드 매각 반대를 위한 단체행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서승욱 카카오노조 지회장은 "(지분 변경도) 경영권을 넘긴다는 것이기 때문에 노조 의견은 변함이 없다. 카모·카카오가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전 공동체 임직원들과 힘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신뢰 회복과 체질 개선 작업에 힘을 써야 하는데 이어 주가 회복 역시 신경써야 한다. /카카오 제공
카카오는 신뢰 회복과 체질 개선 작업에 힘을 써야 하는데 이어 주가 회복 역시 신경써야 한다. /카카오 제공

이런 가운데 카카오는 구글과도 신경전을 벌이고 있어 남궁 대표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앞서 구글은 카카오가 자사 인앱결제(앱 내부에서 결제를 진행하는 방식) 정책을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카카오톡의 업데이트를 금지한 바 있다. 이에 카카오는 지난 1일부터 아웃링크 설치파일(APK)을 제공하는 방법으로 대응해 충돌이 이어졌다.

구글과 카카오 관계자는 방송통신위원회 주선 회동을 통해 인앱결제 정책에 대해 원만한 합의를 하기로 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양사가 상호 협조해 현재 상황을 원만히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갑자기 입장을 선회한 것은 구글과의 갈등을 표면화해 문제를 제기하는 데는 성공했고 아웃링크를 더 유지해봐야 더 얻을 것이 없다고 판단한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악의 경우 앱마켓 내 앱 삭제 조치가 이뤄질 수 있는 만큼 협조적 자세를 취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갈등 소지는 여전하다. 이번 회동에서 양사는 서로의 입장차만 확인했을뿐 해결방안은 내놓지 못해서다.

현재 방통위는 인앱결제 강제 금지법 관련 실태점검을 진행 중이지만, 이미 대다수의 앱은 인앱결제 정책을 따르고 있어 마땅한 피해사례가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카카오톡이 앱 심사 거절이라는 실제 피해를 받게 되면서 방통위가 법적 위반 여부를 따져 볼 수 있는 사례를 얻게 된 셈이다.

복잡한 내부 사정이 안좋은 대외 경제여건과 맞물려 카카오의 주가도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고 있다. 되레 연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하며 바닥을 치고 있다. 지난 4일 장중 한 때 카카오는 6만6200원으로 하락해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7월 1일 기록했던 52주 신고가(16만5500원)와 비교하면 약 60% 줄어든 것이다.

남궁 대표는 내정자 시절 카카오 주가가 15만 원이 될 때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밝힌 바 있다. 책임경영 의지를 강하게 밝힌 것이지만 최근 주가를 보면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도 카카오의 주가 전망을 부정적으로 전망하고 있다. NH투자증권은 최근 카카오 목표주가를 기존 14만 원에서 11만 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민감한 광고와 커머스 사업에 대한 우려도 나타나고 있고, 카카오모빌리티 매각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가능성 등도 주가의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카카오의 목표주가는 12만 원에서 10만 원으로 낮췄다.

오 연구원은 "경기 부진으로 광고와 커머스 매출 증가율이 둔화해 2분기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8.7% 증가에 그쳐 시장 전망치를 11.6% 하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어 "카카오는 카카오모빌리티 지분 매각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수익권으로 접어든 차기 성장 동력의 한 축이 사라지는 만큼 장기 성장성 약화가 우려되며, 대체할 신규 비즈니스를 제시해야 한다"고 전망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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