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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도 긴급 전략회의…주요 그룹, 복합 위기 속 '해법 찾기' 본격화

  • 경제 | 2022-06-22 00:00

임원 240명 집결…삼성전자,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 돌입

삼성전자가 경영진, 해외법인장 등 국내외 주요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2022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선화 기자
삼성전자가 경영진, 해외법인장 등 국내외 주요 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 전략을 논의하는 '2022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시작했다. 사진은 지난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선화 기자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삼성전자가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 일정에 돌입하면서 글로벌 복합 위기 상황에 대응하려는 국내 주요 그룹의 해법 찾기 움직임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주요 그룹들은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 공급망 충격, 금융 시장 불안 등 대내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일제히 긴급 회의를 준비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21일)부터 '2022 상반기 글로벌 전략협의회'에 돌입했다. 경영진과 해외법인장 등 240여 명의 주요 임원이 한자리에 모여 사업 전략과 위기 대응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이다. 먼저 한종희 부회장이 이끄는 DX(디바이스 경험) 부문이 오는 23일까지 협의회를 진행한다. 이어 경계현 사장이 이끄는 DS(디바이스 솔루션) 부문이 27~29일 회의를 연다.

삼성전자가 상반기 전략회의를 개최하는 건 4년 만이다. 당초 상·하반기 열었던 회의를 2019년 연간 1회(12월)로 간소화했고,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했던 지난 2년간 온라인으로 회의를 개최했다가 다시 상반기 회의를 부활시킨 셈이다. 이는 대내외 경영 환경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사업 부문별 전략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는 위기의식에 따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에 퍼펙트스톰(총체적 복합 위기)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웠다고 진단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급망 붕괴, 글로벌 긴축으로 인한 경제 위축 등 경영 환경이 급속도로 나빠지고 있어 철저한 대비 태세를 갖춰야 한다는 게 재계 안팎의 공감대다.

삼성전자의 최근 행보에도 다급함이 엿보인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 18일 유럽 출장을 마치고 돌아와 글로벌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에 대해 우려를 표하는 동시에 '초격차 기술'에 대한 절실함을 드러냈다. 그는 "한국에선 못 느꼈는데, 유럽에 가니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훨씬 더 느껴졌다. 시장의 여러 가지 혼동과 변화, 불확실성이 많은 상황"이라며 "아무리 생각해봐도 첫 번째, 두 번째, 세 번째도 기술 같다. 좋은 사람을 데려오고, 조직이 예측할 수 있는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유연한 문화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열린 '2022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17일 열린 '2022 확대경영회의'에서 마무리 발언을 하고 있다. /SK그룹 제공

삼성전자는 글로벌 전략협의회 개최 하루 전인 지난 20일 경기 용인 삼성인력개발원에서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 주재로 사장단 25명이 참석하는 긴급 회의를 개최하기도 했다. 사장단 회의는 오전 7시부터 오후 3시까지 8시간 넘게 진행됐다. 한종희 부회장과 경계현 사장은 "국제 정세와 산업 환경,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고 있다"며 "장기적인 안목으로 변화의 흐름을 읽고, 특히 새로운 먹거리를 잘 준비해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전략협의회에는 공급망 관리 혁신, 재고 건전화, 전사적 자원 효율적 운영 방안 등이 공통 의제로 올라온 것으로 알려졌다. 첫날에는 TV·가전·모바일을 아우르는 DX 부문의 통합 시너지 극대화 방안과 함께 프리미엄 판매 확대 등 하반기 실적을 지키기 위한 전략이 논의된 것으로 관측된다. 오는 27일 DS 부문 회의에서는 파운드리 수주 확대, 국내외 투자 현황 등이 집중 논의될 전망이다.

재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전략협의회 일정에 돌입함에 따라 복합 위기 속 주요 그룹의 해법 찾기 움직임이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다른 그룹들 역시 비상 경영 체제 아래 돌파구 마련을 화두로 새판 짜기에 돌입한 상태다.

현대차그룹은 다음 달 글로벌 권역본부장 회의를 연다. 글로벌 시장 상황이 급변하는 것과 관련해 새로운 영업 전략이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도 다음 달 신동빈 회장 주재로 하반기 전략 방향성을 모색하는 밸류 크리에이션 미팅(VCM, 옛 사장단 회의)을 열 예정이다. 지난해의 경우 7월 1일 개최된 바 있다. LG그룹은 이미 지난달 30일부터 구광모 회장 주재 전략보고회를 열고 있다. 이달 말까지 이어지는 전략보고회에서는 계열사별로 위기 대응과 고객 가치 중심 경영에 대한 전략 재점검이 이뤄지고 있다.

SK그룹은 지난 17일 주요 경영진이 모두 참석하는 '2022 확대경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최태원 회장은 공급망 차질, 금융 시장 불안 등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영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며 '실질적 변화'를 주문했다. 그는 "현재 사업 모델에 국한해 기업 가치를 분석하면 제자리걸음만 하는 함정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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