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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F비즈토크<하>] '혁신' 내세웠다 된서리…카카오 부랴부랴 근무제 수정

  • 경제 | 2022-06-12 00:03

수익성 악화에…6년 만에 재매각 추진되는 한국맥도날드

카카오가 야심차게 선보인 '메타버스 근무제'가 여러 논란 끝에 수정됐다. 카카오 로고./더팩트 DB
카카오가 야심차게 선보인 '메타버스 근무제'가 여러 논란 끝에 수정됐다. 카카오 로고./더팩트 DB

☞<상>편에 이어

[더팩트|정리=정소양 기자]

◆ 코로나로 눈 높아진 직원들에…'메타버스 근무' 백기 든 카카오

-IT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카카오가 야심 차게 선보인 '메타버스 근무제'가 여러 논란 끝에 수정됐다죠?

-맞습니다. 직원들의 상시 음성채팅 연결을 조건으로 전면 원격 근무를 도입하려 한 카카오가 직원 반발에 결국 무릎을 꿇고 근무제도를 대폭 손보기로 했습니다.

카카오는 지난 8일 사내 공지를 통해 음성채팅 연결과 주 1회 대면 회의를 '의무'에서 '권장'으로 바꿨는데요. 또 집중근무 시간도 한 시간 단축하고, 격주로 금요일에 쉬는 '놀금(노는 금요일)' 제도 도입까지 검토하고 나섰습니다.

-당초 제시한 근무제는 어떤 방식이었나요?

-카카오는 지난달 30일 '메타버스 근무제'라는 새 근무 방식을 발표했는데요. 사무실로 출근하는 대신, 장소와 상관없이 온라인으로 동료들과 연결해 업무를 하는 게 골자였습니다.

근무는 어디서 해도 상관 없지만 음성채팅 프로그램에 상시 연결돼 있어야 하고, 팀마다 필수로 주 1회 대면 회의를 하도록 했습니다. 또 오후 1시부터 5시까지는 무조건 근무해야 하는 집중근무시간도 지정했습니다. 카카오 그룹의 컨트롤타워인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에 설치한 태스크포스(TF)가 만든 안이었죠.

-다른 기업과 비교했을 때 굉장히 진일보한 방식인 것 같은데요?

-그렇습니다. IT 업계 추세가 전원 출근하거나 최소 주 3회 출근으로 넘어가고 있는 가운데 전면 원격근무는 그야말로 발상의 '혁신'이라는 평가를 받을 만했죠.

-그럼에도 '선택'과 '소통'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뒤따랐죠?

-네. 음성채널을 이용하려면 8시간 동안 스피커를 켜놓거나 골전도 이어폰을 착용하고 있어야 한다는 지적과 코어 타임 탓에 기존 유연근무제가 사실상 폐지됐다는 따가운 비판이 나온 것이죠. 일부는 직원들을 '5분 대기조'에 비유했습니다.

-경쟁사인 네이버의 사례와도 비교되고 있다고요.

-맞습니다. 네이버가 별다른 진통 없이 '주 3회 출근'과 '전면 재택'을 병행하는 방안을 도입한 것은 전 직원 대상으로 두 차례 선호 근무제를 미리 조사했기 때문인데 카카오가 이를 간과했다는 것이죠.

일각에서는 이미 업무 성과로 직원을 평가하는 체계를 만든 만큼 지나친 통제는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군요. 카카오 사태로만 봐도 코로나 2년간 재택근무를 하면서 근무 환경에 대한 눈높이가 한층 높아진 직원들과, 비대면 특수가 사라져 가는 상황에서 업무 생산성을 높이려는 경영진 간 줄다리기가 계속될 것으로 보이네요.

맥도날드 미국 본사가 한국맥도날드를 매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더팩트 DB
맥도날드 미국 본사가 한국맥도날드를 매각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더팩트 DB

◆ '3년째 적자' 맥도날드, 또 매물로…이번에는 팔릴까

-이번에는 유통업계 소식을 들어보겠습니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가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추진한다면서요.

-미국 맥도날드 본사는 미래에셋증권을 매각자문사로 선정하고 사모펀드(PEF) 운용사를 중심으로 수요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현재 한국맥도날드는 미국 본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형태입니다.

-미국 본사가 매각을 시도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맞습니다. 미국 본사는 2016년에도 한국맥도날드 매각을 시도했는데요. 수익성이 악화하자 본사가 직영하는 대신 프랜차이즈 형태의 가맹사업으로 전환하겠다는 목적이었습니다. 당시 매일유업·칼라일 컨소시엄이 유력 후보자로 언급됐고 지분 매각을 포함한 사업권 양도를 추진했으나 최종 협상에서 조건이 맞지 않아 결국 무산됐습니다.

-6년 만에 또 매각에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패스트푸드 업계는 한국 시장에서 맥도날드의 수익성이 좋지 않고, 앞으로도 이 같은 상황이 개선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매각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조사회사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한국 햄버거 시장 규모는 2015년 2조3038억 원에서 2020년 2조9636억 원으로 커졌지만 버거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면서 맥도날드의 입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입니다. 저가 버거 브랜드가 시장에 새로 나오거나 10만 원 이상의 고가 수제버거 브랜드가 국내에 진출하는 등 국내 버거 시장이 빠르게 변하고 있거든요. 이런 상황에서 맥도날드는 다른 브랜드에 비해 저렴하지도 않고 차별성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경쟁력이 더욱더 약화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국맥도날드 매출은 지난해 8679억 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2020년(483억 원 적자)에 이어 278억 원을 기록했습니다. 심지어 영업적자는 연속 3년째 계속되고 있는데요. 누적 순손실은 1821억 원 수준입니다. 3년 연속 적자 등 부정적인 이슈가 지속하자 재매각을 시도한 것으로 보입니다.

-매각가는 어느 정도일까요?

-우선, 2016년 당시 투자은행(IB)업계는 한국맥도날드의 매각가를 5000억 원 안팎으로 예상했는데요. 수익성은 악화했지만 6년 전보다 매출 규모가 늘어난 만큼 매각 규모도 커졌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옵니다. 또한, 미국 본사가 적은 금액에는 매각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2016년 당시에도 업계는 인수가로 3000억 원대를 희망했지만 맥도날드 미국 본사 측이 몸값을 낮추길 원하지 않았고, 이 탓에 협상이 결렬됐습니다.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영업적자가 계속되는 등 6년 전과는 상황이 달라졌는데요. 이번에는 미국 본사도 현실과 타협하지 않을까요. 한국맥도날드를 가맹 형태로 전환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js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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