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데믹·기대작 흥행 등에 영화산업 전망 밝아…공매도 제한은 긍정 요인
한국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이른바 K-콘텐츠가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다. 세계인의 환호를 이끌어 내고 있는 방탄소년단(BTS)이 한류 콘텐츠의 대표 아이콘으로 우뚝 선 가운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의 신한류 콘텐츠가 세계 시장의 자본을 움직이고 있다. 아이돌 그룹과 영화, 그리고 드라마까지 다각화 된 한류 콘텐츠 산업은 국내는 물론 해외 주식시장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더팩트>는 세계화된 국내 엔터테인먼트 산업 이면의 비즈니스를 다각도로 분석하는 '엔터Biz'를 통해 집중분석한다. <편집자 주>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CJ CGV(이하 CGV)가 코스피200에서 제외됐다. 2017년 6월 처음으로 코스피200에 편입된 후 5년 만이다. 투자자들은 팬데믹 여파로 오랜 침체기를 겪던 CGV가 최근 반전을 맞은 영화업종 분위기에 따라 반등할 것으로 전망했으나, 이번 결과가 향후 주가에 악재일 지 호재일 지 주목하고 있다.
코스피200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된 보통주 중 시장과 산업 대표성, 유동성 등을 기준으로 선정한 상위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지수로, 주로 ETF나 인덱스 펀드, 기초지수 등으로 활용된다.
바구니에는 삼성전자를 필두로 LG에너지솔루션, SK하이닉스 등 시가총액이 높은 우량주들이 대부분 포함돼 있다. 이에 코스피200에 포함된 종목들은 우량하다는 평가가 투자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하게 입증된 것은 물론, 지수 구성 종목에 신규로 편입하게 된 종목들 역시 대규모 패시브 자금의 유입을 기대하게 하는 요인으로 분석된다.
반면 코스피200에서 편출된 종목은 주가나 자금 유출이 예상된다. 한국거래소는 연 2회(6월, 12월) 정기변경 등을 통해 코스피200에 포함되는 종목을 변경하지만 이 때 판단되는 기준에 미달되는 종목들은 제외되고 성장세를 보이는 종목들이 그 자리를 채우기 때문에 기관이나 외국인 등이 외면할 수 있어서다.
이에 CGV 역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CGV는 한국거래소가 10일 SK디스커버리, 넥센타이어, SNT모티브, 쿠쿠홀딩스, 부광약품, 영진약품과 함께 코스피200에서 퇴출된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CGV의 이번 코스피200 편출 배경으로는 코로나19 여파로 오랜 침체기를 겪은 극장업 부진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2020년부터 3년 째 적자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CGV는 올해 1분기 역시 549억 원의 영업 적자를 냈다. 전년 동기(628억 원 적자) 대비 적자 폭을 줄였으나, 오랜 기간 이어온 적자 경영의 늪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다만 2분기 들어 분위기는 반전되고 있다. 상영관 내 취식 금지, 극장 영업시간 제한 등 오랜 기간 극장 관객들의 발길을 끊기게 했던 사회적 거리두기가 4월부터 전면 해제됐고, 1000만 관객을 눈 앞에 둔 '범죄도시2'(5월18일 개봉)의 최근 놀라운 흥행 등이 극장가에 다시 활기를 불러일으키면서 향후 턴어라운드에 대한 기대감이 높기 때문이다.
또한 '쥬라기월드' '탑건: 매버릭' '토르: 러브앤썬더' 등 할리우드 대작들의 잇따른 개봉 예고도 국내 상영관 점유율 1위 CGV를 미소짓게 하고 있다. 아울러 같은 CJ그룹 계열사 CJ ENM이 배급을 맡은 '브로커'와 '헤어질 결심'이 이번 칸 영화제에서 각각 남우주연상(송강호)과 감독상(박찬욱)을 배출한 영화가 되면서 이들이 모두 국내 스크린에 걸릴 6~7월은 여느때보다 CGV의 실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시기로 전망되고 있다.
CGV 측 역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허민회 CGV 대표는 지난 달 13일 올해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코로나 사태에서 벗어나 일상이 회복되고 있어 극장가 또한 조금씩 활력을 되찾아가고 있다"며 "할리우드 대작 및 로컬 콘텐츠 기대작 개봉에 힘입어 2분기에는 실적이 턴어라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CGV의 이번 코스피200 편출이 투자자들에게는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일부 주주들 사이에서 '코스피200에 편입되면 공매도가 가능해지면서 오히려 주가가 떨어진다'는 말이 있는 것처럼, 편출 종목들은 공매도 압박에서 벗어나 오히려 주가가 오른 경우가 있어서다. 실제로 2021년 12월에는 코스피200에서 편출된 종목 중 7개 중 5곳이 상승했으며, 당시 상승 종목 중 하나였던 삼양식품은 편출 직후 주가가 10% 넘게 뛰기도 했다.
여기에 CGV가 지난 3년 간 적자 경영을 이어온 기저효과로 올해 실적이 개선될 확률이 높다는 점도 이번 편출을 호재로 보는 시각에 힘을 더한다. 코스피200 편출을 통해 기관이나 외국인의 관심도 하락과 공매도 제한 등으로 거래량이 대폭 줄어들 수 있으나, 향후 사업 전망이 밝은 종목으로 분류되면서 실적과 주가가 동시에 오르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는 해석에서다.
이에 CGV는 오랜 적자 경영에도 최근 4000억 원 규모(채무상환 1600억 원, 운영자금 조달 2400억 원)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는 과감한 행보를 보이면서 자신감을 보이는 모양새다. CGV 주가는 회사가 전환사채 발행을 발표한 지난달 31일부터 3거래일 연속 하락하기도 했으나, 이후 이틀만에 하락 분을 메웠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CGV는 올초 리오프닝과 엔데믹 수혜를 입을 영화주로 꼽히면서 이미 3개월 대비 주가가 10% 가량 오른데다가 코스피200 편출 이슈까지 더해져 개인이나 세력 등의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도 "다만 주주들이 신뢰를 가지고 투자할 수 있는 기준이 될 코스피200에서 제외된 것은 장기적으로 좋다고 낙관하기 어렵다. 산업전망에 따른 기대감이 주가에 선반영 돼있어 편출 이후 주가 역시 오르더라도 드라마틱한 상승은 어려울 수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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