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관광 수요 확대 전망…동남아 중심으로 단체관광 증가 추세
[더팩트│최수진 기자] 글로벌 시장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엔데믹 기대감과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등으로 단체관광이 재개되면서 면세업계에 훈풍이 불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단체관광 수요가 더욱 회복될 가능성이 커지자 코로나19 이후 2년 만에 분위기가 되살아날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이전 수요를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만큼 이 같은 상황이 실적으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단체관광객 중요해" 면세3사, 업황 회복에 총력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롯데, 신라, 신세계 등 면세기업들이 단체관광을 재개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 7일 명동본점에서 말레이시아 인센티브 단체관광객 150여 명을 맞았다. 그간 소규모 그룹으로 한국을 방문한 동남아 관광객은 있었으나 100명 이상의 대규모 인센티브 단체가 방문한 것은 2020년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이다.
인센티브 관광은 기업이 우수한 성과를 낸 임직원들에게 포상의 성격으로 제공하는 관광 프로그램으로 개인 부담이 적어 쇼핑 관련 지출이 더 큰 것이 특징이다.
앞서 6일 오후엔 태국인 단체관광객 170여 명이 롯데면세점 제주점을 방문해 면세쇼핑을 즐겼다. 동남아 고객들이 선호하는 설화수, 후 등 인기 화장품을 비롯하여 MLB 등 패션아이템을 주로 구매했다.
신라면세점 역시 이달 초 베트남 여행 관광객 22명과 필리핀 여행사 대표단 11명 등을 맞았다. 특히 이번에 신라면세점에 방문한 필리핀 여행사 대표단은 한국 관광상품을 개발하고 필리핀 관광객을 한국에 송객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더욱 의미가 크다. 롯데면세점에 방문한 태국 관광객 170명은 신라면세점도 방문해 면세쇼핑 시간을 가졌다.
신세계면세점은 지난달 명동점에서 베트남 의료기기 생산업체 인센티브 관광객 약 30여 명과 태국 인센티브 관광객 20여 명을 맞았다.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국내 면세점을 찾은 첫 인센티브 관광객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단체관광의 의미는 크다"라며 "업계가 회복되고 있다는 바로미터라고 생각하면 된다. 특히, 이들은 휴가 차원에서 오는 고객들이라 소비 여력이 있기에 비즈니스 고객보다 더 중요하다. 보통 단체 관광을 가면 여행업체에서 계획한 스케줄에 쇼핑 시간이 있지 않나. 그런 부분이 업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또 중요한 것은 평균적으로 단체 관광객이 개인 관광객보다 객단가(고객 1인당 소비액)가 높다는 점"이라며 "단체 관광 수요가 많아지면 실적에 도움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하반기 단체관광 일정도 계속 생기고 있어서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 기대감 커지는 하반기…수요 살아나도 '실적 개선'은 장기전
업계에서는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크게 완화되면서 하반기 동남아 국가들을 중심으로 한 단체 관광객 입국이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달부터 제주도 무사증(무비자) 입국제도가 허용돼 제주-방콕 국제선 항공편 운항이 재개돼 방콕 관광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정부지침에 따라 해외입국자의 격리의무가 해제되고, 국제선 항공편 또한 조기 정상화 조짐이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올해 인천공항 여객수요와 항공사 운항 수요조사 결과 등을 종합 고려해 국제선 복원 목표를 50%로 설정하고, 7월부터 국제선 정기편을 매월 주 300회씩 증편할 예정이다. 인천공항의 시간당 도착 항공편 수를 30대로 확대하고 지방공항 운영시간도 정상화한다. 방역 위험도가 높은 국가의 항공편 탑승률 제한 역시 폐지한다.
이에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현재 면세업계는 신라면세점을 제외하고 여전히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호텔롯데가 공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롯데면세점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2464억 원, 영업적자 753억 원을 기록했다.
신세계디에프(신세계면세점) 역시 올해 1분기 매출 8251억 원과 영업적자 21억 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신라면세점은 매출 1조944억 원과 영업이익 127억 원을 기록해 3사 가운데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지만 이마저도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수치다.
업계에서는 백신 접종률 상승에 따른 글로벌 여행이 점진적 재개돼 올해 2019년 개별 관광객의 3분의 1 수준까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개별 관광객 회복으로 다이공(중국 보따리상) 의존도를 줄일 수 있고, 이를 통해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여전히 코로나19 수준으로 관광 수요가 회복되지 않아 단기간에 실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관측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은 엔데믹 국면에서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사업"이라며 "항공업계 국제여객 수요 강세로 미루어 보아 내국인의 해외 여행 수요는 빠르게 회복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중국 관광객의 한국 입국이 코로나19 이전처럼 회복되지 않았고, 올해 연간으로도 호실적을 기대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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