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7억 원 비자금 조성 혐의로 신풍제약 임원 검찰 송치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신풍제약을 둘러싼 비자금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도덕성에 치명타를 입게 됐다. 앞서 신풍제약 최대주주의 블록딜 논란으로 신뢰가 바닥에 가운데 이번 비자금 사건으로 기업 윤리에 심각한 문제점을 노출했다.
경찰은 2016년 사망한 신풍제약 창업주 장용택 전 회장 등이 공모해 비자금을 조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횡령 혐의로 신풍제약 A 전무 등을 기소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경찰은 장용택 전 회장과 A 전무, 원료 납품업체 대표 B 씨 등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의약품 원료 납품 단가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비자금 조성을 공모한 것으로 확인했다.
A 전무의 지시로 B 씨가 단가를 부풀려 세금계산서를 발행하면 신풍제약은 실제 단가에서 해당하는 대금만 지급하고 부풀린 금액은 비자금으로 빼돌렸다.
신풍제약의 비자금 규모는 250억 원으로 알려졌지만 경찰 조사 결과 57억 원으로 확인됐다. 다만 장용택 전 회장이 사망함에 따라 A 전무만 검찰에 넘겨졌다.
신풍제약은 지난 23일 비자금 조성 혐의에 대해 "지난해 11월 경찰의 압수수색이 진행됐다"며 "조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으며 현재까지 확정된 사실은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비자금 조성이라는 비위 사실이 확인됨에 따라 비난의 화살이 쏠리고 있다.
앞서 신풍제약은 대주주의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도) 논란으로 투자자들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지난 2020년 9월 신풍제약은 자사주 128만 9550주를 2154억 원에 블록딜로 매각했고 지난해 4월에는 지주사 송암사도 200만 주(1680억 원)를 현금화했다.
블록딜은 매수자를 미리 정하고 장이 끝난 후 지분을 넘기는 거래 방식이다. 특히 자사주 매각은 주가가 고점이라고 해석할 수 있어 주가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신풍제약의 주가는 2020년 초 6000원대였지만 말라리아 치료제 피라맥스를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한다는 소식으로 가파르게 상승했다. 같은 해 9월 21만 원까지 치솟았으나 임상이 지연되면서 주가는 추락했고 현재 2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피라맥스는 지금까지 코로나19 치료제로 개발 중이지만 글로벌 바이오기업들의 백신과 치료제가 시장에 안착하고 있어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바이오 기업은 신약 개발에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며 "자본 시장에서 신뢰를 잃으면 자금 수혈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말했다.
jangb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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