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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1000억→1조 원' 제일건설, '벌떼 입찰' 논란 해소할까

  • 경제 | 2022-05-14 00:00

시공능력평가 56위→24위…수도권 세 확장 뚜렷

제일건설이 10년 사이 매출을 17배 끌어올리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일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제일건설이 10년 사이 매출을 17배 끌어올리며 괄목할만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제일건설 홈페이지 갈무리

[더팩트|이민주 기자] 아파트 '제일풍경채'를 공급하는 제일건설의 외연 확장세가 뚜렷하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수도권으로 세를 확장하면서 10년새 매출 규모를 10배 이상 키우는 데 성공한 제일건설이 최근 불거진 '벌떼 입찰' 논란을 딛고 건설 업계 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린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제일건설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8302억 원으로 전년 대비 60.1% 신장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552억 원으로 8.7% 늘어났다.

제일건설 매출액은 지난 2016년 처음으로 1조 원을 돌파했으며, 매출이 소폭 감소한 2019년을 제외하고 모두 1조 원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제일건설 매출은 △2017년 1조 1904억 원 △2018년 1조 원 △2019년 9710억 원 △2020년 1조1431억 원이다.

영업이익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제일건설 영업이익은 △2019년 1341억 원 △2020년 2347억 원 △2021년 2552억 원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은 17배, 영업이익은 41배 늘어났다. 제일건설 2012년 매출액은 1036억 원에서 지난해 1조8302억 원으로 1665%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61억 원에서 2552억 원으로 4030% 신장했다.

실적 개선에 맞춰 국토교통부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수직 상승했다. 제일건설 시공능력평가 순위는 지난해 24위로 지난 2016년(56위) 대비 32계단 상승했다.

이 기간 평가액은 2016년 4688억 원에서 지난해 1조6425억 원으로 뛰었다. 시공능력평가는 발주자가 적정한 건설업체를 선정할 수 있도록 건설공사 실적·경영상태·기술능력 및 신인도를 종합 평가해 매년 공시하는 제도다.

지방출신의 제일건설이 10년새 급성장한 배경으로는 '사업영역 확대'와 '주택사업 비중 상향'이 꼽힌다. 제일건설은 지난 1978년 유경열 회장이 설립한 제일주택건설에서 시작한 회사로 호남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해왔다.

제일건설은 올해 연천에서 '1호선 전곡역 제일풍경체 리버파크'를 분양하고 있다. 사진은 전곡역 제일풍경채 리버파크 투시도. /제일건설 제공
제일건설은 올해 연천에서 '1호선 전곡역 제일풍경체 리버파크'를 분양하고 있다. 사진은 전곡역 제일풍경채 리버파크 투시도. /제일건설 제공

2014년부터 수도권에 진출해 꾸준히 수도권 수주 비중을 늘려갔다. 2기 신도시 공공택지 수주도 급성장의 양분이 됐다. 성남 판교, 평택 고덕, 파주 운정, 화성 동탄 등을 주 무대로 삼고 이 지역에서 수천 가구를 공급했다. 고덕신도시 제일풍경채 2차 에듀, 파주 운정신도시 제일풍경채 2차 그랑베뉴 등이 대표적이다. 이외에도 성남 대장동 사업에서도 6개 블럭을 따내며 수천억 원대 분양이익을 냈다.

지난해에는 처음으로 경남 지역에 진출했으며 정부 공모 사업이나 지역 랜드마크 사업 수주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전문경영인인 박현만 대표이사 사장 체재로의 전환도 성장 발판이 됐다. 내부 출신의 박 대표는 지난 2017년 취임 이후 제일건설 매출을 1조 원 대로 끌어올렸다. 취임 후 5년간 꾸준히 실적을 개선하고 시공능력평가 순위도 높아졌다.

올해는 연천군 등 비규제 지역을 중심으로 제일풍경채를 공급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제일건설은 지난달 29일 '1호선 전곡역 제일풍경채 리버파크' 견본주택을 오픈하고 분양 절차를 시작했다. 규모는 지하 1층에서 지상 14층~최고 27층, 10개 동, 전용면적 65~220㎡, 총 845가구다. 수도권에서 몇 남지 않은 비규제 지역에 들어서는 아파트로 청약 조건이 까다롭지 않고 입주 시 '농어촌 특별 전형' 이점도 누릴 수 있다.

물론 해결해야 할 과제도 있다. 올해들어 고개를 든 '벌떼 입찰', '위장 계열사' 논란 등은 부담요인으로 꼽힌다. '벌떼 입찰'은 국토부 공공택지 공급 방식인 추첨제에 회사당 입찰 기회가 제한돼 있는 걸 회피하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여러 개 만들어 당첨 확률을 높이는 편법 행위를 말한다.

제일건설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 공공택지 입찰에서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페이퍼컴퍼니를 동원했다는 '벌떼 입찰' 의혹을 사고 있다. 제일건설 계열사인 세종화건설, 창암종합건설, 제이아이주택 등의 지난 2019년 매출액은 0원으로 택지를 낙찰받고 영업활동을 따로 하지 않는 대표적인 좀비기업(정부나 채권단의 지원을 받아 파산은 면했지만, 회생 가능성이 없는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제일건설을 둘러싸고 위장계열사, 벌떼 입찰 논란이 크게 일었던 만큼 올해 박 대표의 위기관리 능력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라며 "공시대상 기업집단 편입을 눈앞에 둔 만큼 일감몰아주기 문제를 해소하고 특수관계사를 정리해야 하는 등 해소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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