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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7돌' 허태수호 GS, 생존 위한 신사업 드라이브

  • 경제 | 2022-03-31 00:00

'허태수 체제' 3년 차 먹거리 발굴 주력…오너가 4세 활약도 기대

GS가 31일 창립 17주년을 맞았다. 그룹 차원의 별도 기념행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GS가 31일 창립 17주년을 맞았다. 그룹 차원의 별도 기념행사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더팩트 DB

[더팩트ㅣ이성락 기자] GS그룹이 창립 17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5년 LG그룹으로부터 계열 분리해 성장을 거듭해온 GS그룹은 올해로 취임 3년 차를 맞은 허태수 회장의 진두지휘 아래 급변하는 시장 환경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데 그 어느 때보다 주력하고 있다.

◆ 2005년 계열 분리 후 17년…알짜 기업 된 GS그룹

2005년 LG그룹에서 분리된 GS그룹은 3월 31일 경영 이념 선포식을 진행하고 이날을 창립기념일로 삼고 있다. 그룹은 그동안 별도 기념행사 없이 조용하게 창립기념일을 보냈다. 2015년 창립 10주년 당시에도 허창수 회장의 기념 메시지가 전부였다. GS그룹 관계자는 <더팩트> 취재진에 "올해도 예년과 다르지 않게 조용한 창립기념일을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GS그룹은 정유와 건설을 중심으로 성장한 기업이다. 출범 당시 매출 23조 원, 자산 18조 원에서 지난해 기준 각각 48조 원, 68조 원으로 외형이 커졌다. 15개 수준이던 계열사도 현재 80개로 늘었으며, 재계 순위는 8위다. 이처럼 GS그룹을 알짜 기업으로 성장시킨 인물은 허창수 회장(현 명예회장)으로, 그는 에너지와 유통 서비스, 건설 등 주력 사업의 확고한 경쟁력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GS그룹의 글로벌화 성공도 허창수 회장의 주요 업적으로 꼽힌다. 출범 첫해 7조 원 수준이었던 해외 매출은 재임 기간 동안 37조 원까지 5배 이상 확대됐다.

그러나 지난 2019년 말, 허창수 회장은 취임 15년 만에 총수 자리를 내놨다. 당시 재계에서는 기존의 위상을 유지하는 것을 넘어 제2의 도약을 이뤄내기 위해 변화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스스로 회장직에서 물러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주를 이뤘다. 이는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허창수 회장의 평소 지론과도 맥을 같이한다. 허창수 회장은 "지난 15년간 GS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안정적 기반을 다진 것으로 소임은 다했다"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 스타트업 협업 고삐 죄는 허태수호 "사업 생태계 확장"

새 사령탑은 허창수 회장의 막냇동생인 허태수 회장(당시 GS홈쇼핑 부회장)이 맡게 됐다. 이후 산업 환경 변화에 발맞춘 미래 사업 역량 강화가 핵심 과제로 꼽혔고, 실제로 지난 2년 동안 허태수 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신사업 확장을 시도 중이다.

허태수 회장의 공격적인 투자는 지난해부터 본격화했다. 국내 1위 보톡스 업체 휴젤 인수를 추진하며 의료 바이오 시장에 본격 진출했고, 이커머스의 경우 카카오모빌리티, 메쉬코리아 등에 투자했다. 쿠캣, 요기요, 펫프렌즈 인수도 이뤄졌다. 허태수 회장은 정유, 건설, 유통에 국한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겠다는 목표 아래 바이오, 이커머스, 모빌리티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배터리 등도 미래 성장 동력으로 낙점했다.

허창수(왼쪽) 회장에 이어 2020년 GS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허태수 회장은 사업 구조를 정유 등 전통적 분야에서 미래 사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GS 제공
허창수(왼쪽) 회장에 이어 2020년 GS그룹 회장으로 취임한 허태수 회장은 사업 구조를 정유 등 전통적 분야에서 미래 사업으로 전환해야 하는 숙제를 안고 있다. /GS 제공

특히 신사업 관련 스타트업과 적극적으로 손을 잡고 있다. 지난해에만 국내외 스타트업과 벤처캐피탈 등 약 60여 건에 달하는 전략적 투자 활동을 벌였다. 이를 놓고 허태수 회장은 "바이오와 뉴에너지, 퀵커머스와 같이 디지털과 친환경이 접목된 신사업 방향을 구체화했다"고 평가했다.

앞서 GS그룹은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투자법인 GS퓨처스를 설립했다. GS퓨처스는 지주사인 ㈜GS를 포함해 GS에너지, GS칼텍스, GS리테일, GS건설 등 총 10개 회사가 출자한 1억5500만 달러(약 1872억 원) 규모의 펀드를 운용하는 회사로, GS 계열사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디지털 분야, 친환경 신에너지 관련 유망 스타트업이나 벤처캐피탈을 발굴해 투자하는 것이 설립 목적이다. GS그룹은 올해 초 국내에서도 기업주도형벤처캐피탈 전문회사인 GS벤처스를 설립해 스타트업 투자 생태계를 본격 확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GS벤처스의 투자 대상은 바이오, 기후 변화 대응, 자원 순환, 신에너지 등 신성장 분야다.

'더 지에스 챌린지'의 탄생도 스타트업 투자를 미래 성장의 중요한 축으로 삼은 허태수 회장의 전략 방향성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다. '더 지에스 챌린지'는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GS와 협력할 스타트업을 발굴·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초부터 진행되고 있는 액셀러레이팅 프로그램이다.

허태수 회장은 올해 목표를 '사업 생태계 확장'으로 잡았다. 이는 신사업과 관련해 다양한 영역에서 경쟁력을 가진 기업들과의 교류 및 협력 관계를 더욱더 증진시켜 불확실성에서 비롯되는 위험과 기회에 적절히 대응하자는 의미를 담고 있다. 허태수 회장은 "변화가 빠르고 불확실성이 큰 시대에 미래 성장으로 나아가려면 다양한 비즈니스 파트너들과 협력하는 사업 생태계를 확장해야 하며, 혁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와 협력은 미래 성장을 위한 핵심 전략"이라고 말했다.

신성장 동력 발굴 외에도 기업의 '사회적 역할' 역시 범위와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GS그룹은 허태수 회장 취임 이후 ESG(환경·사회·지배구조)위원회와 친환경협의체를 출범시키는 등 ESG 경영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ESG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부터 친환경협의체 산하의 신사업분과를 독립시키고, ESG분과와 SHE분과를 결합해 ESG협의체로 격상한 것은 물론, 그룹 지주사인 ㈜GS는 지난 28일 서울 강남구 GS타워에서 열린 '제2차 ESG위원회'에서 환경, 인권, 지배구조 및 협력사 리스크 관리를 위한 ESG헌장 제정을 승인했다.

◆ 차기 총수 경쟁? 신사업 활약 기대되는 오너 4세

허태수 회장이 신사업 발굴과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상황에서 GS 오너가 4세들의 활약도 기대된다. 주목받는 인물은 지주사 미래 사업 팀장을 맡고 있는 허서홍 부사장으로, 그는 지난해 승진한 뒤 그룹 전반의 신사업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허창수 명예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도 신사업 부문 대표를 맡아 GS건설의 미래를 준비 중이다. 이외에도 최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되며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허세홍 GS칼텍스 대표이사 사장은 수소와 모빌리티 등으로 새롭게 사업 분야를 넓히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재계는 신사업 분야에서 나온 성과에 따라 차기 총수가 결정될 것으로 보고 있다. GS그룹은 승계 등 경영상 중요한 결정을 가족회의를 통해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GS 지분율은 허세홍 사장(2.37%), 허서홍 부사장(2.10%), 허윤홍 사장(0.53%) 순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사업에서 경영 능력을 보인 인물이 후계 경쟁에서 유리하지 않겠느냐. 추후 지분율 변동도 눈여겨볼 대목"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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