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지난해 11월 이어 0.25%포인트 인상
[더팩트│황원영 기자] 한국은행(한은)이 14일 기준금리를 연 1.25%로 끌어올렸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22개월 만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아갔다. 미국이 긴축 정책으로 방향을 선회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금리인상 가능성에도 무게가 실린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연 1.00%인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인상했다.
앞서 금통위는 지난해 11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제로 금리 시대를 끝냈다. 금통위가 2회 연속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07년 7월과 8월 이후 약 14년 만이다.
2020년 3월 16일 금통위는 코로나19 충격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0%포인트 낮추는 이른바 빅컷(1.25%→0.75%)을 단행했다. 5월 28일 추가 인하(0.75%→0.50%)를 통해 2개월 만에 금리를 0.75%포인트 내렸다.
이후 기준금리는 같은 해 7, 8, 10, 11월과 지난해 1, 2, 4, 5, 7월 아홉 차례나 동결됐다. 지난해 8월 15개월 만에 0.25%포인트 인상한 뒤 이날 22개월 만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이 같은 금리 인상은 석유·원자재 가격 상승, 공급병목 현상, 수요 회복에 따라 인플레이션(물가상승)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가계대출 증가, 자산 가격 상승 등 금융 불균형이 금리인상을 부추겼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작년 동월 대비)은 지난해 4월(2.3%)부터 9월 (2.5%)까지 6개월 연속 2%를 웃돌다가 10월(3.2%) 3%를 넘어섰다. 이후 11월(3.8%), 12월(3.7%) 등 3개월간 3%대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민간 신용(자금순환표상 가계·기업 부채 합) 비율은 219.9%로, 통계가 시작된 1975년 이후 가장 높았다. 가계부채(1천844조9000억 원)는 1년 새 9.7% 늘었다.
또,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통화 긴축 기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 당초 연준이 3월에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을 마치고 6월쯤 금리를 인상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으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의사록 공개 이후 조기 금리 인상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연준이 3월 테이퍼링 종료와 동시에 금리를 인상하고, 연간 인상 횟수가 4회 혹은 그 이상으로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달러 유출과 원화 가치 하락 등을 막기 위해 한은으로서는 금리 인상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이날 금통위 결정으로 미국 연준 기준금리(0.00∼0.25%)와 격차는 1.00∼1.25%포인트로 커졌다.
won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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