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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집 마련 꿈도 '와르르'…HDC현산, 붕괴 아파트 입주민 대책있나

  • 경제 | 2022-01-14 00:00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모양새다. /뉴시스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안이 커지는 모양새다. /뉴시스

예비 입주민들, 철거 후 재시공 등 요구…HDC현산, 말 아껴

[더팩트|이민주 기자] '붕괴 사고'가 발생한 광주 아이파크 아파트 입주민들의 불안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분위기다.

아직 정확한 붕괴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일각에서 HDC현대산업개발의 부실시공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예비 입주민들 사이에서는 계약 취소나 시공사 변경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광주 서구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화정 아이파크) 입주 일정은 지난 11일 발생한 외벽 붕괴 사고로 무기한 연기됐다.

경찰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쯤 이 아파트 201동 건물의 공사현장 23~38층 외벽이 붕괴됐다. 가장 먼저 건물 타설작업 진행 중이던 39층 옥상 콘크리트가 무너져 내렸고 아래층도 차례로 무너졌다.

이번 사고와 관련해 업계 일각에서는 부실공사 의혹도 제기된다. 건축공학과 교수 등 업계 전문가들은 이번 외벽 붕괴 사고가 부실시공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고 있으며, 업계 관계자들은 철근 부실, 철근 정착 불량 등을 원인으로 보고 있다.

사고가 발생한 화정 아이파크는 지난 2019년 5월 분양한 아파트로 오는 11월 입주를 앞두고 있었다. 규모는 지하 4층~지상 39층, 8개 동, 아파트 705가구, 오피스텔 142실의 847가구다.

일명 '아파트 1군' 건설사에서 발생한 믿기 힘든 사고에 입주민들의 불안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화정 아이파크 입주 예정자회 임원들은 전날(12일)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책 논의에 나섰고, 나머지 입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와 카카오톡 등 단체 채팅방에 모여 의견을 교환하고 있다.

예비 입주민들은 사고가 발생한 201동 전체를 철거하고 재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12일 현장에서 사과하는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와 임직원들 모습. /뉴시스
예비 입주민들은 사고가 발생한 201동 전체를 철거하고 재시공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진은 12일 현장에서 사과하는 유병규 HDC현대산업개발 대표와 임직원들 모습. /뉴시스

예비 입주민들 역시 이번 사고의 원인이 부실시공에 있다고 보고 단지 전체를 철거한 뒤 재시공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화정 아이파크 입주 예정자회는 관련 내용을 담은 공문을 시공사와 시행사에 보낼 예정이다. 전날(13일) 광주시 역시 해당 아파트와 관련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으면 철거 후 재시공하는 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예비 입주자 A 씨는 "무서워서 어떻게 들어가겠냐. 무너진 것이 201동이지만, 다른 동이라고 안전하게 지어졌는지 어떻게 아냐. 다 같은 하청에서 같은 공법으로 지어졌을 텐데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폭탄을 안고 사는 셈"이라며 "철거하고 다시 짓는 건 당연하고 마음 같아서는 시공사도 바꿨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입주자 B 씨 역시 "광주 학동 붕괴 사고가 일어난 지 7개월 만에 똑같은 인재가 일어났다. 결국은 하청에 하청을 주고 원가 절감한 것 때문 아니겠냐"며 "앞으로 내 가족이 살아야 하는 공간이다. 지금 보상이 문제가 아니라 안전한 곳에서 살고 싶다"고 설명했다.

건설업계에서도 철거 후 재시공해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사고가 완전히 수습되고 나서 안전진단을 거쳐 결정해야 한다"며 "이 정도 사고가 벌어진 이상 진단에서 문제가 없더라도 201동은 철거하고 다시 지어야 한다. 짓는 과정에서도 계속 안전진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시공과 별개로 주민들의 물질적·무형적 피해에 대한 보상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입주자들이 공사·입주 지연으로 인한 피해와 별개로 '집값 하락' 등 재산 침해를 겪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부 예비 입주민들은 분양가 환불이나 계약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회 임원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일부 예비 입주민들은 분양가 환불이나 계약 취소 등을 요구하고 있다. 입주 예정자회 임원들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뉴시스

화정 아이파크의 지난 2019년 분양 당시 경쟁률은 67.58대 1이었으며, 분양가는 3.3㎡당 1630여만 원으로 광주에서 손꼽히는 수준이었다. 인기 평형·타입 분양권에는 많게는 4억 원의 웃돈이 붙기도 했다.

이에 예비 입주민들은 HDC현대산업개발이 '입주지연 보상금'과 별도로 보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입주지연 보상금은 통상 계약금과 중도금 등 계약자가 지급한 금액에 지체 기간을 일 단위로 곱한 것에 연체료율(18% 수준)을 곱해 계산한다.

예비 입주자 C 씨는 "제 미래를 위해서 전 재산을 이 아파트에 쏟았다. 내 집 마련의 꿈에 부풀었는데 하루아침에 (아파트가) 애물단지가 됐다. 지금이라도 피(웃돈) 없이 넘겨야 하나 고민"이라며 "손해에 대한 위자료도 지급해야 한다"고 전했다.

한 공인중계사 대표는 "붕괴 사고가 있었던 아파트를 누가 좋아하겠냐. 일단 프리미엄(웃돈)은 빠진다고 봐야 된다"며 "(집값) 정상화가 아예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봤다.

분양가 환불, 계약 취소 후 청약통장 부활 등 요구하는 예비 입주자들도 있다. 전면 철거 후 재건축할 경우 입주까지 적게는 2~3년, 많게는 6년 이상이 걸릴 수 있기 때문이다. 사태 장기화 시 집단 소송 등 소송전이 불거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편 HDC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입주자 피해 보상 문제와 관련해 "지금은 실종자 신병 확보가 우선"이라며 말을 아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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