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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복소비 몰린다" 막 오른 백화점 '1조 시대'…'역기저' 큰산은 과제

  • 경제 | 2021-12-18 00:00
올해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화점 점포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1곳으로 추산된다. /더팩트 DB
올해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화점 점포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한 11곳으로 추산된다. /더팩트 DB

올해 백화점 1조 클럽 '11곳' 전망…전년比 2배 규모

[더팩트│최수진 기자] 백화점 업계의 '매출 1조 클럽' 규모가 확대되고 있다. 연매출 '1조 원'은 그간 객단가(1인당 구매금액)가 높은 일부 점포에서만 달성해온 기록이지만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가 늘어나면서 진입장벽이 낮아지는 추세다.

다만,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역기저 효과가 발생할 경우 다수 점포에서 매출이 급감할 가능성도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에 백화점 업계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 "명품관에서 돈 쓰자" 백화점 매출 급증…올해 1조 클럽 점포 '11곳'

18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연매출 1조 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상되는 백화점 점포는 11곳으로 추산된다. 이미 1조 원을 돌파한 10개 지점과 연내 돌파 예정인 1개 지점 등이다.

우선, 매출 1조 원을 넘긴 곳은 △갤러리아명품관 강남 △현대백화점 압구정본점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신세계백화점 대구점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등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기 직전이다. 업계에서는 연내 1조 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세계백화점 본점까지 매출 1조 원을 달성하게 되면 올해 백화점의 1조 클럽 규모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나게 된다. 지난해의 경우 △롯데백화점 본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현대백화점 판교점 등 총 5곳이 매출 1조 원을 넘긴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해외여행이 어려워지자 백화점에서 지갑을 더 여는 분위기"라며 "명품 판매가 백화점 전체 실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것도 사실이다. 국내보다 가격대가 낮은 현지 명품 브랜드를 구매하기 위해 해외여행을 가는 분들도 있는데, 이런 고객들이 여행 대신 백화점을 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 코로나19 이후에는 기존에 명품을 사용하지 않았던 고객들의 구매도 늘어나는 상황이다. 다양한 보복소비 요인들이 겹쳐 이런 결과가 나온 게 아닌가 싶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역기저 효과가 발생할 경우 수익성이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백화점 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샤넬 매장 모습. /더팩트 DB
코로나19 역기저 효과가 발생할 경우 수익성이 줄어들 가능성도 존재하는 만큼 백화점 업계가 포스트 코로나 대응에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사진은 서울 시내 한 백화점의 샤넬 매장 모습. /더팩트 DB

◆ 역기저 효과 우려 목소리 커져…포스트 코로나 대응 필요

2016년 당시 매출 1조 원을 넘긴 점포는 △롯데백화점 본점 △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롯데백화점 잠실점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 등 4곳이 유일했다. 이 규모는 5년 만인 올해 3배 가까이 늘어났다.

한 점포에서 매출 1조 원을 넘기는 것은 업계에서도 어려운 과제로 꼽힌다. 특히, 수도권 대비 인구가 적은 지방 점포의 경우 가능성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일 만큼 백화점의 1조 원 달성은 '꿈의 숫자'로 간주됐다. 실제 올해 매출 1조 원을 넘긴 10곳 가운데 수도권 점포(서울, 경기권)가 7곳으로, 여전히 지방 점포와의 매출 격차는 크다.

지방 점포의 성장도 두드러진다. 최근 지방 점포의 매출 규모는 확대되고 있으며, 심지어 1조 원 달성 속도는 더욱 빨라지고 있다.

지방 백화점 가운데 최초로 연매출 1조 원을 달성한 신세계백화점 센텀시티점은 2009년 오픈 이후 1조 원을 달성하기까지 7년(2016년)이 걸렸다. 롯데백화점 부산본점 역시 2019년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기록했지만 오픈부터 돌파까지 24년이 걸렸다. 이마저도 지난해 코로나19 발생으로 1조 원 아래로 내려갔다가 올해 다시 매출 1조 원을 넘기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 1조 클럽에 포함된 신세계백화점 대구점은 개관 5년 만에 같은 성과를 냈다. 현대백화점 판교점 역시 오픈 5년 만인 지난해에 처음으로 매출 1조 원을 기록한 바 있다.

다만, 우려도 존재한다. 코로나19 역기저 효과가 발생할 경우 수익성이 급감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종식 이후 해외여행이 일상화되면 명품을 중심으로 매출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백화점 전체에 타격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유통업계 매출동향'에 따르면 백화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명품(해외유명브랜드)의 비중은 지난 10월 기준 31.8%다.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는 33.0% 비중을 차지했고, 지난 6월에는 명품 판매가 전체 매출의 35.2%를 차지한 바 있다. 코로나19 발생 전인 2019년 10월(24.0%) 대비 크게 늘어난 수치다.

이에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할 비즈니스모델을 구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매출 1조 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백화점 매출 포트폴리오에서 명품 비중을 줄이고 새로운 아이템을 발굴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나타난 '오픈런(샤넬 등 명품을 구매하기 위해 백화점 오픈과 동시에 매장으로 달려가는 행위)' 문화는 코로나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질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국내에 들어오는 물량은 정해져 있는데, 수요는 공급보다 많아서 생긴 일시적인 현상이다. 다시 해외여행이 가능해지고 현지에서 명품 구매가 가능해지면 국내 명품 시장의 분위기도 가라앉을 것으로 본다. 백화점도 이 점을 인지하고 있으며 리빙 등 새로운 영역에서 매출 파이를 키우기 위해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진협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백화점의 매출은 코로나19 영향이 제한적이던 9월 이후 확대됐다"며 "이와 같은 트렌드가 지속될 경우, 내년 상반기까지는 소폭 성장이 유지될 수 있지만 백화점은 2022년 소비 시장의 불확실성에 있어 최전선에 노출된 업태다. 사치재를 취급하는 백화점은 내년에 물가 인상과 금리 인상 등이 동시에 진행되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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