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유출 사과문, '팝업' 방식 아냐…모바일 메인 화면 사과문 미게재
[더팩트│최수진 기자] 충성도 높은 고객층을 내세워 끊임없이 가격대를 높이고 있는 프랑스 브랜드 샤넬이 고객 관리 부분에서는 허점을 드러내고 있어 '가격만 명품'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샤넬코리아는 화장품 멤버십 고객의 개인정보를 보관하는 일부 데이터베이스가 외부 해킹 공격을 받아 일부 고객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해킹 공격이 발생한 시기는 지난 5일이며, 샤넬코리아가 이를 확인한 시점은 하루 뒤인 6일이다. 공식적으로 사과문을 내놓은 시점은 지난 7일이다. 샤넬코리아에 따르면 유출된 정보는 △이름 △전화번호 △생일 △화장품 구매내역 △주소 △성별 △이메일 등이다. 주소, 성별 이메일은 가입 시 제공 여부를 선택할 수 있는 항목이다.
샤넬코리아는 공식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게재하고 "샤넬은 본 사안을 인지한 직후 사고 원인을 파악했고, 해당 IP와 불법 접속 경로를 차단하고 취약점 점검과 보완 조치를 완료했다"며 "해당하는 고객이 상황을 확인하실 수 있도록 이메일 또는 문자로 개별 안내를 진행했다. 고객님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반쪽 사과'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먼저 사과문 공지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샤넬은 공식 홈페이지에 접속했을 때 자동으로 사과문이 보이는 '팝업' 방식이 아닌, 접속자가 직접 사과문을 클릭해야만 정보 유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마저도 모바일이 아닌 PC 버전에 한한다. 심지어 모바일에서는 공식 홈페이지 메인 화면 어디에서도 사과문을 확인할 수 없다. 모바일의 경우 메인 페이지가 아닌 '메이크업' 카테고리로 들어가야 화면 상단에 사과문을 클릭할 수 있도록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공지사항'이라는 문구가 나온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사이트 내 팝업 기능이 없어 지금 상황에서 가장 빠르고 효율적으로 공지할 수 있도록 조치한 것"이라며 "모바일 홈페이지에서는 메이크업 카테고리에서만 볼 수 있다. 공식 홈페이지 메인 페이지에 등록하지 않은 이유는 메이크업이 아닌 다른 상품을 이용하는 고객들에게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고객 정보 관리 방식에 대해 정확한 정보도 내놓지 않았다. 샤넬코리아는 고객의 결제 정보, 고객 아이디, 패스워드 등은 유출되지 않았다고 강조했지만 해당 데이터는 왜 해킹에서 제외됐는지, △이름 △전화번호 △생일 등 유출된 개인정보와는 어떤 차이를 두고 고객 정보를 관리하는지 등에 대해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다.
샤넬코리아 관계자는 "외부 해킹 공격이 발생한 데이터베이스는 결제 정보 및 고객 아이디, 패스워드 정보를 담고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가격 인상에도 끊임없이 이어지는 맹목적인 '오픈런'(개점 전부터 대기하는 행위) 등 한국 시장의 특수성에 기대 국내 소비자를 호갱(고객을 낮잡아 이르는 단어) 취급 하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 샤넬코리아 측은 코로나19 여파가 확산되는 시점에서도 '오픈런' 등을 방치하고, 올해 들어서는 5개월 주기로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샤넬은 지난 2월 주요 제품의 가격을 올린 이후 지난 7월에 샤넬 클래식 스몰은 785만 원에서 893만 원으로 13.8%, 클래식 미듐은 기존 864만 원에서 971만 원으로 12.4% 인상했다.
이에 샤넬코리아의 지난해 매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패션, 화장품 등의 시장이 침체기를 겪고 있음에도 일반 매장 매출이 전년 대비 26% 증가해 9296억 원을 기록했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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