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표 '2세대 도시재생'…SH 공공성 역할 줄어들 우려도
[더팩트ㅣ최승현 인턴기자] 김현아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에 내정되면서 오세훈 서울시장과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김 전 의원은 민간 주도의 도시재생 개발을 강조해왔다는 점에서 오 시장과 방향성이 같다. 다만 민간 주도의 개발이 확대되면 그만큼 SH의 공공성 역할 또한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8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 시장은 지난 5일 김 전 의원을 SH 사장으로 내정하고 시의회에 인사청문회를 요청했다. 김 전 의원은 오는 19일 시의회의 인사청문회를 거쳐 사장으로 선임될 예정이다.
부동산 전문가 꼽히는 김 전 의원은 오 시장과 결이 비슷하다는 평이 지배적이다. 그간 공공 주도가 아닌 민간 주도의 주택·도시개발 정책에 목소리를 높여왔다는 점에서다. 김 전 의원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보존'하는 도시재생이 아닌 오 시장의 '개발'에 초점을 둔 도시재생을 강조해왔다. '개발은 민간에 맡기고 복지는 공공이 힘써야 한다'는 쪽이다.
김 전 의원은 지난 4월 한 인터뷰에서 "현재 도시재생 사업은 편협하고 왜곡됐기 때문에 재건축·재개발을 포함한 오세훈식으로 재창조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 <더팩트> 취재진 문의에 대해 김 전 의원은 "아직 청문 절차가 진행 중이라 최종 임명 이후에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해 보인다. 나중에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김 전 의원이 SH 사장으로 임명되면 서울시가 추진하고 있는 주택·도시정책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시가 내놓은 주택 정책은 기존의 도시재생에 재개발이라는 정비사업 방안을 더한 '2세대 도시재생'이다. 이는 민간 주도의 재건축·재개발을 통한 주택공급 확대가 목적이다.
서울시는 지난달 17일 "그동안 지적돼온 도시재생의 한계를 극복하고 개발을 희망하는 시민의 요구를 반영해 2세대 도시재생으로 대전환하고자 한다"며 "시민들이 체감하고 실생활에 도움이 되며, 노후 주거지 개선과 민생경제를 살리는 실질적인 도시재생 사업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2세대 도시재생은 서울시의 '공공기획'과 연계된다. 서울시의 공공기획은 공공은 민간정비사업을 지원하는 역할에 머물고 개발은 민간이 추진한다는 게 주요 골자다. 공공기획의 장점은 정비사업단계에서 인허가 절차가 단축돼 사업이 빠르게 진행된다는 점이다. 조합원들은 공사 기간을 줄일 수 있을뿐더러 기부채납 의무도 크지 않아 사업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민간 주도의 개발이 확대되면 SH가 지닌 공공성 역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SH는 서울시민의 주거생활 안정과 복지 향상을 위한 주거복지, 도시재생 전문 공기업이다. 그러나 오 시장이 주장하는 민간 주도의 도시재생은 기업과 조합원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수익성·경제성 위주의 개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그렇게 되면 젠트리피케이션, 단기적 집값 상승, 임차인 이탈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나타날 수 있다. SH의 공공성 역할이 미미해지는 셈이다.
송승현 도시와 경제 대표는 "서울시·SH가 사업성과 공공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긴 어려울 것이다. 경제성 위주의 민간 주도의 개발은 단기적 집값 상승, 젠트리피케이션 등의 문제들이 충분히 일어날 수 있다. 무엇보다 저소득층에 해당하는 임차인들의 이탈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관건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공공주택 확보, 마을 커뮤니티 구성 등 도시재생에 필요한 정부 지원이 요구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오 시장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지정하는 등 과거보다 공공적인 측면을 고려하고 있고, 김 전 의원도 도시계획을 공부한 전문가로 개발에 따른 문제들을 해결할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shc@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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