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말 고용지원금 지급 종료…"적자 지속 상황 뚜렷한 대안없어"
[더팩트|한예주 기자] 정부가 항공사들에 지급해온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이 다음 달로 종료를 앞두면서 항공업계 종사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업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고용 불안이 극에 달한 상황인 만큼 그 어느 때보다 정부 지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의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이 다음 달 30일자로 종료된다.
고용유지지원금 제도는 고용조정이 불가피하게 된 사업체의 고용유지조치를 위해 휴업·휴직수당 일부를 정부에서 지원해 경영부담을 완화하고 근로자 실직을 막기 위한 제도다.
고용유지지원금은 크게 유급휴직과 무급휴직 지원금으로 나뉜다.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은 사업주가 유급휴직을 통해 고용을 유지할 경우 정부가 평균 임금의 70%에 달하는 휴업수당의 90%를 지원해주는 제도다. 나머지 10%는 기업이 부담하며 연간 최장 180일까지 지원된다. 근로자 입장에서는 소득이 줄지만 고용이 유지될 수 있고, 사업주 입장에서는 휴업수당의 대부분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만큼 경제적 부담을 덜 수 있다.
현재 국적항공사들은 전체 인력 중 적게는 50%에서 70%가량이 유·무급휴직을 진행하며 보릿고개를 나고 있다. 통상임금의 70%가량이 지급되는 고용유지지원금이 당장 7월부터 끊기면 무급휴직에 돌입할 수밖에 없어 대대적 인력감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실제 최근 티웨이항공을 비롯한 LCC들은 오는 7월부터 무급휴직에 들어가기로 하고 신청자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 유급휴직 지원이 끝나 무급휴직에 들어가도 항공업계 근로자들은 정부가 지원해주는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지원 규모는 평균 임금의 50% 수준으로 낮아진다.
또한 무급휴직에 대한 정부 지원금은 한 사업장 기준으로 최대 270일까지만 지원된다.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처럼 해가 바뀔 때마다 지원 기간이 갱신되지 않는다. LCC의 경우 지난해 11월과 12월 두 달간 무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을 받은 만큼 앞으로 7개월까지만 더 지원받을 수 있다. 이후에는 무급휴직에 들어가도 정부로부터 어떤 지원도 받을 수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무급휴직은 사업장 당 사용가능한 일자가 정해져 있다"며 "현재와 같이 코로나 사태 해결이 요원한 상황에서 섣불리 무급휴직을 할 경우, 사태 해결이 빨리 안 되면 대량실직 사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에 항공업계는 지난해처럼 유급휴직 고용유지지원금 지급 기간을 기존 연간 180일에서 240일로 연장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는 코로나19 확산세가 뚜렷했던 지난해 항공산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고 60일 연장 조치를 통해 고용유지지원금을 최장 8개월까지 지원한 바 있다.
유관부처에서도 업계 어려움을 감안해 고용유지지원금 제도 연장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지만 아직 명확한 결론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국내 항공 관련 단체들이 잇따라 성명을 내고 건의서를 제출하는 등 고용유지지원금 지급기간 연장 등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촉구하고 있다.
한국민간항공조종사협회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통해 "국내 항공종사자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의 희생양이 돼 생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며 "대한민국의 국제적 이미지 제고, 관광산업 성장에 대한 항공사 기여도를 감안해서라도 정부는 고용유지지원금을 중단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한국항공협회는 이번 주 정부에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 확대를 위한 3차 건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국항공협회는 지난 1월 항공업계 특별고용지원을 내년 3월까지 연장하고 연간 180일 한도로 묶여있는 유급 고용유지지원금 지원 기간을 240일 이상 확대해 줄 것을 요청하는 건의서를 제출했다다. 2월에는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정부 차원 지원을 재차 요청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국제항공운송협회(IATA)가 2024년은 돼야 항공 시장이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것으로 예측하는 만큼, 내년 하반기까지는 고용 여건이 개선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소한 고용 유지를 위한 지원금은 연장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코로나 백신 보급 등으로 코로나19 이후 여객 수요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고용안정기금 중단은 항공산업에 직격탄이 될 것"이라며 "항공사 직원들이 고용 절벽 끝에 서 있는 만큼 지원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항공 종사자 규모는 대략 8만여 명으로 추산된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대형사 직원 3만 명, 주요 LCC 직원 2만여 명과 조업사, 항공 서비스 업체를 모두 합한 규모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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