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 새 이름 달고 새 브랜드까지 론칭…브랜드 경쟁력 과제
[더팩트|한예주 기자] 골프웨어 브랜드 '와이드앵글'이 새 이름을 달고 본격적으로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선다. 미국의 유명 퍼터 제조사의 국내 판권까지 사들이는 등 사업 확장에 힘을 쓰는 분위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때아닌 골프웨어의 호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와이드앵글이 '중저가 브랜드' 이미지를 탈피하고 골프웨어 시장에서 두각을 드러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K2의 계열사인 와이드앵글은 이달 초 '피레티'의 한국 상표권을 사들인 후 법인명을 'FCG코리아(에프씨지코리아)'로 변경했다. 브랜드명은 기존 '와이드앵글'로 그대로 유지하고, 법인명은 '에프씨지코리아'로 변경했다.
와이드앵글 측은 "피레티 신사업 영역을 확장하기에 앞서 브랜드 정체성을 강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브랜드명과 법인명을 이원화했다"고 설명했다.
와이드앵글은 피레티의 어패럴 및 용품의 국내 상표권 인수를 체결, 내년 상반기 론칭을 목표로 준비가 한창이다. 피레티는 2008년 출범한 미국의 수제 퍼터 제조사다. 스카티카메론 등과 함께 세계 3대 퍼터로 꼽힌다.
와이드앵글은 피레티 의류뿐만 아니라 가방, 신발, 퍼터 등 골프와 관련된 전 제품을 제작할 예정이다. 퍼터 제조사가 의류를 내놓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와이드앵글은 피레티를 앞세워 와이드앵글 내 프리미엄 라인으로 차별화를 꾀하려했지만, 신규 브랜드로 출시하는 쪽으로 전략을 선회했다. 회사는 다양한 골프 라이프를 아우를 수 있도록 골프웨어 포트폴리오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타이틀리스트, PXG 등 골프클럽 브랜드의 한국 수입 회사가 기존에 없던 고가 골프웨어를 선보여 대박을 친 게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와이드앵글의 이 같은 행보에는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국내 골프 시장이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거소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나온다. 해외여행이 제한되고, 주 52시간 근무가 확산한 데다 여가시간이 증가하면서 국내에서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수요를 끌오모으는 데 집중하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골프웨어 시장 규모는 2019년(4조6315억 원)보다 11% 신장한 5조1250억 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패션 산업 전반이 침체였던 지난해 상황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성장세다. 같은 기간 국내 패션 시장 규모(40조8000원)가 전년 대비 2% 줄어들었다.
골프웨어 시장의 향후 전망 역시 긍정적이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는 올해 시장 규모가 전년 보다 10% 성장한 5조6850억 원으로 봤다.
박찬솔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는 골프 산업 성장의 시발점"이라며 "신규 골퍼가 유입되면서 골프웨어 시장도 신규 골퍼의 숙련도와 함께 성장이 예상되며 코로나19 종식 후에도 국내외 필드 골프 수요가 증가하면 골프 패션의류 수요는 더욱 높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중소형 의류 업체들은 물론 대기업들까지 앞다퉈 골프웨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어 경쟁력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 최근 2년간 론칭한 골프웨어 브랜드는 약 20여 개에 달한다. 올해만 타미힐피거골프, SJYP, 말본골프, 지포어 등 9개가 넘었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최근 2030 젊은층까지 골프장을 찾으면서 다양한 골프웨어 브랜드가 출시되고 있다"며 "하지만 럭셔리 골프웨어 브랜드가 건실한 실적을 거둔 반면, 중저가 브랜드들은 큰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차별성을 키우는 것이 주요한 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측은 "골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더욱 다양해진 소비자의 라이프스타일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 중 하나로 피레티를 론칭하게 됐고, 이와 함께 법인명 변경도 고려하게 됐다"며 "골프웨어 시장에서 쌓아온 와이드앵글만의 기술력과 노하우를 바탕으로 앞으로 골프웨어 전문 기업으로 입지를 더욱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와이드앵글은 지난해 매출 879억 원 중 495억 원을 매출총이익으로 남겼다. 하지만 판매·관리비가 454억 원에 달해 영업이익은 41억 원에 불과했다.
hyj@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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