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폰 점유율 1% 수준…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빈자리 크지 않을 전망
[더팩트│최수진 기자] LG전자가 적자 탈출에 실패하며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MC사업본부를 완전히 철수한다. 지난 1995년 처음 휴대전화를 선보이며 사업을 시작한 지 26년 만의 결정으로, MC사업본부에 남은 시간은 단 3개월이다.
◆ LG 휴대전화, 26년 만에 역사 속으로…MC사업본부 철수
지난 5일 LG전자는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고 MC사업부문(휴대폰 사업) 생산 및 판매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사업정지일자는 오는 7월 31일이다.
당초 LG전자가 글로벌 기업 등에 MC사업본부를 매각할 계획이었으나 매각 과정에서 난항을 겪자 사업부를 완전 해체하는 쪽으로 사업 계획을 변경했다.
LG전자는 "휴대폰 사업 경쟁 심화와 지속적인 사업 부진에 따른 결정"이라며 "내부자원 효율화를 통해 핵심사업으로의 역량을 집중해 사업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통신사업자 등 거래선과 약속한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5월 말까지는 휴대폰을 생산할 계획이며, 사업 종료 이후 구매 고객 및 기존 사용자가 불편을 겪지 않도록 사후 서비스를 지속할 방침이다. 또, 톤프리 및 무선 스피커 제품은 지속 개발하고 판매한다.
MC사업본부 직원들의 고용도 유지한다. 현재 MC사업본부 인력은 3700여 명이다. 직원의 직무역량과 LG전자 타 사업본부 및 LG 계열회사의 인력 수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재배치하고, 이 과정에서 개별 인원들의 의향을 우선적으로 고려한다.
기존 스마트폰 공장은 다른 제품 생산 체제로 변경될 전망이다. 현재 LG전자는 베트남, 인도, 브라질 등 해외 지역에서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운영하고 있다. 구체적인 활용 방안은 정해지지 않았다.
LG전자는 "최근 프리미엄 휴대폰 시장에서는 양강체제가 굳어지고 보급형 시장은 가격 경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지만 LG전자는 대응 미흡으로 성과를 내지 못했다"며 "이에 휴대폰 사업을 종료한다. 선택과 집중을 통해 핵심 사업에 집중하고 미래 준비를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 피처폰, '삼성' 위협할 때도…스마트폰 첫 단추부터 '삐걱'
LG전자는 1995년 '화통'을 출시하며 휴대전화 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싸이언, 옵티머스 등의 브랜드를 선보이며 고객들의 충성도를 강화했다.
특히, 2005년 출시한 '초콜릿폰'은 글로벌 시장에서 1000만대 이상 판매됐으며, 2008년에는 모토로라를 제치고 노키아,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시장 3위를 기록했다. 당시 국내 휴대전화 점유율은 50% 가까이 확대되며 삼성전자와의 점유율 경쟁이 심화되기도 했다.
분위기가 달라진 것은 2000년대 후반이다. LG전자는 2007년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아이폰 출시로 인해 휴대전화 시장의 대세가 피처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대전환하던 2000년대 후반부터 뒤처지기 시작했다.
애플 아이폰3GS가 국내에 들어와 출시될 2009년에도 LG전자는 피처폰 출시를 고집했다. 실제 2009년 LG전자가 출시한 휴대폰은 젊은 여성을 타깃으로 한 '캔디폰', 투명 키패드를 적용한 터치 슬라이드폰 '크리스탈', 초콜릿폰과 프라다폰의 후속작인 뉴초콜릿, 프라다폰2 등이다.
LG전자의 움직임은 당시 삼성전자가 아이폰을 견제하기 위해 2008년 아이폰과 비슷한 터치 스크린 기반의 '옴니아'를 출시하며 발 빠르게 대응한 것과 대조된다.
시장 흐름이 스마트폰으로 넘어가자 LG전자는 2010년 한국형 스마트폰이라는 수식어를 앞세운 '옵티머스Q'를 출시했다. 이후 2012년 옵티머스G, 옵티머스G프로 등을 공개했고, 다음 해에는 브랜드명에서 옵티머스를 뗀 프리미엄 라인업인 G 시리즈를 세상에 공개했다. 2014년 출시한 G3는 스마트폰 출시 이후 처음으로 누적 판매량 1000만 대를 돌파하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2015년에는 프리미엄 라인업에 V 시리즈도 추가했다.
그러나 연이어 발생한 결함 논란이 스마트폰 사업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2015년 선보인 G4, V10 등에서 무한 부팅(스마트폰이 재실행되는 현상이 반복되는 오류) 등 기술적 결함이 발생했고 이는 흥행 실패로 이어졌다. 아울러, 2016년 선보인 G5에서는 모듈 사이 틈이 벌어지는 유격현상 문제가 알려지면서 LG전자 스마트폰에 대한 소비자 반감이 커졌다.
◆ LG폰 빈자리 크지 않아…국내 시장 '13%'·해외선 '1%' 내외
LG전자는 스마트폰 사업을 살리기 위해 2019년 국내 생산 중단을 발표하고, 평택 스마트폰 생산라인을 베트남으로 이전했다.
같은 해 5월에는 5G 상용화를 반등의 기회로 삼아 자사 첫 5G 스마트폰 'LG V50씽큐'를 출시했다. 당시 LG전자는 "한국과 북미 5G 시장에서 성공을 확신하고 있다"고 강조하며, 2020년까지 MC사업본부 흑자 전환에 성공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LG전자는 지속된 실패에도 계속 도전했다. 지난해 9월에는 스마트폰 화면이 90도로 돌아가는 차세대 폼팩터(기기 형태) 'LG 윙' 출시와 함께 '익스플로러 프로젝트' 공개하며 분위기 전환을 꾀했다.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사용성으로 고객에게 새로운 모바일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LG전자 측은 "도전은 항상 새로움을 추구하는 고객들의 욕구를 기대 이상으로 충족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이 같은 노력이 성공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MC사업본부는 2015년 2분기 776억 원의 적자를 시작으로, 지난해 4분기까지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누적 영업적자는 5조 원 규모이며, 올 1분기 역시 2600억 원 규모의 영업 손실이 예상된다.
LG전자의 빈자리는 크지 않을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LG전자의 국내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10%(2월 기준)다. 지난해 집계된 점유율(13%)보다 3% 하락한 수치다.
해외 시장은 이보다 더 적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에 따르면 LG전자의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은 1.1%(2020년 기준)에 불과하다. LG전자의 글로벌 점유율은 2014년 4.3%에서 매년 감소했다. 연도별 점유율은 △2015년 3.1% △2016년 2.6% △2017년 2.5% △2018년 1.7% △2019년 1.3% 등이다.
jinny0618@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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