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 책임' 조영제 전 사업부장 사임…후임자 찾기 난항
[더팩트|이민주 기자] 공석이 된 '롯데온(ON)' 수장 자리에 누가 이름을 올릴지 관심이 쏠린다.
조영제 전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이 롯데온 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 지 한 달이 지날 때까지 후임자를 낙점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업계에서는 대내외 불확실성 속에 '리더 공백'이 장기화할 경우 경쟁력 저하가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섞인 전망이 나온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 e커머스 사업부장을 맡았던 조 전 부장은 지난달 25일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는 지난해 1월 e커머스 사업부장 자리에 올랐으며, 같은 해 4월 론칭한 '롯데온' 사업을 주도해왔다.
롯데쇼핑 측은 조 전 부장의 사임 배경과 관련해 "건강 악화 등 일신상의 이유와 사업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롯데온 출범 1년도 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장을 교체한 만큼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를 두고 사실상 '경질'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실제 롯데쇼핑이 2년을 준비해 야심 차게 내놓은 '롯데온'은 지난해 경생사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반사이익에 힘입어 40~90%대 성장을 이뤄낸 것과 달리 기대 이하의 성적을 받아들었다. 롯데온의 지난해 거래액은 7조6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7% 신장하는 데 그쳤다.
최근 미국 뉴욕증시 상장에 성공한 쿠팡의 지난해 매출액은 13조24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0.1% 증가했다. 경쟁사 신세계그룹이 운영하는 SSG닷컴 지난해 순매출액은 1조2941억 원으로 전년 대비 53.3% 신장했으며, 거래액(GMV)은 같은 기간 3조9236억 원으로 37% 늘었다.
롯데쇼핑은 조직 분위기 쇄신과 롯데온 정상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 영입을 추진하고 있지만, 후임자 물색 작업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업계에서는 인사가 미뤄지고 있는 배경과 관련해 이미 앞서 경질성 인사가 단행된 데다 최근 롯데의 이베이코리아 인수전 참여로 새로운 적임자의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다는 점 등을 이유로 꼽는다.
한 업계 관계자는 "롯데가 외부에서 인사를 데려오겠다고 나섰으나, 이미 성과를 내지 못하면 내려와야 한다는 선례가 생긴만큼 후보자들이 선뜻 나서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진행된 이베이코리아 매각 예비 입찰 역시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할 경우 단숨에 업계 3위에 오를 수 있다. 이베이코리아의 거래액 규모는 20조 원 수준(2020년 추산)이며, 시장 점유율은 12%다. 단기간에 영향력을 넓힐 수 있지만, 그만큼 새로운 수장으로서는 지속가능한 성과를 이뤄내야 한다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포스트 코로나를 앞두고 롯데도 롯데온의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할 시점이며, 그중에 이베이코리아 인수도 포함돼 있을 것"이라며 "업계에서는 롯데의 예비 입찰 참여와 관련해 단순히 기업 상황을 들여다보기 위한 차원 이상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나온다. 인사를 앞두고 고려해야 할 점이 점점 많아지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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