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업 노하우 앞세워 HMR 사업 진출…업계 "차별화 관건"
[더팩트|이민주 기자] 치킨업계 1위 경쟁을 벌이는 교촌에프앤비(교촌치킨)와 bhc치킨(bhc)이 신성장 동력으로 가정간편식(HMR)을 낙점했다.
지난해 코스피 입성에 성공한 교촌치킨이 지속 성장을 위한 4대 전략 중 하나로 'HMR 시장 진출'을 제시한 가운데 bhc 역시 자사 전문점 브랜드 인기 메뉴를 중심으로 HMR 시장 공략에 나섰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내식 문화 확산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업계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 규모는 오는 2022년 5조 원을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aT의 '2019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HMR 시장은 지난 2017년 3조7909억 원으로 지난 2012년 대비 81.9% 신장했다.
HMR 시장의 성장세에 발맞춰 '닭 가공' 노하우를 보유한 치킨 프랜차이즈 역시 늘어나는 수요에 맞춰 HMR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주요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 중 먼저 HMR 사업에 뛰어든 곳은 교촌치킨이다. 교촌치킨은 닭고기를 활용한 HMR 제품을 개발·판매하고 있다.
HMR 시장 진출 배경과 관련해 'HMR 시장의 가파른 성장'과 '편리함 추구에 따른 반조리용 간편식 수요 증가', '1·2인 가구 등 소형가구의 급증'을 꼽았다.
주요 식재료인 닭고기는 메뉴 확장성 역시 치킨 프랜차이즈의 시장 진출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2018년에 출시된 HMR 시장 내 닭고기 활용 비중은 전체의 33%로 가장 많다. 공동 2위는 돼지와 소(27%)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말 기준 60종의 HMR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올해 제품군을 100종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주로 닭고기를 활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라인업은 크게 △간식·반찬 △밥류 △건강·다이어트로 분류된다.
지난해 말에도 신제품을 출시했다. 교촌치킨은 지난해 12월 21일 '교촌 닭가슴살 도시락' 5종을 출시했다.
올해는 신제품 출시와 더불어 이커머스 등 판매처를 확대해 매출 100억 원대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물류시스템을 확충해 HMR 사업 부문의 성장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교촌치킨 측은 "신사업 성장으로 글로벌 종합식품외식 기업의 비전을 실천을 다 할 것"이라며 "올해가 본격적인 성장 단계에 접어드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HMR과 가공 소스 사업 등 신사업에서 성과가 가시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쟁사 bhc 역시 HMR 시장에 발을 들였다. 닭고기 중심의 HMR 사업을 택한 교촌치킨과 달리 bhc는 자사가 보유한 다양한 외식 브랜드를 활용하고 있다.
bhc 관계자는 "다양한 외식 계열사 매장에서 인기 있는 메뉴를 엄선, 고객들이 가정에서 간편하게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HMR을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bhc는 HMR 사업을 이끌 첫 브랜드로 자사 프리미엄 한우 전문점 '창고43'을 낙점하고 지난해 9월 '프리미엄 양념 소갈비 도시락'을 출시했다. 단 이 상품은 창고43 전국 매장(17개)에서 포장 및 배달로만 판매하는 전용 상품으로 구매는 네이버예약, 매장방문, 전화로만 가능했다.
올해는 온라인쇼핑에서도 판매가 가능한 형태의 HMR을 내놨다. bhc는 지난달 25일 HMR 신제품 3종을 출시했다. 신제품 3종은 △왕갈비탕 △소머리곰탕 △어탕칼국수 3종이다.
HMR 신제품은 SSG닷컴, Hmall, NSmall, 홈앤쇼핑 온라인몰 등 다수 온라인 채널에서 판매 중이다.
bhc는 지속해서 신제품을 개발하는 한편 온·오프라인 판매 채널 확대 및 프리미엄 상품 개발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bhc 관계자는 "외식 노하우를 바탕으로 오랜 연구 끝에 HMR을 개발했다"라며 "앞으로도 창고43의 프리미엄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담은 다양한 HMR 상품을 출시해 라인업 확대로 고객 만족도를 높여 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제품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한 기업이 HMR 시장 경쟁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브랜드 인지도에 힘입어 시장 진출 초기 관심을 끌 수도 있지만, HMR 시장 내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차별성을 갖춘 제품 출시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코로나19를 계기로 HMR 시장은 성장과 동시에 분화, 전문화되고 있다. HMR 진출 업체도 제조업, 외식업, 이커머스 등 유통업체까지 분야가 다양하다. 제조업계에서는 CJ제일제당, 오뚜기, 풀무원, 프레시지, 아워홈 등이 있으며 유통 분야에서는 마켓컬리(PB제품), 이마트 등이 대표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외식·식품업과 관련한 노하우를 갖춘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HMR 시장 진입 자체는 어렵지 않을 수 있다"이라며 "그러나 최근 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제품 영역도 덩달아 다양해지고, 세분화하고 있다. 각사 제품과 브랜드 이미지를 고려한 타깃층 선정, 마케팅 전략 없이는 시장에 제대로 안착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minju@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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