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정제마진 개선으로 올해 3분기부터 반등 전망
[더팩트|이재빈 기자] 국내 정유4사가 지난해 도합 3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한 수요 급감이 배후에 자리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다만 2021년 들어 원유 수요 증가와 정제마진 상승이 이어지는 만큼 올해 중으로 실적이 회복될 전망이다.
◆ 정유4사 지난해 영업손실 3조 원 넘겨
9일 전자공시시스템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에쓰오일, GS(GS칼텍스), 현대중공업지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 4사가 도합 -3조2764억 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업체별로는 SK이노베이션이 -2조5120억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보였고 에쓰오일이 -1조878억 원으로 뒤를 이었다. 이어 현대중공업지주가 -5971억 원을 기록했고 GS가 9205억 원으로 유일하게 흑자를 기록했다. 하지만 흑자를 기록한 GS의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 대비로는 53% 감소하며 반토막났다.
매출액은 SK이노베이션이 35조1645억 원으로 가장 높은 수치를 달성했다. 이어서 현대중공업지주가 18조9110억 원, 에쓰오일이 16조8296억 원을 기록했다. GS는 15조4442억 원에 그쳤다.
정유4사가 3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배경에는 역대급 저가를 기록한 유가가 있다. 서부텍스사유(WTI)는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의 여파로 한때 마이너스를 기록한 바 있다.
하지만 하락을 거듭했던 WTI는 이날 기준 코로나19 확산 이전 수치로 반등한 상황이다. 8일(현지시간) 기준 WTI 종가는 배럴당 57.97달러로 최근 1년새 최고가를 기록했다. 일각에서는 코로나19 백신 확산이 예정대로 진행될 경우 국제유가가 지난해 1월 수준인 배럴당 60달러 수준으로 회복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도 제시하는 중이다.
◆ 국제유가·정제마진 등은 개선세…올해 실적 반등 가능할까
국제유가 반등은 정유4사에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국제유가가 배럴당 1달러 상승할 경우 정유사는 약 100~200억 원의 재고평가손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유가가 상승하는 만큼 정유사 실적이 개선될 수 있는 셈이다.
정제마진 개선도 정유4사 실적 개선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정제마진은 지난해 3월 마이너스를 기록하며 정유업체로 하여금 영업을 지속할 수록 적자를 기록하게 하는 '딜레마'를 발생시켰다. 이후 간신히 마이너스를 벗어나기는 했지만 정유사 손익분기점 정제마진이 배럴당 4~5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1달러 후반대를 유지하고 있는 현시점의 정제마진 역시 만족스러운 수치는 아니다.
다만 정제마진이 강보합을 유지하며 1.9달러 수준까지 오른 점 등을 감안하면 올해 정제마진이 유의미한 수치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된다. 2월 첫째주 기준 싱가포르 복합정제마진은 배럴당 1.9달러 수준으로 1월 셋째주부터 2주 연속 상승 추세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백신의 글로벌 접종이 확대되는 올해 3분기를 기점으로 정유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정유4사 주가에는 이미 기대감이 반영된 상태지만 실적이 회복되는 시기는 올해 3분기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fuego@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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