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추가 대책 예고에 깊어지는 시름
[더팩트|윤정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혁신적인' 주택 공급방안을 마련하겠다고 공언하자 무주택자들의 고민이 더욱더 깊어졌다. 전례로 비춰볼 때 정부가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 이내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았기 때문이다. 무주택자들의 경우 무리해서라도 집을 마련해야 할지, 아니면 조금 더 여유를 갖고 지켜볼지 계속해 저울질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5일 신년 첫 국무회의에서 부동산 문제와 관련해 "투기 수요 차단, 공급 확대, 임차인 보호라는 정책 기조를 유지하며 추가 대책 수립에 주저하지 않겠다"며 "무엇보다 혁신적이며 다양한 주택 공급방안을 신속하게 마련하는 데 역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앞서 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기획재정부 시무식에서 홍남기 부총리 역시 "부동산 시장과 관련해서는 연초부터 모든 정책역량을 투입해 반드시, 그리고 확실하게 시장 안정화가 이뤄지도록 진력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날 변창흠 신임 국토교통부 장관도 직원들에게 보낸 신년사에서 "우리가 함께 만들어나간 정책이 현장에 투영되고 국민의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도록 여러분의 능력과 열정을 쏟아부어 달라. 저 역시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을 비롯해 홍 부총리, 변 장관의 이 같은 발언들은 국민의 불안감을 고조시키고 있다. 정부가 부동산 안정에 대한 의지를 표명하고 대책을 발표하면 시장이 도리어 출렁인다는 우려에서다. 국민들은 추가대책 예고에 "제발 가만히 좀 있어 달라"며 애걸복걸하는 처지다.
실제 최근 부동산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신축년에 펼쳐질 부동산 대책을 우려하며 주택 매수 시기를 묻는 글들이 빗발친다. 대부분이 "이제라도 구매해야 하는 건가. 신년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집값이 더 오를 것 같아 불안하다"라는 식의 푸념이다.
이와 관련 상당수 부동산 전문가는 여력이 된다면 당연히 집을 매수하는 게 낫다는 반응을 보인다. 하지만 국민 대다수가 그러하듯 이미 급등한 집값을 감내하기 어렵다면 무리해서 대출을 끼고 집을 사기보다는 청약을 노리는 게 답이라는 견해다.
고준석 동국대 법무대학원 겸임교수는 "매수 시기는 자금계획을 기준으로 삼을 수 있는데, 자금 여력이 되는 실수요자들은 매수에 나서길 추천한다.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다만, 자금계획이 안 서 있으면 청약을 노리는 게 바람직하다"라고 말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 또한 "당분간은 규제지역도 확대될 것으로 보이고, 신용대출 규제도 유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무리해서 집을 살 때는 아닌 것 같다. 그러나 분양이라면 이야기가 다르다. 무주택자에게 내 집 마련 타이밍은 3기 신도시 청약이 진행되는 올해 하반기가 될 수 있다"라고 언급했다.
국토부에 따르면 오는 7월 인천 계양지구를 시작으로 연말까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주요 택지에서 3만 채 규모의 사전청약 물량이 풀릴 예정이다. 사전청약은 통상 착공 시점에 진행되는 본청약 1, 2년 전에 아파트를 조기 분양하는 제도다. 당첨 뒤 본청약 때까지 무주택 요건을 유지해야 입주할 수 있다.
청약 여건이 되지 않을 시에는 조건이 완화된 특별공급만이 살길이 될 듯하다. 지난해까지는 월 평균소득 100%(맞벌이의 경우 120%)인 경우만 특별공급에 해당했으나 올해는 월평균소득 130%(맞벌이 140%) 이하로 조건이 완화됐다. 생애 최초 특별공급 소득기준도 공공주택은 130% 이하, 민영주택은 160% 이하로 완화됐다.
garden@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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