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앤스타

대표까지 싹 바꾼 신세계免…위기 속 돌파구 찾을까

  • 경제 | 2020-12-03 00:00
신세계면세점이 대표를 포함한 주요 임원을 모두 교체한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속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예주 기자
신세계면세점이 대표를 포함한 주요 임원을 모두 교체한 가운데 코로나19 위기 속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한예주 기자

'백화점 영업통' 유신열 대표로 교체…업계 "고정비 감소 외 방법 찾아야"

[더팩트|한예주 기자] 신세계면세점 조직이 대대적으로 변화를 꾀했다. 대표부터 본점장, 재무·관리담당, 영업본부장 등 주요 임원을 모두 교체하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에 대한 의지를 다졌다. 올해 3분기 대기업 면세점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던 신세계면세점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은 1일 자로 내년도 백화점 부문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로 백화점 부문 전체 임원의 약 20%가량이 퇴임한다. 본부장급 임원의 70% 이상도 교체하는 등 조직 전반에 큰 변화를 줬다.

백화점부문 자회사는 6개, 임원 수는 60여 명이다. 퇴임하는 임원과 신규 선임되는 임원을 감안하면 줄어든 임원 수는 5%가량이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임원 수 자체가 많이 줄지는 않았지만 주요 보직을 바꾸는 등 기존 체제를 흔들어 놓은 인사라고 평가할 수 있다"고 했다.

가장 큰 변화는 면세점을 운영하는 신세계디에프의 대표이사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초대 대표였던 손영식 대표는 물러나게 됐다. 손 대표는 1987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30년 넘게 신세계그룹에서 근무한 인물로, 신세계디에프를 빠른 시간 내 업계 3위로 올려놨다는 평가를 받는다.

손 대표가 물러난 자리에 신세계 영업본부장인 유신열 부사장이 내정됐다. 유 신임 대표는 서울 고려고와 서강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신세계백화점에 입사해 기획관리팀 부장, 경영관리팀 수석, 기획담당 상무보, 광주신세계 대표이사 상무, 강남점장 상무, 전략본부장 부사장보, 영업본부장 부사장보 등을 거쳤다.

30년 넘게 백화점에 근무한 유 신임 대표는 기획, 관리통으로 꼽힌다. 신세계백화점은 코로나19 여파 속에서도 강남점 같은 대형 점포가 전년 대비 신장하는 등 선방하고 있다. 영업본부장이던 유 신임 대표가 역량을 발휘해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사업을 안정적으로 이끌어왔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면세 사업이 전반적으로 힘든 상황인 만큼 현재 상황을 돌파하고 안정화시킬 적임자라는 판단에 이번 인사에서 신세계디에프 대표로 이동시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고정비를 낮추는 작업 외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른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 내정자. /신세계그룹 제공
업계에서는 고정비를 낮추는 작업 외에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다른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사진은 유신열 신세계디에프 대표이사 내정자. /신세계그룹 제공

신세계그룹은 대표이사뿐 아니라 재무관리 담당도 바꾸는 결정을 내렸다. 이유석 상무를 재무관리 담당에 새로 앉힌 것.

특히 이 상무는 이번 신세계그룹이 단행한 임원인사에서 유일한 외부 영입인물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 상무는 삼성 계열사 출신으로 호텔신라 면세부문에서 22년 근무했다. 신세계디에프는 공식적으로 최고재무책임자(CFO)라는 직급은 없으나 이 상무는 그에 준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외 문현규 신세계디에프 명동점장은 상무 승진과 동시에 신세계디에프 본점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신세계인터내셔날 해외패션부문 1사업부장을 역임했던 양호진 상무는 신세계디에프 영업본부장 겸 전략영업담당으로 왔다.

신세계그룹이 신세계디에프의 주요 임원을 모두 교체한 이유로는 올해 실적 악화가 지목된다. 작년 신세계디에프는 3조 원에 달하는 연 매출을 기록했으며, 매년 영업이익도 2~3배씩 뛰었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사업은 올해 코로나19로 급반전됐다. 신세계디에프는 올 들어 3분기까지 매출액 1조1627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2조8130억 원과 비교해 반 토막이 났다.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섰다. 3분기 누적 손실은 511억 원으로 지난해 1200억 원 수준과 비교하면 약 1700억 원이 감소했다. 특히, 3분기에만 205억 원 영업손실을 거두며 대기업 면세점 중 가장 큰 적자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롯데면세점이 110억 원, 신라면세점 142억 원, 현대백화점면세점 118억 원의 손실을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경쟁사 대비 적자 규모가 2배에 달한다.

유승우 SK증권 연구원은 "면세점의 부진이 점진적으로 완화되고 있고, 공항 면세점의 임대료 구조가 품목별 영업요율로 변경됐다는 것은 긍정적"이라면서 "4분기부터 면세점의 영업적자를 서서히 만회하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업계 다른 관계자 역시 "영업시간 단축과 판관비 절감, 임차료 영업요율 등에 힘입어 고정비를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신세계 백화점 부문의 실적이 신세계면세점에 따라 달라지는 만큼 고정비를 낮추는 작업 외의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신세계면세점 관계자는 "백화점에서의 영업력을 살려 영업활성화와 이익을 내도록 조치를 취하시지 않을까 싶다"면서 "지금 당장 액션을 취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지만 해당 부분에 대해 심사숙고할 것 같다"고 답했다.

hyj@tf.co.kr

발로 뛰는 <더팩트>는 24시간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더팩트제보' 검색
▶이메일: jebo@tf.co.kr
▶뉴스 홈페이지: http://talk.tf.co.kr/bbs/report/write

- 네이버 메인 더팩트 구독하고 [특종보자▶]
- 그곳이 알고싶냐? [영상보기▶]
[인기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