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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 1위 불명예' 유진證 "협회 자료 신빙성 부족"…금투협 발끈

  • 경제 | 2020-09-11 06:00
유진투자증권이 지난해 10만 좌당 민원건수와 민원증감률이 가장 많이 늘어난 증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유진투자증권이 지난해 10만 좌당 민원건수와 민원증감률이 가장 많이 늘어난 증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팩트 DB

유진證 "자료 팩트 아니다" vs 금투협 "문제 된 적 한 번도 없다"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유진투자증권이 높은 민원건수와 민원증감률 등을 기록하면서 소비자 신뢰도마저 추락한 결과를 나타냈다. 유진투자증권은 근거가 된 자료에 신빙성이 부족해 억울하다는 주장이지만 금융투자협회(이하 금투협)를 비롯한 업계에서는 대부분 회원사가 같은 룰을 적용하기에 터무니없는 결과는 아니라고 반박했다.

10일 금융소비자연맹(금소연)이 발표한 '2020년 좋은 증권사' 자료에 따르면 유진투자증권이 지난해 10만 좌당 민원건수와 민원증감률이 가장 많이 늘어난 증권사인 것으로 나타났다. 금소연이 활용한 민원 관련 데이터는 각 증권사가 공시한 금융투자협회의 자료가 바탕이 됐다.

업계 내 민원관련 평균을 살펴보면 10만 좌당 민원건수의 업계 평균은 12.03건, 민원증감률 평균은 122.52%였다. 유진투자증권의 10만 좌당 민원건수는 364.08건을 기록해 약 12건에 그친 업계 평균 대비 30배 가량을 웃돌았다. 민원증감률은 4485.05%를 기록하며 이 역시 평균수치의 30배 이상을 기록했다.

통상 증권업계의 경우 접수되는 민원의 대부분이 주식매매 시스템 장애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투자 총 민원 건수인 4408건 중 주식매매 전산시스템 장애발생과 관련한 민원이 2749건을 차지했다. 특히 올해는 이른바 '동학개미운동(코로나19로 인한 하락장에 주식을 저가매수하는 개인투자자들의 움직임)'으로 인한 주식투자 및 거래가 급증해 상대적으로 접속장애 문제가 더 빈번했다.

그러나 이같은 업계 내 추세를 감안할지라도 유진투자증권이 보인 결과는 비슷한 규모인 중소형 증권사와 비교했을 때 특히 도드라지는 결과다. 10만 좌당 민원건수는 같은 중소형 증권사인 하이투자증권이 1.91건, DB금융투자 2.15건, IBK투자증권이 24.61건인 점과 비교해도 매우 큰 차이다. 민원증감률은 상위 30개 업체가 감소세거나 0건에 그친 반면 유진투자증권 홀로 매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민원건수 급증에는 지난해 발생한 전산장애 오류가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일어난 전산장애 사고와 이에 대한 보상 허술문제로 구설수에 오른 바 있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난해 8월 9일 오전 9시부터 3시간가량 전 매체 접속 장애가 발생해 투자자들의 거래 불편과 금전적 손실이 발생했다. 일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유진투자증권이 3만 원 상당의 마트상품권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보상하려 했다는 주장도 나타났다. 이에 투자자들은 금융감독원에 직접 민원을 접수하거나 집단소송 움직임을 나타내는 등 유진투자증권에 대해 피해보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민원증감률은 4485.05%를 기록하며 평균수치의 30배 이상을 기록했다. 민원증감률은 상위 30업체가 감소세거나 0건에 그쳤다. /금융소비자연맹 제공
유진투자증권의 지난해 민원증감률은 4485.05%를 기록하며 평균수치의 30배 이상을 기록했다. 민원증감률은 상위 30업체가 감소세거나 0건에 그쳤다. /금융소비자연맹 제공

이같은 요소에 의해 급증한 유진투자증권의 민원은 곧장 소비자 신뢰도 하락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금소연이 집계한 소비자성 순위에서 유진투자증권은 국내 56개 증권사 기준 최하위에 자리했다. 소비자성은 민원발생건수, 민원증감률, 소비자인지·신뢰도 조사, 금융투자상품 위탁매매규모 등을 종합해 계량화한 지표로서 증권사의 소비자 지향적 경영에 대한 평가다.

이같은 결과에 유진투자증권은 측은 난색을 표했다. 유진투자증권은 민원건수와 관련된 금투협 측 자료는 신빙성이 떨어져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금소연에서 활용한 금융투자협회 데이터는 각 회사 자율 보고이기 때문에 회사마다 임의적 기준에 따라 보고가 이루어진다"며 "따라서 데이터의 정확성과 공신력이 떨어질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이 자료를 사용할 경우 클레임을 제기하는 등 조치를 취하겠다. 협회 자료는 팩트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에 해당 리서치를 진행한 금소연 측은 "우리가 발췌한 민원관련 자료는 협회가 공시한 데이터"라며 "협회에서 마련한 기준이 있으며 그에 따라 60여개 회원사가 공시했고, 우리는 이를 취합한 결과를 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유진투자증권이 주장한 데이터 신뢰성에 대해 업계에서는 하나의 룰을 따랐으니 신뢰도를 문제 삼는 것은 수긍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금투협 관계자는 "중복민원이나 단순질의성 민원, 책임소재가 판단되지 않은 민원 등은 숫자에서 제외됐을 수 있다"며 "만일 60여개 다른 회원사들이 각기 잘못된 자료를 내면 전체적으로 심히 불균형적인 결과가 나올텐데, 이로 인해 피해를 입거나 문제삼은 사례가 한 번도 없었다. 신빙성 없는 자료라는 주장에 수긍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자신이 속한 협회의 룰이 허술하다 평가하는 것은 이를 따르는 본인 얼굴에도 침을 뱉는 격"이라며 "협회가 제시한 기준에 따라 모든 회원사가 공시했다는 것은 자료를 올리는 기준 등에 암묵적 합의가 전제됐다는 것인데, 제재가 없음을 악용해 수치를 터무니 없이 줄이거나 거짓으로 올릴 수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정한 원칙에 의해 있는 그대로 올린 것은 대부분 회원사 입장이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스스로 데이터를 올리는 것은 사실이며 이에 증권사마다 임의적으로 기준을 설정해 올려도 증권사는 아무런 제약이 없다"라고 전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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