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할 만했네" 생김새 가다듬고, 몸집 키운 더 뉴 싼타페
[더팩트 | 서재근 기자] 현대자동차(현대차)를 대표하는 볼륨모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싼타페'가 2년 만에 생김새를 가다듬고, 몸집을 키워 소비자들 앞에 다시 섰다.
'더 뉴 싼타페'는 지난 2018년 2월 출시된 4세대 '싼타페'의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통상적으로 페이스리프트는 디자인적 요소와 편의사양을 개선하는 데 중점을 두지만, '더 뉴 싼타페'는 현대차 SUV 기준으로 차세대 파워트레인 '스마트스트림 D2.2' 엔진과 차세대 플랫폼을 적용하며 안팎의 변화를 꾀했다.
물론 풀체인지 모델만큼의 '파격'은 덜할 수밖에 없지만, 해당 모델이 내수 시장에서 차지하는 판매량 등을 고려하면 이번 '더 뉴 싼타페' 출시는 현대차에 의미가 클 수밖에 없다. 특히, 지난 3월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신형 '쏘렌토'에 중형 SUV 시장 왕좌를 내준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시장에서 직격탄을 맞은 현대차로서는 이번 페이스리프트 모델의 흥행이 더욱 절실하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물론 '싼타페'라는 브랜드 충성도가 높은 고객들에게도 싼타페의 변신은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가장 큰 변화는 단연 안팎의 디자인이다. 전면부의 경우 현대차는 앞서 차량의 디자인을 공개하면서 자사 디자인 정체성 '센슈어스 스포티니스'가 적용된 일체형의 그릴과 헤드램프를 차별요소로 꼽았다.
사실 이런 표현은 일반 소비자들에게 쉽게 와닿지는 않을 수 있지만, 이전 모델과 나란히 두고 보면 그 차이가 쉽게 느껴진다. 먼저 위아래로 구분된 분리형 헤드램프 배치에는 차이가 없다. 그러나 기존모델의 경우 '역사다리꼴' 형태의 그릴과 주간주행등(DRL)이 서로 분리돼 있다면, 이번 모델은 널찍한 직사각형 형태의 그릴이 DRL과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그릴 밑부분이 실제로 넓어진 것도 있지만, 이 같은 배치로 시각적으로 느껴지는 그릴의 크기 차이는 훨씬 더 크게 느껴진다.
또한, 기존 일자형에서 T형으로 바뀐 DRL 디자인으로 날렵한 이미지가 확실히 더 잘 전달된다. 다만, 앞서 일자형 디자인을 채택했을 때 전면 그릴부터 DRL 밑까지 이어진 크롬 소재가 사라지면서 시각적으로 등이 얇게 느껴진다. 아이라인을 그렸을 때와 그리지 않았을 때 느껴지는 시각적 차이라고 하면 이해가 쉬울지 모르겠다. 불이 들어왔을 때는 날렵한 이미지가 극대화되지만, 밝은 곳에서 주차된 상태로 바라봤을 때 실눈을 뜨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뉠 듯싶다.
이외에 얇고 길게 뻗은 LED 리어 램프 등도 달라졌지만, 전반적인 측면 캐릭터 라인이나 후면에서 느껴지는 이미지는 기존 모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사실 이번 '더 뉴 싼타페'의 변화는 '겉' 보다 '속'이 메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신형 '쏘렌토'에 적용된 12.3인치 풀 LCD 클러스터(계기판)와 10.25인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최근 현대차(버튼식)와 기아차(다이얼 방식)가 새로 도입한 전자 변속기(SBW)의 탑재는 이미 예견된 수순이었지만, '싼타페 마니아'들에게는 당장에 변화가 필요했을 것이다.
여기에 현대차를 넘어 세계 최초로 운전자가 개인 프로필을 등록하면 운전자의 운전 성향과 주행 도로 상황을 고려해 에코, 스포츠, 컴포트 모드 등 최적화된 주행 모드를 자동으로 제공하는 '운전자 인식형 스마트 주행 모드' 등 신기술까지 더해졌다.
주행모드에 따라 변하는 계기판 디자인과 신호 대기 상태에서 앞차가 출발했을 때 '전방 차량이 출발하였습니다'라는 안내 메시지 등 풀 LCD 계기판을 통해서만 느껴지는 정보 전달의 직관성은 최신 기술이 제공하는 기능적 요소에 시각적 효과를 더해 마치 상위 브랜드인 제네시스나 고급차 브랜드의 중형급 이상 SUV를 운전하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만든다.
공간 활용성 부분에서는 이미 이전 모델에서도 모자람을 느끼지 않았지만, 전장(4770mm→4785mm), 2열 레그룸(1026mm→1060mm), 트렁크 용량(625ℓ→634ℓ) 등 모든 부문에서 더 커지면서 실용성을 더욱 개선했다. '중형'이라는 표현보다 '준대형'이라는 표현이 더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동력 성능은 예상대로 '쏘렌토'의 그것과 차이가 없다.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f·m의 힘을 발휘하는 동일한 스마트스트림 D2.2 엔진이 탑재됐으니 어쩌면 당연한 결과 일지 모르겠다.
물론 아쉬운 부분도 있다. 먼저 제동 성능이다. 앞서 '쏘렌토' 시승 때도 언급했던 부분이지만, 시속 100km 이상 속도에서 브레이크를 밟았을 때 다소 밀리는 느낌을 받는다.
또 한 가지는 경사로에서 '스톱 앤 고' 기능이 활성화돼 있을 때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시동이 꺼졌다가 다시 주행을 하기 위해 페달에서 발을 떼는 순간 차체가 뒤로 밀리는 현상이 2번 정도 발생했다. 물론 그 정도가 심하지는 않았고, 시승차량에 한정돼 발생한 현상일 수도 있다.
마지막으로 센터패시아 중앙에 미디어, 공조장치와 변속기 등 각종 버튼을 한데 모아놓은 배치다. 버튼 조작성에 대한 평가는 운전자의 성향과 주관에 따라 다를 수 있다. 새 디자인에 대한 적응이 덜 된 탓일 수도 있겠지만, 무려 35개에 달하는 버튼이 밀집돼 있다 보니 다소 부산스럽다는 느낌을 받았다.
'더 뉴 싼타페'의 판매 가격은 디젤 2.2 모델 기준 3122만~3,986만 원(개별소비세 3.5% 적용 기준)이다.
SUV 열풍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명실공히 국내 대표 중형 SUV로 자리매김한 '싼타페'의 변신은 신차 구매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분명히 반가운 소식일 것이다. 더욱이 최근 출시된 경쟁 모델에 탑재된 모든 기능까지 더해진 신차라면 말이다.
likehyo85@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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