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난으로 기존 사업부 규모 유지 어려워…인력 구조조정 가능성도
[더팩트ㅣ이한림 기자] 현대중공업이 경영 효율성 제고를 위한 카드로 조선사업부와 해양사업부의 통합을 발표한 가운데, 인력을 포함한 부서의 20%를 축소한다는 '조직 슬림화' 계획도 내놓으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다음달 1일 조선사업부와 해양사업부가 통합해 조선해양사업부로 재편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한다. 향후 경영 환경을 판단해 추가적인 유사부서 간 통합 가능성도 열어 놨다.
통합 조선해양사업부 수장에는 이상균 전 현대삼호중공업 사장이 맡을 전망이다. 이상균 사장은 지난달 말 안전사고 발생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진 사임한 하수 부사장의 뒤를 이어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대표로 취임했다.
또한 현대중공업은 이번 조직 개편을 통해 전체 부서의 약 20% 가량을 축소하는 조직 슬림화 계획도 실시한다고 밝혀 인력 구조조정이 관측되는 모양새다. 현대중공업은 이번 조직 슬림화 계획을 통해 임원 수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이번 조직 슬림화를 통한 임원 수를 줄이는 것에 대해 어느정도 예고된 사안이라는 해석을 내리고 있다. 올초 코로나19 사태 이전부터 현대중공업 뿐만 아니라 국내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해양사업부의 해양플랜트 사업이 수주난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이야기가 나왔기 때문이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올해 상반기 임원 인사에서 단 한명도 승진 인사를 내지 않았다.
현대중공업의 모기업인 한국조선해양이 올해 1분기 실적에서 흑자 기조를 이어갔으나 해양과 플랜트 부문에서 실적이 뒷걸음질치고 있어 이번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의 조선사업부 통합이 필연적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분기 조선 부문에서 1656억 원의 영업이익을 올렸지만 해양과 플랜트에서 각각 335억 원, 46억 원의 적자를 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이 코로나19로 인한 국제 유가 급락으로 당초 예상됐던 사우디아라비아, 나이지리아 등의 대규모 해양플랜트 발주 프로젝트가 지연되는 탓에 기존 사업부의 규모를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는 현대중공업 뿐만 아니라 조선업계 전반에 걸친 과제로 규모 축소를 통한 경영 효율성을 높히는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평이 지배적이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조선해양사업부 통합을 통해 실적 부진을 포함한 경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비교적 실적이 양호하고 카타르 액화천연가스(LNG)선 잠재적 수주라는 호재 요소가 있는 조선사업부가 해양사업부를 끌어안는 형태로 경영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지금은 생존을 위한 위기극복이 가장 우선으로 생각해야하는 시기"라며 "이번 조직개편은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하반기를 조선, 해양은 물론 엔진과 경영지원 등 전사 조직의 필요성과 실효성을 원점에서 검토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가능한 모든 역량을 투입해 경영 목표 달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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