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증권 등 신사업 차질 우려
[더팩트ㅣ박경현 기자] 1700만 명 가입자를 유치하며 탄탄대로를 걷던 토스의 행보에 돌연 차질이 생겼다. 전날인 8일 간편결제시스템에 구멍이 나면서 토스 이용자 이탈이 줄을 잇고 있다. 이로 인해 토스가 출범을 앞둔 인터넷 전문은행(토스뱅크)운영과 향후 재무건정성에도 발목을 잡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토스에서 개인정보 도용으로 8명의 고객에게 총 938만 원이 결제되는 사고가 발생하자 이용자들의 탈퇴가 이어지는 상황이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자신을 토스 이용고객이라고 밝힌 네티즌이 "토스 탈퇴했다", "진짜 허술하다 처음에 고객에게 정상출금이라며 보상 안해준 안일한 대응에도 정떨어진다"라는 게시글을 올리며 탈퇴의사를 밝혔다.
인터넷 포털 상에도 탈퇴 방법을 묻는 질문이 쇄도하고 있다. 토스 탈퇴 경로에 대해 질문을 올린 한 네티즌은 "불안해서 안되겠다", "토스 탈퇴하고 삭제했다 어차피 카카오페이가 더 편하다"며 다른 플랫폼으로의 이동 의사를 전하기도 했다.
토스 측은 "토스를 통한 고객의 정보 유출은 없었다"고 빠르게 해명했다. 또한 "고객의 소중한 정보를 부정한 방법으로 취득하고 이용한 도용자를 파악하고 검거하는데 협조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토스를 애용하던 고객들은 여전히 냉랭한 시선을 거두지 않고 탈퇴 움직임을 이어가고 있다.
이같은 고객유출로 토스는 시행을 앞둔 각종 사업에 급제동이 걸렸다. 앞서 토스는 자체 플랫폼을 키우면서 인터넷전문은행, 증권, 지급결제(PG) 사업에 진출해 모바일 금융산업 전반에서 빠르게 주도권을 잡겠다는 포부를 밝혀왔다.
특히 토스가 연내 인터넷 전문은행인 '토스뱅크' 출범을 앞둔 상황에서 이번 사고는 치명적이라는 지적이다.
대거 고객유출이 발생하면 기존 토스 이용자를 기반으로 토스뱅크 고객유입을 기대하던 전략에도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다. 또한 간편 송금서비스에 대한 신뢰도 실추를 피할 수 없게 되자 토스뱅크의 안전성까지 의심을 받을 수 있다.
이에 IT업체들의 금융권 내 경쟁에서도 토스가 밀려날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네이버는 전날 네이버통장을 출시하면서 본격적인 금융시장 공략에 나섰다. 앞서 업계에서는 토스를 비롯해 카카오뱅크, 네이버파이낸셜(네이버의 금융자회사)이 온라인 금융 고객을 대상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돼 왔다.
재정건정성에도 의구심의 불이 켜졌다. 최근 토스는 수익성 개선에 성공하며 5년 만에 흑자를 냈다. 지난 4월 기록한 흑자는 2015년 서비스 출시 이후 첫 월간 흑자였다. 토스는 연내 2억 달러 투자를 유치하겠다는 계획과 함께 적자개선에도 자신을 보여왔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이같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에 의문이 따르게 됐다.
한 금융업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이 타이밍상 특히 좋지 않을 수 있다"며 우려를 나타냈다. 그는 "기업간 거래를 기반으로 운영되는 토스는 B2B 비중과 규모를 확대하며 현재 본격적인 이익 성장으로 이끌어야 하는 시기인데 이번 고객 유출, 연계된 은행간 불안함 증대 등이 맞물려 성장성을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전했다.
pkh@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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