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가구 증가에 줄어드는 '쌀 소비'…쿠첸, 넘어야 할 산 쿠쿠 아닌 즉석밥?
[더팩트|이진하 기자] 국내 전기밥솥 시장 점유율 2위 쿠첸이 삼성전자 출신 박재순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새 사령탑에 오른 박재순 대표가 쌀 소비 하락과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즉석밥 시장 확대 등 안팎에 산재한 불안 요소를 극복하기 위한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쿠첸은 16일 박재순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영업을 비롯한 인사, 지역 총괄 등 다양한 업무를 통해 경영 전반에 대한 폭넓은 경험과 경력을 쌓아왔다.
지난 1983년 삼성전자에 입사 후 비엔나 지점장을 포함한 해외시장개척 및 수출업무를 담당한 그는 이후 인사 직무로 전환, 해외 관련 인사 및 인사 지원업무를 맡았다. 2004년부터는 영업 마케팅 직무로 복귀한 후에는 캐나다 법인장, 미국 CE 부문장, 한국 총괄, 중국 총괄 및 생활가전 전략 마케팅 팀장 등을 거치며 커리어를 쌓아왔다.
쿠첸는 박 대표가 갖춘 해외시장 개척 및 글로벌 조직 운영 능력을 토대로 국내를 넘어 해외로 사업영역을 확장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박 대표 역시 "지난 30여 년간 전자업계에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쿠첸이 프리미엄 주방가전기업으로서 국내 및 해외 시장에서 확실히 입지를 굳힐 수 있도록 이바지하겠다"며 포부를 밝혔다.
쿠첸은 현재 국내 전기밥솥 시장에서 업계 1위 쿠쿠와 약 7대 3의 시장점유율로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기준으로 쿠첸의 누적 매출은 1047억 원, 영업적자는 11억 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각각 1143억 원, 14억 원씩을 기록한 것과 비교하면 아쉬운 성적이다.
더 큰 문제는 시장 환경의 변화다. 1인 가구의 증가 등으로 즉석밥을 비롯한 가정간편식(HMR)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밥솥 수요 감소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쿠첸의 경우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국내 시장에 의존하고 있어 부담이 더욱 클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쿠첸은 신규 사업으로 전기레인지와 유아가전 판매 등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10년 시장에 진입한 전기레인지 사업과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젖병 살균소독기와 오토 분유 포트 등 유아가전 사업 매출이 전체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성장세를 보이고 있지만, 밥솥 판매의 부진을 상쇄하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업계 안팎에서는 박 대표가 최우선 실천 과제로 '사업 영역 확대'를 낙점한 것 역시 내수 시장의 불확실성과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쿠첸뿐만 아니라 업계 1위 쿠쿠 역시 최근 밥솥 수요가 줄면서 나름의 방식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지만, 국내 시장에서는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하는 분위기다"라며 "사드 사태 이전까지 그나마 중국 관광객들의 수요가 버팀목 역할을 했지만, 한한령 이후 이마저도 사라졌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방면으로 경험을 쌓은 박 대표를 영입한 것은 해외 시장을 개척하기 위한 전략적 인사로 판단된다"라고 말했다.
쿠첸 측에서도 해외 판로 개척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쿠첸 관계자는 "현재 쿠첸은 해외 매출이 5% 비중을 차지하는 등 해외 시장이 아직 부진한 상황"이라며 "다년간 해외시장개척 경험이 있는 박재순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통해 올해부터 해외로 판로를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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