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정통부,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인하 방안 제시
[더팩트|이진하 기자] 정부가 홈쇼핑 업체들의 판매수수료율 선정 작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할 뜻을 밝혔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는 홈쇼핑산업의 공정거래 및 상생협력 환경 조성을 위해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인하 방안 마련' 및 '홈쇼핑 방송 채널 사용계약 가이드라인 개선' 등 종합적인 대책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가 밝힌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인하 방안으로 '홈쇼핑 판매수수료율 통계 공개', '정액수수료 방송 축소 유도', '홈쇼핑 재승인 시 판매수수료율 심사 강화', '송출 수수료 관리·감독 강화' 등을 제시했다.
먼저 과기정통부는 홈쇼핑 업계의 자율적인 판매수수료 인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7개사의 판매수수료 통계를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TV홈쇼핑 평균 판매수수료율은 중소기업 상품 30.5%, 전체 상품 29.6%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중소기업 상품은 CJ오쇼핑이 39.7%로 가장 높았고, 홈앤쇼핑이 19.5%로 가장 낮았다. 전체 상품은 NS홈쇼핑이 39.1%로 가장 높고 공영홈쇼핑이 20.9%로 가장 낮았다. 수수료율이 가장 높은 업체와 가장 낮은 업체의 격차는 각각 20.2%p, 18.2%p로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실질 판매수수료율과 별도로 명목 수수료율(계약서 상 명시된 수수료율)도 함께 공개했다. 수수료는 홈쇼핑사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판매액의 일정비율을 형태로 받는 수수료인 '정률수수료'와 홈쇼핑사가 납품업체로부터 상품판매액과 관계없이 일정액의 형태로 받는 수수료인 '정액수수료'로 구분된다.
주요 통계를 보면 중소기업 상품 정률수수료 방송의 평균 수수료율은 33.9%, 정액수수료 방송의 시간당 편균 수수료 금액 8600만 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전체 상품 정률수수료 방송의 평균 수수료율은 33.7%, 정액수수료 방송의 시간당 평균 수수료 금액은 82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과기정통부가 다르게 책정되는 판매수수료율 산정기준을 통일하고 납품업체, 홈쇼핑 등 업계 의견을 수렴하고 전문가 자문을 거쳐 산정기준을 개선하기로 했다.
또 정부는 정액수수료가 매출에 포함돼 판매수수료율이 실제보다 낮게 보이는 착시효과를 없애고자 TV홈쇼핑 매출 기준을 '상품판매총액'으로 한정했다.
아울러 TV홈쇼핑이 운영하는 모바일, 인터넷 판매상품 가운데 TV홈쇼핑에 편성됐던 상품도 수수료율 산정에 포함했다. 결제 창구만 다를 뿐 사실상 같은 곳에서 판매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의 규제가 판매수수료 외에 송출수수료에 대한 부분도 규제한다고 나서자 홈쇼핑 업계는 송출수수료 부분부터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기업 상품에 대한 판매수수료율이 가장 높았던 CJ오쇼핑 측은 "판매수수료율이 높았던 것은 패션과 뷰티 비중이 전체 판매 상품 비중에 40%로 높았기 때문"이라며 "패션과 뷰티는 반품 등 제반 비용이 많이 드는 분야라 수수료 책정이 높아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수료 책정 기준에 대해 정확히 말씀드릴 수는 없으나 송출수수료가 높기 때문에 상품에 대한 수수료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송출수수료에 대한 개선이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상품 수수료율도 낮아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홈쇼핑업체들이 매출과 영업이익 부진이 이어지는 상황에서도 송출수수료는 급격히 인상됐다. 홈쇼핑과 유료방송의 사업자 간 갈등이 매년 반복됐지만, 문제가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더불어 최근 IPTV업체들이 케이블 방송업체 인수에 나서며 송출수수료 인상 압박은 더 커질 전망이다. 지난 10일 공정위는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 'LG유플러스'와 'CJ헬로' 인수를 조건부 승인했다. 공정위의 이번 결정으로 과기정통부와 방송통신위원회의 심사만 남은 상황이다.
심사 승인이 완료되면 두 회사와 KT까지 포함해 시장점유율은 약 8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홈쇼핑 업계 안팎에서는 케이블 방송 업체의 기업결합으로 송출수수료 협상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들은 "판매수수료 인하를 위해서 송출수수료 문제에 대한 실질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한 홈쇼핑 관계자는 "판매수수료율을 내려야 하는 것에 동의하지만, 현재 홈쇼핑 업계의 실적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송출수수료에 대한 고민 없이 판매수수료만 낮추라고 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지난해 시행했던 송출수수료 가이드라인은 올해 현대홈쇼핑과 LG유플러스의 계약 파기란 결과를 가져오며 실효성이 부족했던 것이 입증된 만큼 올해 정부가 제시하는 조치가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방향으로 갖춰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jh311@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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