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회의적' 분위기에 청신호 될까
[더팩트|이지선 기자]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월 사용자수에서 모든 시중은행을 누른 것으로 나타났다. 카카오뱅크가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다소 업계 관심이 식었던 새 인터넷은행 사업 인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23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에 따르면 7월 한 달동안 카카오뱅크 앱은 609만 명이 사용했다. KB국민은행(580만 명), NH농협은행 (560만 명), 신한은행(515만 명)의 모바일 앱 사용자 수를 뛰어넘는 수준이다.
카카오뱅크의 모바일 앱 월 사용자수는 지난 6월부터 모든 오프라인 시중은행 앱을 넘어섰다. 특히 7월 카카오뱅크가 1000만 고객 돌파 이후 펼친 이벤트 이후 앱 사용자수와 설치기기 수 격차는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성과를 낸 것은 천만 고객을 넘기는 등 이용객 자체가 많아진 덕분이기도 하지만 간편하고 단순한 UI로 편의성을 더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 특성상 채널이 하나인 만큼 이용객들이 편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에 가장 중점을 두고 있다"며 "대출도 비대면만으로 가능하다는 편의성이 고객 이용률 증가에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특히 시중은행 앱 사용자 10명 중 3명은 카카오뱅크를 중복으로 이용하고 있다. 이 또한 고객들이 생각하기에 주거래 은행이 아니더라도 모바일 앱 측면에서는 카카오뱅크가 편리하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카오뱅크 앱의 편의성은 시중은행들에도 '메기 효과'를 일으켰다. 시중은행들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한 2017년 이후 비대면 주요 채널인 모바일 앱의 편의성을 높이는데 주력했다. 특히 이전에는 간단한 금융 업무에도 공인인증서를 통해서 로그인을 해야했지만 지금은 생체인증이나 간편 비밀번호만으로 가능하게 되는 효과를 불러왔다.
카카오뱅크가 올해 들어 흑자 기조로 돌아서고 있는데다 앱 사용에서도 시중은행을 누르는 등 성과를 내면서 다소 시들했던 새 인터넷은행 출범에도 다시 관심이 쏠린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한차례 무산된 인터넷은행 신규사업자 인가 절차를 다시 진행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 사업에 대해 다소 시큰둥한 반응이다.
업계에서는 인터넷은행도 기존 은행처럼 규제에 묶여 있기 때문에 사업을 전개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특히 은산분리가 완화됐음에도 첫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대주주 적격성 문제에 걸려 자본확충이 어려운 상황에 몰리자 우려는 더욱 커졌다. 사실상 자본 확충에 마음껏 나설 수 있는 곳은 금융자본이지만 금융사 입장에서도 굳이 은행을 새로 확보해야 할 필요성은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다연 금융경제연구소 연구원은 "인터넷은행의 신규 인가 심사 시에는 자본확충이나 대주주 적격성에 대한 심사배점 비율이 혁신성(35%)보다 낮지만 막상 출범 이후에는 자본 확충 문제나 대주주 적격성이 부메랑이 돼 돌아온 것에 유의해 볼 필요가 있다"며 "출범 당시에는 혁신적인 서비스로 금융 소비자에게 새로운 금융을 보여주는 듯 했으나 현재 대다수의 시중은행이 보여주는 서비스와 별반 차이가 없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새 사업자가 나타나는 것은 기존 인터넷은행 입장에서도 반기는 입장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자가 나타나면 인터넷전문은행의 파이 자체가 커지는 것"이라며 "신규 사업자가 나타나는 것이 전반적인 경쟁력 제고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은 현재 IT기술 기반의 혁신적인 서비스와 안정적인 자금력도 갖춰야 하는 상황이라 사업에 뛰어드는데 회의적인 분위기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기존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성공적으로 시장에 안착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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