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파른 성장' 전장용 MLCC, 공정 과정은?
[더팩트ㅣ부산=서민지 기자] 자동차에 투입되는 MLCC(적층세라믹콘덴서)만 1만3000여 개. 최근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와 자율주행차 기술 발전으로 전장용 MLCC가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맞춰 삼성전기도 전장용 MLCC에 역량을 쏟고 있다.
전장용 MLCC가 완성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43일. 어떤 공정을 거쳐 탄생하게 될까. 13일 부산시 강서구 녹산산업단지에 위치한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핵심 생산기지인 부산사업장을 방문했다.
MLCC는 전자제품에 반드시 필요한 부품으로 전자회로에서 신호를 전달, 처리하고 회로를 보호해 오작동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회로에 전류가 들쭉날쭉하게 들어오면 부품이 망가지기 때문에 전기를 일정하게 공급하게 해주는 것이다.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전장용 MLCC는 IT용 제품보다 신경 써야 할 부분이 많다. 고온, 진동, 내습 등 극한 상황에서도 안정적으로 작동해야 하고, 사람의 생명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MLCC의 크기는 머리카락보다 작아 육안으로 보기 힘든 0.4mmX0.2mm부터 5.7mmX5.0mm까지 다양하다. 초소형 부품이지만 내부는 600~1000층의 유전체와 전극이 겹친 형태로 돼 있다. 그만큼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한다.
공정 과정도 까다롭다. 재료를 혼합하는 '배치'부터 마지막 '출하'까지 약 16개 단계를 거쳐야 한다.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완성품이 나오는 데까지 IT용은 28일, 전장용은 43일가량이 걸린다.
MLCC는 세라믹과 금속(니켈)을 번갈아 쌓아서 만든다. 원재료에 여러 종류의 첨가물을 넣어 종이처럼 얇게 인쇄한 뒤 이를 쌓아 올린다. 층 사이사이 이물이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에 혼합부터 적층 공정까지는 조금의 먼지도 허용하지 않는 '클린룸'에서 이뤄진다.
이 과정에서 기술력에 따라 제품의 크기와 용량이 결정된다. 재료를 얇고, 층을 높게 쌓아야 업계에서 요구하는 고용량, 소형화가 가능해진다.
정해석 삼성전기 컴포넌트전장개발 그룹장 상무는 "캐패시턴스(전기 용량)를 높이기 위해서는 유전율이 높은 재료를 쓰고, 면적을 넓히고, 적층수를 높게 하고, 층간 거리를 얇게 해야 한다"며 "유전율을 높이는 부분은 재료에, 면적, 적층수, 두께는 공정 기술에 달린 것으로 원료기술과 정밀한 공정기술이 결합해 MLCC의 특성을 결정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MLCC 품질을 좌우하는 또 다른 요소는 온도다. 도자기를 굽듯이 열처리하는 공정을 거쳐야 하는데 세라믹과 니켈이 구워지는 온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내부에 미세한 균열이 생길 경우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적층을 마친 뒤에는 절단 공정을 거친다. 칩 하나씩 개별이 되고, 열처리를 거쳐야 전기적 특성이 구현되기 때문에 입자들이 하나의 덩어리로 뭉칠 수 있도록 약 1150~1200도로 굽게 된다. 열처리가 끝난 뒤에는 외부 전극이 잘 보이도록 연마하게 된다. 외부전극을 만들었을 때 전기적으로 잘 연결되기 위해서다.
전장용의 경우 이중층 구조이기 때문에 IT용과 달리 공정을 하나 더 거쳐야 한다. 외부전극도 전기적 특성으로 통전시키려면 열처리가 필요한데, 이때는 800도 정도에서 진행된다.
회로에 장착이 되려면 도금 공정도 필수적이다. 이후 침 하나하나가 원하는 특성을 구현하는지 선별해 특성이 나오지 않는 것들은 버리고, 나머지를 모아 포장까지 거치면 고객에게 보내질 준비가 끝난다.
정 상무는 "삼성전기는 다수의 글로벌 자동차업체로부터 엄격한 검증을 통과했고 공급을 늘리고 있다"며 "부산과 중국 텐진에서 전장용 MLCC를 본격 공급하면 2022년 전장용 MLCC에서도 글로벌 2위를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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