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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중공업, 주식 거래재개로 '기지개'…부진 털고 재도약할까

  • 경제 | 2019-05-22 00:00
한진중공업이 석 달 만에 주식 거래가 재개되면서 올해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팩트 DB
한진중공업이 석 달 만에 주식 거래가 재개되면서 올해 경영 정상화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더팩트 DB

최대주주 오른 산업은행 "회사와 채권단에서 경영 정상화 논의 지속"…매각설 일축

[더팩트 | 이한림 기자] 한진중공업이 21일 주식 거래가 재개되며 기지개를 켰다. 지난 2월 자회사인 필리핀 수빅조선소의 수익성 악화에 따른 자본잠식으로 주식 거래가 정지된지 석 달 만이다. 주력 사업인 조선과 건설 부문의 역량과 수익성을 높이는 데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주목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수빅조선소 회생신청으로 인한 자본잠식 후 중단됐던 주식 매매거래가 재개된다고 21일 밝혔다. 산업은행 등 국내외 채권단이 68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추진해 감자와 증자 방식으로 자본잠식 우려를 해소했기 대문이다.

한진중공업 채권단은 앞서 주식 86.3%에 대한 감자와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보통주 6874만1142주를 주당 1만 원에 발행해, 6874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에 참여했다. 이후 한진중공업의 자본총계는 2480억 원으로 지난해 말 –7081억 원에서 대폭 개선된 모습이다.

지분도 주채권단과 국내은행을 중심으로 대폭 물갈이됐다. 기존에 한진중공업을 지배하던 한진중공업홀딩스(30.98%)와 조남호 회장(0.5%) 지분이 완전히 처분됐고, 기존 1.14%의 지분을 갖고 있던 산업은행이 16.14%의 지분을 확보하며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우리은행(0.53%→10.84%), 농협은행(0.51%→10.14%), 하나은행(0.45%→8.90%), 국민은행(0.63%→7.09%), 한국수출입은행(0%→6.86%), 부산은행(0.18%→1.76%), 신한은행(0.11%→1.71%) 등 국내은행들도 출자에 참여하며 지분 구조를 변경했다. 이외 필리핀 토지은행과 리잘상업은행이 각각 5.01%, 8.53%의 한진중공업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이에 한진중공업은 이번 주식 거래 재개를 기점으로 앞서 채권단에 제출했던 경영 정상화 방안을 실현하겠다는 방침이다. 한진중공업의 주식 거래 정지와 자본잠식의 원흉이던 수빅조선소 부실을 완전히 털어냈고 산업은행 등 국내외 은행이 주주로 참여해 출자전환을 완료했기 때문에 재무구조가 개선된 데 따른다.

특히 경영 정상화를 위해 주력사업인 조선과 건설 부문이 안정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역량을 높이는 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인천 북항 배후부지 매각 작업과 동서울터미널, 부산 영도조선소 등 부동산 개발 사업도 속도를 낸다.

한진중공업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출자전환 완료를 통해 자본잠식에 빠뜨렸던 원인으로 지목된 필리핀 수빅조선소(사진)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내게 됐다. /한진중공업 제공
한진중공업은 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출자전환 완료를 통해 자본잠식에 빠뜨렸던 원인으로 지목된 필리핀 수빅조선소(사진) 리스크를 완전히 떨쳐내게 됐다. /한진중공업 제공

우선 조선 부문은 주력 분야인 군함 등 특수선 건조와 수주에 힘을 쏟는다. 한진중공업에 따르면 조선부문은 지난달 기준 해군 함정 등 특수선 23척, 1조6000억 원 상당의 일감을 확보하고 있다. 방산 분야에서 올해 발주가 예상되는 해군과 해경 함정, 정부 관공선 등도 수주를 위한 입찰을 검토할 예정이다.

지난해 부실한 회사 사정에도 3700억 원 규모의 수주 실적을 올린 건설 부문은 공공공사 분야에 집중된 포트폴리오를 그대로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 부문은 올해에도 2200억 원의 수주고를 채우는 등 총 4조 원에 달하는 공사물량을 확보하고 있다.

보유 부동산 매각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 작업도 추진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13일 회사가 보유한 인천 북항 배후부지 57만㎡ 중 10만㎡ 가량을 부동산 임대기업인 플래티넘에셋에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힌 바 있다. 매각 금액은 1314억 원에 달한다. 한진중공업은 남은 부지 47만㎡도 다수의 매수희망자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혔다.

이외에도 한진중공업이 보유한 동서울터미널과 부산 영도조선소 부지에서 각각 서울시의 동서울터미널 현대화사업과 부산시의 세계박람회 등이 추진되는 등 향후 인근 부지 개발 호재에 따른 수익성 제고도 기대되는 상황이다.

반면 일각에서는 가까스로 위기를 모면한 한진중공업이 얼마안가 매각 시장에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한진중공업의 최대주주로 올라선 산업은행이 그간 비금융자회사를 끌어안으면 기간을 두고 매각을 추진해 왔기 때문이다. 이에 산업은행 관계자는 "정해진 바 없다"며 "이제 막 출자전환을 마치고 최대주주가 됐기 대문에 한진중공업과 채권단에서 경영 정상화 방안을 꾸려가는 논의를 지속하는데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채권단의 출자전환에 따라 재무구조가 개선됐기 때문에 경영 정상화를 앞당길 수 있게 됐다"며 "올해는 기존 회사의 체질 강화에 초점을 두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는 등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는 기업으로 재도약하는 해로 삼겠다"고 말했다.

2kuns@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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