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럴헤저드·손해율 과다 우려…보험금 오를 수도
[더팩트｜이지선 기자] 치매보험에 대한 불완전판매 경계가 강화되는 가운데 암보험 중에서 유사암에 대한 진단금도 경쟁이 과열되고 있어 업계 이목이 쏠리고 있다. 손해보험사부터 시작된 과열경쟁이 생보업계와 대형사에도 번지면서 과열 양상이 벌어지고 있어 보험사 손해율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유사암에 대한 보험업계의 진단금이 올해 초부터 최대 5000만 원까지 치솟고 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진단금이 최대 1000만 원이었던 것에 비하면 급격하게 치솟은 셈이다.
유사암이란 갑상선암이나 기타피부암, 경계성종양, 제자리암 등으로 발병률이 높지만 완치율도 높은 암을 일컫는다. 치료기간도 비교적 짧은 편이고, 그에 따라 치료비도 적게 드는 편이다.
대부분의 암보험에서는 정해진 일반암 진단금의 일부를 지급하는 형태였다. 그러나 일부 손해보험사로부터 시작된 유사암 진단금 경쟁에 대형사도 참전하고 나섰다. 경쟁이 치열해진만큼 손해율 관리가 어려워져 결국 보험료가 인상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DB손해보험은 최근 유사암진단비를 최대 5000만 원까지 지급하는 한정 판매 상품으로 하루짜리 절판 마케팅에 나섰다. 또 KB손해보험과 현대해상은 어린이보험을 통해 30세 이하 고객에 대해서는 유사암 진단비를 최대 5000만 원까지 높였다.
이외에도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도 유사암 진단금을 2000만~3000만 원까지 올렸고, 메리츠화재는 유사암 진단비를 최대 3000만 원으로 인상했다. 이외에도 농협생명, 한화손보, 롯데손보 등도 유사암에 대한 보험금을 올리는 추세에 동참하고 있다.
유사암 진단금이 치솟는 이유는 보험시장이 포화에 가까워지면서 영업경쟁이 치열해졌기 때문이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암'에 대한 경계감이 크기 때문에 영업현장에서 판매하기에는 암보험이 좋다"고 말했다.
이러한 유사암에 대해 특히 손해율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는 발병률도 높고 간혹 모럴헤저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유사암은 수술이나 약물로 대부분 완치가 가능하고, 장기 요양이 필요하지 않아 '소액암'으로 불릴 정도로 치료비가 상대적으로 적게 든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국가 건강검진 등으로 암 조기발견 사례가 많아지고 있어 유사암 발병률이 높다"며 "다만 유사암 보장 보험은 약관상 가맹기간 부담보기간이 없는 경우가 많아 암 확진까지가 아니더라도 검진 결과 '의심'소견이 나오면 보험금을 받기 위해 보험에 가입하는 사례도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2000만~3000만 원을 진단금으로 받게 되면 치료비로 지출한 금액보다 훨씬 많은 금액을 받게 되는 셈"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최근 문제가 된 치매보험과 비교하면 소비자 분쟁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이지만 보험금이 인상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조연행 금융소비자연행 회장은 "앞서 일반암 판정에 대해 보험사에서 경계성 암이라고 주장한 경우가 더러 있어 관련 민원이 제기되긴 했지만 유사암 진단금과 관련한 민원은 별로 발생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과당경쟁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며 "진단금으로 경쟁을 하면서 손해율이 높아졌다는 핑계로 보험금을 올리는 등의 행위는 부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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