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배터리 셀·LIBS 설비 양산화 목표 위해 중국 시장 소통 필요
[더팩트 | 이한림 기자] 국내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중 자동차 전시회 참가에 소극적이었던 SK이노베이션이 올해 중국 상하이모터쇼에 단독 부스를 차리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오는 18일 중국 상하이에서 개막을 앞둔 '2019 상하이 모터쇼'에 단독으로 참가한다고 17일 밝혔다.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이 직접 상하이모터쇼 현장을 찾아 중국 시장과 소통할 예정이다.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은 "중국은 최대 전기차 시장임과 동시에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으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을 움직이는 큰 시장"이라며 "중국의 자동차 산업과의 협력적 관계를 통해 다양한 고객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 및 제품개발에 만전을 기해 공동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하이모터쇼는 짝수 해에 열리는 베이징모터쇼와 함께 중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전시회다. 중국이 세계 최대 자동차 및 전기차 시장으로 떠오르면서 메르세데스-벤츠, BMW, 아우디 등 글로벌 제조사가 월드 프리미어(세계 최초 공개) 모델을 공개하고 다양한 자동차 업체들이 콘셉트카를 공개하는 등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를 제조하는 국내 배터리 3사는 2014년부터 중국 모터쇼에 단독 부스를 차리기 시작했다. LG화학은 2014년, 2016년, 2018년 3회 연속으로 베이징모터쇼에 참가했으며 이번 상하이모터쇼에도 단독으로 부스를 차린다. 역시 2014년 베이징모터쇼에 부스를 차렸던 삼성SDI는 3사 중 유일하게 2015년 상하이모터쇼에도 전시장을 꾸린 바 있다.
그러나 중국 모터쇼 내에서 SK이노베이션의 부스는 찾기 어려웠다. 지난 2014년 중국 베이징자동차와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 '베이징베스크테크놀로지(BESK)'를 통해 참가한 적이 있지만 단독 부스를 마련한 것은 지난해 베이징모터쇼가 처음이었다. 여기에 이번 상하이모터쇼까지 단독 부스를 차리며 2년 연속으로 중국 내 모터쇼에 참가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국내 배터리 3사 중 그간 중국 모터쇼에 단독으로 참가한 횟수가 가장 적었던 SK이노베이션의 행보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직전 전시회인 2017년 상하이모터쇼에는 국내 배터리 3사가 당시 사드 영향으로 모두 불참했지만 그 전에도 SK이노베이션의 모터쇼 참가 성향을 보면 이번 베이징모터쇼에 이은 상하이모터쇼 참가가 다소 파격적인 행보이기 때문이다.
먼저 SK이노베이션이 처음으로 상하이모터쇼 참가를 결정한 것은 중국 정부의 자국보호주의에 따라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을 포기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시장조사업체 마크라인스에 따르면 2017년 전 세계에서 약 120만 대의 전기차가 팔렸는데 이중 약 57만 대가 중국에서 팔린 것으로 조사됐고, 지난해에는 중국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차별화 정책에도 불구하고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34%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만큼 배터리업체에게 중국 시장은 막강한 영향력을 보이고 있다.
또한 SK이노베이션이 그간 중국에 투자했던 배터리 생산 공장이나 합작사들이 목표한 양산 시기가 내년이라는 점도 SK이노베이션의 이번 상하이모터쇼 참가 배경으로 관측된다.
SK이노베이션은 지난 2017년엔 중국 베이징자동차, 베이징전공과의 합작을 통해 BESK의 100% 자회사인 BEST를 설립, 창저우 시에 배터리 생산 설비를 구축하고 있다. 총 8200억 원 가량을 투자해 약 7.5GWh 규모로 건설 중이다. 이 공장은 SK이노베이션의 첫 번째 중국 배터리 셀 공장으로 2020년 상반기 양산을 목표하고 있다. 또 중국 창저우에 약 4000억 원을 투자한 배터리 핵심 소재인 LiBS 설비도 연간 약 3억4000만㎡ 규모로 건설 중이다. 내년 3분기 중 양산을 시작해 중국 내 배터리 고객들을 공략할 방침이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내년부터 양산화 작업에 돌입하는 중국 내 전기차 배터리 설비의 안정적인 가동을 위해서라도 후발주자인 SK이노베이션은 중국 시장에서 신뢰를 얻는 게 중요하다"며 "이러한 측면에서 모터쇼 참가는 현지 제조사, 현지 고객 등과 만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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